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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쿠팡의 '무모한 도전', 실천이 관건이다


[이민정기자] 지난 2014년 3월 쿠팡은 택배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 배송기사인 '쿠팡맨'을 채용해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한국 진출보다 고객을 실망시키는 것이 더 두렵다며 '무모한 도전'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외쳤던 김범석 쿠팡 대표의 야심작 로켓배송은 현재 쿠팡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당시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인력 채용과 물류센터 구축 등으로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로켓배송에 대한 투자를 확장해왔다. 김 대표는 쿠팡의 적자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보면 '미래를 위한 투자'로 판명날 것이라고 영업 적자에 대해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주위의 우려에도 오히려 그는 "상품을 직매입한 후 판매하는 아마존과 달리 우리는 이에 더해 별도 조직을 갖춰 직배송까지 실시하는 만큼 우리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계속 도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모한 도전을 계속 하겠다던 자신의 말대로 김 대표는 배송 인력 강화를 공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쿠팡맨의 숫자를 2016년 1만명, 2017년 1만5천명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기자간담회 당시 확보된 쿠팡맨은 모두 3천500여명이었다. 여기에 김 대표는 쿠팡맨 채용과 관련해 연봉 4천만원, 6개월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심사, 60% 정규직 전환 등을 약속했다.

그는 "쿠팡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해서 창출해 냄으로써 한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쿠팡은 2014년 1천707명이었던 직원 수를 2015년 3천702명까지 늘리며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2015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선정된 우수기업 중 최다고용증가(2천13명, 117%)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표가 직접 고용창출에도 힘을 쓰겠다고 약속하고 또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쿠팡은 현재 고용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먼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까지 1만5천명의 쿠팡맨을 채용하겠다고 한 김 대표의 약속이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된다. 당초 김 대표가 언급한 충원 계획에서 현재 쿠팡맨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지 않은 듯 보이기 때문이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맨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3월부터 2015년 11월 초까지 약 1년 8개월동안 3천500여명의 쿠팡맨이 고용됐다. 이를 분기별로 계산하면 평균 1천166명가량이다. 또 현재 쿠팡맨으로 일하고 있는 배송 인력은 7월 기준으로 3천600여명이다. 결국 2015년 11월부터 현재까지 한 분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추가로 채용된 인원은 100여명에 그친 셈이다.

2015년까지 5천명의 쿠팡맨을 채용할 것이라던 김 대표의 약속은 이미 지켜지지 못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1만명, 2017년까지 1만5천명 채용도 달성하기 어렵다.

쿠팡맨 채용 규모가 증가하지 않는 것과 더불어 더딘 정규직 전환율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현재 쿠팡은 쿠팡맨에 대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쿠팡 소속 전체 직원의 경우만 보더라도 정규직 직원의 증가율보다 비정규직 직원의 증가율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규직 직원은 2014년 1천187명에서 2015년 2천823명으로 137% 증가했다가 2016년 2천511명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비정규직의 경우 18명이었던 2014년보다 1년만에 5천744배 증가해 1천52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2천23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정황상 비정규직으로 우선 고용돼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는 쿠팡맨들에게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은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정규직 비중이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무모한 도전을 외치면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했다. 고객 우선의 서비스를 위해 로켓배송과 쿠팡맨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약속 실천에 대한 김 대표와 쿠팡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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