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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오비맥주 사장, 韓 맥주시장 바꾼다


韓 시장 적응, 연이은 신제품 출시로 수입맥주·경쟁사 대응

[장유미기자] 취임 8개월을 맞은 프레데리코 프레이레(한국이름 김도훈·사진) 오비맥주 사장이 브라질과 중국에서 20년 동안 쌓았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맥주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자신의 첫 작품인 밀맥주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엔 파격적인 패키지와 높은 도수의 라거맥주 '카스비츠'를 내놨다.

이는 한국 시장에 적응한 김 사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주류 소비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제품들로, 이 제품들을 통해 수입맥주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다는 각오다.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후 만난 김도훈 사장은 '카스 비츠'를 공개한 후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제품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전국 도매상들의 문의가 빗발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대구지역 도매상들과 전날 막창을 먹으며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는 그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카스 비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도훈 사장은 "사전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 카스 비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매우 높았다"며 "패키지가 새롭고 독창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구매의향도 51%로 높게 나타나 새로움을 갈망하는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 비츠'는 이전과 다른 맛과 패키지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기존 갈색병에 국한됐던 맥주 이미지를 버리고 코발트블루 색상이 적용된 좌우 비대칭의 굴곡진 곡선형 라인의 병 모양을 선보인 것. 병은 남미에서 수입했으며 기존 제품과 달리 재사용되지 않는다.

또 기존 맥주 제품(4.5~5도)보다 높은 5.8도로 출시됐지만 제조과정에서 맥즙 당(糖)의 발효도를 극대화하는 EDBT공법(Extra Drinkability Brewing Technology)이 적용돼 부드럽고도 깔끔한 목 넘김이 특징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도훈 사장은 "국내에선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들이 많지 않지만 유럽에선 5~6도의 맥주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새로움을 갈망하는 트렌드리더들이 클럽이나 바 등을 이용할 때 기존보다 높은 도수의 맥주를 선호한다는 것에 착안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알코올 도수 6도로 선보이려고 했으나 국세청에 제조방법신고 시 주질감정이 5.8도로 나오게 돼 이렇게 출시하게 됐다"면서 "병 모양은 AB인베브의 글로벌 디자인 플랫폼을 적용한 것으로 지난해 브라질에서 선보인 '스콜비츠'와 비슷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김 사장이 오비맥주 수장이 된 후 지방 도매상들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데다 경쟁사들의 선전으로 영업력이 이전보다 많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수입맥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력 제품인 '카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김 사장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한 달에 최소 3~4번은 지역 도매상과 영업직원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인다는 그는 도매상들 사이에서 "한국 사람 다 됐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현장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또 취임 후 가장 먼저 각 영업 권역별 송년회에 참석해 모든 직원들과 '한잔 소통'을 시작하면서 수평적 소통 문화에도 앞장섰고, 어버이날에는 주류 유통사 원로 대표들에게 한국식 큰절을 올려 주목 받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프레데리코 프레이레라는 자신의 이름 대신 '대장부다운 기국을 갖추고 정도를 행하여 공적을 세운다, 성공한다'는 뜻의 한자를 사용한 '김도훈'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점차 적응하면서 김 사장은 시장 흐름에 맞춘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오비맥주 사장으로 오기 전 중국에서 5년 가량 머무르며 아시아 시장을 분석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시장에 맞게 제품을 선보인 것이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중순 출시된 '프리미어 OB 바이젠'은 기존에 3개월 내 200만 병 판매를 목표로 세웠으나 현재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이보다 한 달 빨리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밀맥주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했지만 김 사장의 예상대로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목표대로라면 한 달에 66만 병이 판매돼야 하지만 지금 이보다 훨씬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힘입어 김 사장은 이번엔 '카스 비츠'로 트렌드리더를 공략해 '카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달 말부터 전국 주요 대도시의 클럽, 바, 카페 등을 중심으로 젊은 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프리미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각오다.

김 사장은 "수입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AB인베브의 제품들을 들여오는 방법도 있겠지만 '카스'와 'OB'를 더 내세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AB인베브가 보유한 여러 제품들의 강점을 '카스'와 'OB' 제품에 적용시켜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부응하고자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스 비츠는 팔아도 수익을 남길 수 없을 만큼 맛과 패키지에 색다른 변화를 주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라며 "트렌드리더들이 수입맥주 대신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 연내 300만 병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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