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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파업 극복한 오비맥주…김도훈號 과제 '산너머 산'


AB인베브, 점유율 회복·영업력 확대·노사관계 회복 등 시험대

[장유미기자]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가 난립하는 수입맥주 공세 등 대외 여건 변화와 마주하며 도전 받고 있다. 여기에 성수기를 맞은 맥주 시장에 최근 오비맥주 노조가 파업을 경험하는 등 생산일정 차질과 함께 실적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화학노조연맹 산하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 16일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2016년 임단투 승리를 위한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20일까지 4일 간 진행된 이번 파업에서 노조 측은 임금 9.3%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지급,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 적정인력 충원,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다.

오비맥주 노조는 사측이 한국 유통업계 정서를 인정하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요하는 것에도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AB인베브가 지난 2014년 4월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후 '새 술은 새 부대'라는 기치로 인적쇄신 작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업무 처리 방식과 다른 데서 오는 피로를 호소하는 내부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는 '고신영달(고졸 신화, 영업 달인)'로 불리며 오비맥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던 장인수 전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영업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주요 임원진까지 갈리면서 현장 영업이 주춤한 부분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B의 기존 영업방식이 전국 맥주 도매상을 상대로 매년 연하장은 물론 명절선물까지 직접 챙기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공을 들인 결과가 업계 선두로 나타났다"며 "현재 영업방식이 도매상 중심 영업이라는 한국적 특성과 다른 측면이 있어 도매상과 예전만큼 강한 유대관계를 발휘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오비맥주는 AB인베브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기업문화가 변하고, 언어(영어)에 대한 압박이 더해지면서 임직원이 체감하는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화를 택한 오비맥주는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자 해외 브랜드,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였지만 9년동안 상승세를 유지하던 매출은 작년 수입맥주 공세와 메르스 등 대외 여건 변화와 마주하며 일시적인 정체기를 맞았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카스 등 국내 맥주 브랜드들의 계속된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1조4천9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주세 1조1천908억원을 포함한 총매출 역시 전년 대비 3.2% 줄어든 2조6천81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대표 제품인 카스보다 각종 신제품과 해외 브랜드 수입에 주력하며 영업 집중도가 분산된 점도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는 지난해 실적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성과급 지급을 놓고 신경전이 오간 것이 이번 파업의 단초가 됐다. 청주와 이천, 광주 등에 위치한 3개 공장뿐만 아니라 영업부문까지 공동 파업에 돌입한 것은 7년 만의 일이었다. 일단 파업은 멈춘 상태이나 임금 협상에 따른 세부적 조율은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는 지난 파업이 맥주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에 맞춰 파업이 진행되는 만큼 오비맥주로서는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시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됐을 경우 오비가 도매상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하이트나 롯데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B인베브는 지난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했다가 2009년 사모펀드 KKR에 매각했다. 매각 당시 맥주 시장 2위였던 오비맥주는 2012년 시장점유율이 56%대까지 오르며 실적이 호전됐고 4년여 만인 2014년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인수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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