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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신세계, 면세점 모델 선정 후 '속앓이' 이유는?


입점업체 모델과 겹쳐…경쟁사에서 입간판 통해 마케팅 활용, 효과 ↓

[장유미기자] 최근 서울 시내 면세점이 5개가 더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거액을 들여 한류 스타를 영입해 모델로 내세웠지만 입점업체의 모델과 겹쳐 홍보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등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을 대상으로 면세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류 스타를 앞 다퉈 모델로 발탁했다.

그동안 업계에서 한류 스타를 앞세운 면세점 마케팅은 롯데면세점이 유일했다. 그러나 면세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 업체들은 요우커들을 비롯해 아시아권 관광객들에게 면세점 브랜드를 알리는 데 한류 스타를 앞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톱스타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 이민호, 김수현, 인기그룹 엑소 등을 모델로 일찌감치 선정해 국내외에서 이들을 앞세워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롯데면세점은 한류 스타들을 앞세워 '패밀리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요우커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열린 행사에는 이틀간 한류 스타를 보기 위해 이틀간 10만여명이 방문했다.

이처럼 롯데면세점이 한류 스타들을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자 지난해 말부터 새롭게 문을 연 신규 면세점들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톱스타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신규 면세점들은 아직 오픈한 지 1년도 채 안돼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관세청이 올해 말까지 서울 4곳과 부산, 강원 등 총 6곳의 면세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한다고 밝혀 영업 활동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올해 말 면세사업자가 추가로 선정되면 오는 2017년에는 서울시내에만 총 13곳의 면세점이 운영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두산면세점은 오픈을 앞두고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송중기를 국내외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또 지난달 중순 오픈과 함께 면세점 안에 '태양의 후예' 특별관을 선보이는 등 송중기를 모델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신라면세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여자 주인공인 송혜교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광수를 모델로 발탁했다. 또 지난달 중순 명동점을 오픈한 신세계면세점은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배우 전지현을, 갤러리아면세점63도 배우 송승헌과 김소연을 기용했다.

이처럼 각 업체가 한류 스타 영입 경쟁에 나서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모델료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면세점 모델로 발탁되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한류 스타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먼저 모델을 자청할 정도였지만 현재는 업체간 모델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재계약 맺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두산면세점은 배우 송중기를 영입하기 위해 광고 모델료로 60억원을 지급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러나 실제 모델료는 2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에서는 배우 전지현 역시 신세계면세점 모델로 발탁되면서 10억원대의 모델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각 면세점들이 거액을 들여 한류 스타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점업체들과 모델이 겹쳐 다른 면세점들이 이를 역이용하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서울 시내 A 면세점에는 생활가전업체 '쿠첸'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송중기의 입간판이 매장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심지어 쿠첸 매장이 없는 안내 데스크 옆에도 입간판이 놓여져 있었다. 또 다른 B 면세점 역시 송중기가 '쿠첸'을 들고 있는 입간판을 매장 입구에 배치시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산면세점이 송중기 측에 거액을 주고 모델로 발탁했지만 똑같이 모델로 선정한 '쿠첸'에 밀려 다른 면세점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셈이다.

신세계면세점 모델로 발탁된 배우 전지현 역시 다른 면세점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헤라'의 모델로 입간판이 세워져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C 면세점에서는 전지현 입간판 옆에 서서 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신라면세점 모델인 배우 송혜교 역시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로 활약하고 있어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체들이 한류 스타 영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면세점에 입점한 협력사들의 모델과 겹치면서 거액을 주고 영입한 것 만큼의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듯 보인다"며 "이들을 영입하지 못한 경쟁사들은 각 협력사 모델들의 입간판을 통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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