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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조진웅, '대세' 배우의 쉼 없는 도전(인터뷰)


엽사 무리의 우두머리 동근 역 맡아

[권혜림기자] '범죄와의 전쟁'에선 또렷한 존재감을 자랑했고, '끝까지 간다'에선 앞장서 관객을 홀렸다. '명량'과 '암살'로는 '천만 배우'의 타이틀도 달았다. '시그널'을 통해서는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스크린에서 친숙했던 배우 조진웅이 드라마를 통해 진가를 확실히 보여주면서, 그가 매체를 타지 않는 전천후 배우라는 사실도 함께 입증됐다.

그리고 다시 영화였다. 현재 흥행 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거쳐 이번엔 '사냥'이다. 뒤도 보지 않고 목적을 향해 달리는 주인공 동근으로 분했다.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 역으로 쌓은 선인의 이미지는 흐려지겠지만, 그건 그대로 조진웅이 원했던 바다. 배우라면 어떤 역에든 달려들 수 있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은 '대세'라는 수식어보다 빛이 나는 철학이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 제작 빅스톤픽쳐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조진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다.

극 중 조진웅은 산에서 발견된 금맥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든 정체불명의 엽사 무리를 진두지휘하는 동근 역을 맡았다. 그에 더해 조진웅은 동근의 쌍둥이 동생 명근 역도 직접 연기해 1인2역에 도전했다.

이날 조진웅은 '사냥'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알리며 김한민 감독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읽어보라고 하더라. '예, 알겠습니다' 했는데, 김한민 감독님과는 '명량' 때도 그랬듯 그런 느낌이 있다. '필'이 꽂혀서 하게 되는 식"이라고 답했다.

영화 '사냥'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산이라는 공간이다. 매 시간, 매 각도 다른 그림으로 나타나는 산의 모습은 영화의 분위기는 물론 배우들의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줬다. 조진웅은 "산이라는 공간이 묘할 것이라는 이야긴 못들었는데, 현장에 가니 산이라는 공간이 (시나리오의 분위기를) 다 바꿔버리더라"고 말했다.

이어 "공간 안에서 작업이 진행된 면이 더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원래 산을 별로 안좋아하고, 누가 산행을 가자고 하면 일행을 다 보내고 묵집에 앉아있는 편"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산행을 좋아하지 않았던 조진웅이지만 이번 영화에선 산을 배경으로 구르고 뛰어야 했다. 그는 "막상 뛰고 구르는 장면을 위해선 체력을 준비하고, 몰아서 촬영하니까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의외의 복병은 극 중 기성 역을 연기한 대선배 안성기의 활약이었다.

조진웅은 "선생님의 체력은 정말 대단하다"며 "그 나이엔 배우들 뿐 아니라 주변 선배들, 아저씨들을 봐도 많이 (액션을) 안 하려 하고,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안 선생님은 제일 먼저 가서 준비한다. '안 힘드세요?'라는 말은 '내려가서 쉬세요'라는 말인데 돌아오는 답은 '아니? 재밌는데'다. 쉴 때도 저기서 더덕을 캐고 계셨다"고 답해 다시 재치를 드러냈다.

'사냥'은 주인공들의 고군분투 장면들로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조진웅은 "폭포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 '레버넌트' 제작, 상영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사냥'을 할 때 예고를 봤는데, ('레버넌트'의) 사람들이 미쳤더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그걸 보니 나는 춥다고 이야기도 못하겠더라"면서도 "그 곳('사냥' 촬영지) 이름이 얼음골이었을 만큼 추웠는데, 화면을 보니 하나도 안 추워보여 억울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드라마 '시그널'의 인기를 함께 이끌었던 배우 김혜수와는 같은 날 스크린 흥행 대결을 펼친다. 조진웅은 '사냥'으로, 김혜수는 코미디물 '굿바이 싱글'로 관객을 만난다. 조진웅은 두 영화가 서로 다른 장르임을 강조하며 "관객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냥' 후시 녹음을 마치고 찾은 단골 술집에서 우연히 '굿바이 싱글' 팀을 만났다는 조진웅은 "잠깐 그 자리에 앉아 배우들과 감독을 만났다"며 "'살살 합시다'라며 함께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봉이라 많은 분들이 경쟁을 할 것이라 관심을 가지시는데, 우리끼리는 장르가 다른 만큼 서로 다른 '메뉴'라는 생각을 한다"고 답을 이어간 조진웅은 "장르가 비슷했다면 실질적으로 경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전혀 메뉴가 다르다"며 "예를 들어 '굿바이 싱글'이 카레라면, '사냥'은 매운 곱창전골의 느낌"이라고 답을 마무리했다.

최근의 필모그라피에 주목해보면, 조진웅은 충무로에서 손 꼽히는 다작 배우에 속한다. '사냥'의 홍보 활동과 더불어, 현재 tvN 사전제작 드라마 '안투라지 코리아' 촬영에도 한창이다. 조진웅은 자신의 다작을 대학 시절부터 이어져 온 '팔자'라고 알리며 연기 작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학교에선 연극의 사조 등을 실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장에 가니 또 그런 기회가 너무 많더라"며 "작품을 많이 하는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던 것 같다. 대학 때도 5일 이상 가만 있어본 적이 없이 늘 작업을 했다"고 알렸다.

이어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극단에서 회의를 하고, 극단 레퍼토리 하나, 워크샵 연출을 맡는 작품 작품 등 같은 시기에 세 작품을 하기도 했는데 그 때 제 학점이 가장 높았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한편 '사냥'에는 조진웅을 비롯해 안성기, 한예리, 박병은, 손현주 등이 출연한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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