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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유지 '통합과 화합' 소통부족 정치권에 경종


'3김 시대' 후 일인 체제 없어졌지만 극한 갈등 소통부족은 문제

[채송무기자] 한국 현대사의 거목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뜻이 '화합과 통합'으로 알려지면서 현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열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합께 손을 잡는 형태로 이뤄진다.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국가장 장례위원회 명단도 총 2천222명으로 여야와 계파를 막론하고 민주화 인사와 김 전 대통령의 참모들로 이뤄졌다. 고인의 마지막 유지인 화합과 통합에 따른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요즘 우리 사회가 진영 논리에 갇혀 미래로 나가는데 애를 먹고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은 좌파나 우파로 나눌 수 없고 보수와 개혁의 이분법적 사고로도 표현할 수 없었던 지도자"라고 회상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정치 일선에 있는 동안 필생의 라이벌인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경쟁하면서도 화합했다.

40대 기수론의 선두주자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후 대통령 후보, 당 대표 등을 놓고 경쟁했고, 87년 6월 항쟁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후 각자 대권에 도전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도 하는 과오도 있었지만 군사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추진협의회를 함께 만들고 신한민주당을 같이 창당하는 등 협력도 있었다.

이른바 3김 시대가 끝난 우리 정치권은 당의 일인 지배체제는 다소 완화된 반면, 계파간 당간 극한 경쟁이 남아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에 따르면 실제로 과거 정치권에서는 싸우면서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물밑 접촉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난제들을 극복하기도 했다.

여전히 우리 정당 내에서는 계파와 파벌이 존재하지만 이를 중재하고 또는 화합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같은 당의 계파도 네가 물러나야 내가 당권을 쥔다는 식의 이전투구가 벌어지면서 당 대표가 오히려 상대 계파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는 '독배'가 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여야 간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을 거친 한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가 입장을 달리하면서 경쟁을 하지만 이것이 계속되다 보면 인간적으로 정말 미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인간적인 접촉이 있어야 이같은 감정이 해소되면서 발전적 합의를 이룰 수 있지만 같은 당도 아닌 여야 간 이런 접촉은 거의 없는 상태다.

결국 소통 부족 속에서 여권은 힘에 의한 밀어붙이기와 야당을 '발목 잡는 정당'이라고 하는 여론전으로, 야당은 강경 투쟁과 의회 보이콧 등으로 맞서면서 갈등의 상시화가 이뤄졌다.

이는 국민의 정치 혐오로 이어졌고, 여와 야를 막론한 '정치의 위기' 상황이 초래됐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 변화가 화두가 됐고, 이같은 정치 변화의 국민적 요구는 내년 총선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는 이같은 우리 정치 상황 때문에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전 대통령 조문 정국에서 조성된 통합과 화합의 분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정치권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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