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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편견'에 맞선 식품업계, 인식 개선 '총력'


제과업계, '포장지 개선'에 적극 투자…커피업계, '고급화 전략' 맞서

[장유미, 윤지혜기자] 소비자들의 편견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식음료업체들이 잇따라 이미지 개선 작업에 나섰다. 특히 '질소 포장'의 오명을 얻은 제과업체들과 '커피가 맛없다'는 인식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소비자 인식 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 과자' 오명 제과업체, '포장지 개선' 적극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롯데제과 등 국내 제과업체들은 '질소 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제품 증량과 포장지 개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제과업체 중 가장 먼저 포장지 개선 작업에 나선 오리온은 지난해 10월부터 초코파이·고래밥·포카칩 등 자사 대표 제품 10개의 중량을 늘리고 가격은 올리지 않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어 롯데제과도 롯데초코파이·롯데자일리톨껌을 증량해 질소과자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착한 프로젝트 후 오리온은 포카칩·초코파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롯데는 롯데초코파이·롯데자이리톨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오리온 포카칩의 경우 감자칩 양을 10% 늘렸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10% 증량했다면서 절반 밖에 없다. 질소를 증량 했나', '이삿짐을 쌀 땐 상자에 에어캡 대신에 질소과자를 채워야 겠다'와 같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포카칩은 생산 공정을 개선해 제품 내 빈공간 비율을 환경부 기준(35%)보다 낮은 25%로 조정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제과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증량 및 포장재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초코파이만 키우면 뭐하나. 몽쉘 초코&바나나는 파이가 아니라 쿠키 크기로 작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몽쉘 초코&바나나는 소비자 조사결과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바꿔달라는 니즈가 있어 일부로 콤팩트하게 만든 제품"이라며 "파이를 만들 때 밀가루가 부풀어 오르는 데 이 제품은 카카오가루 함량이 높아 잘 안 부풀어 오르는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과업체들이 포장지 크기를 더 줄이면 제품 파손의 우려가 있는데다 생산설비 교체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 현실적으로 모든 제품의 포장지를 한 번에 개선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각 업체들이 앞장 서 포장지 개선 작업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만큼 국산 과자에 대해 소비자들이 좋은 시각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NO)맛 커피' 인식에 국내 커피 브랜드도 '몸살'

커피업계도 소비자 편견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커피가 맛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일부 커피 브랜드들은 매장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토종 브랜드의 대표격인 카페베네는 1천여개에 달했던 매장이 850개로 줄었다. 엔젤리너스 매장 수도 2014년 833개에서 지난해 826개로 처음 감소했다. 이 두 브랜드 모두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피 맛'과 관련해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던 상태다.

반면 해외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커피 맛'뿐만 아니라 텀블러 등 다양한 MD 제품의 인기를 앞세워 승승장구 중이다. 마니아 층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만 매장이 110개가 늘어 현재 8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천568억원 증가한 7천7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커피업체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커피가 맛없다'는 지적을 받던 커피업체들은 최근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베이커리·레스토랑 사업 등 문어발식 경영을 했던 과거와 달리 커피 본연에 집중하고자 BI·로고·인테리어를 바꿨다. 또 "일부 가맹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원두를 쓰거나 비숙련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등 브랜드 인식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가맹점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맹점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맛이 매장마다 일정치 못했다"며 "매장 교육을 철저히 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엔젤리너스는 지난해 '아메리치노'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커피 인식 전환에 나섰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가 결합된 '아메리치노'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어 300만잔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이는 기존의 원두를 과테말라·콜롬비아 슈프리모·에티오피아 등으로 바꿔 원두 품질을 높인 영향도 컸다.

또 엔젤리너스는 '스페셜티' 매장을 확대하며 고급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스페셜티 매장은 본사 커피 품질관리인인 '큐그레이더'가 맞춤형 드립커피를 제공하는 곳으로, 현재 세종로점과 광화문점, 청계천점, 명동점, 부산 서면점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SNS에는 '국내 브랜드 A사의 커피는 커피 맛도 우유 맛도 느낄 수 없는 뜨거운 음료일 뿐. A사는 커피 빼고는 다 먹을 만한 곳', '국내 브랜드 B를 좋아한다고 하니 친구가 너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하고 비웃었다'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이 단 한순간 바뀌는 건 아니다"며 "인식이 바뀌려면 적어도 3년 정도는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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