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의원들 "산은, 대우조선 부실 공모자" 비판

[윤지혜기자]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막지 못한 산업은행에 대해 '눈뜬 봉사'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이다.

이날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향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보냈지만 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1대주주로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했어야 한다. 상법상 보유지분 50% 미만일 경우 직접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많이 끼친 부분은 주채권은행 수장으로서 정말 면목이 없다"고 사죄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양해각서(MOU) 체결 달성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줘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분식회계를 지시할 동인을 제공했다"며 "MOU를 체결하고 관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회사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작년에 얼마 했으니 올해는 플러스 마이너스 10%' 이런 식으로 일정한 MOU 체결량을 할당해 분식회계 빌미를 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보통 민간은행에서는 당기순이익이나 발생지표는 회계분식으로 왜곡될 수 있는만큼 현금 흐름을 본다. 정의당이 자체적으로 회계사를 불러 조사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당기수익률·영업이익률은 흑자로 돼 있는데 영업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라며 "산업은행은 시스템이 문제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산업은행이 부실의 공모자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그 자리에 나와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부실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산업은행의 무능을 개선하기 위해선 인사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25대 75인데 실질적 부담은 산업은행이 더 많이 갖게 됐다"며 "부채 부담을 사전 조정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키는 서별관 회의에서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쥐었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위에서 강압적으로 찍어 누르는 정책 금융 시스템으로는 (구조조정이) 안된다"며 "사외이사 몇 명 추천해도 교수들이 그 압력을 버텨낼 수 없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근본적인 구제 개편을 지배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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