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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 M&A…학계도 찬·반 '팽팽'


미래부 주최 토론회, 교수들 통신업계 대리전

[조석근기자] 결합상품 판매 촉진을 통한 SK텔레콤의 통신시장 장악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 아니면 유료방송 플랫폼의 강화로 국내 방송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인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3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관련 여론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양측은 18명에 달하는 패널 전원을 철저히 학계의 교수들로 채웠다.

지난해 연말부터 통신 및 방송업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사안인 만큼 심사를 앞두고 공정성을 기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인수전에 대한 이들의 논쟁은 가히 이번 인수합병 시도를 둘러싼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의 대리전을 연상시킬 만큼 치열했다.

그만큼 이번 인수전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CJ헬로 인수 시 유료방송 2위, SKT 진짜 속셈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의 최대 쟁점은 SK텔레콤의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 가능성이다. 먼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 320만명이다. 케이블TV CJ헬로비전의 전체 가입자는 416만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SK텔레콤의 신설법인은 가입자 840만명으로 유료방송 1위인 KT에 이어 단숨에 업계 2위 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SK텔레콤은 기존 CJ헬로비전 가입자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IPTV를 묶은 결합상품 판매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십수년째 SK텔레콤의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고착화된 통신시장 구조가 변하게 되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이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격렬히 반발하는 배경이다.

한양대 이호영 교수는 "CJ헬로비전은 전국 23개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독점 혹은 준독점적 지위를 갖춘 지배적 사업자"라며 "이번 인수전은 SK텔레콤 우위의 시장구조를 결정한 2001년 신세기통신 합병을 연상시킨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균관대 박민수 교수는 "이번 인수전은 이동통신 시장 1위와 유료방송 시장 1위의 결합인 만큼 결합상품 구성에서 이동통신 서비스의 결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은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결합상품 출시를 통해 유무선 통신과 유료방송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결합상품에 적용되는 다양한 할인혜택이 가입자들을 끌어모으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SK텔레콤의 인수전이 성사될 경우 전면적인 가격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KT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이번 인수전을 사생결단식으로 반대하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며 "KT가 우세한 결합상품 시장에서 가격할인을 통한 진검승부가 벌어진다는 의미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국내 유료방송업계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후속 인수합병 시도들이 이어질 경우 저성장 상태의 케이블TV 업계 활로가 열리는 한편으로 유료방송 업계의 몸집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대 김성철 교수는 "유료방송 시장의 이같은 재편은 홈쇼핑 송출료를 빼면 적자인 케이블TV업계가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퇴로"라며 "후속 인수합병을 통해 국내 방송 플랫폼 자체가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대 곽규태 교수는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80%를 유튜브가 잠식하고 전 세계 7천500만 가입자를 둔 넷플릭스가 국내 영업을 시작한 시점"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을 국내 유료방송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할 계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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