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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JY '결전의 날'…한전부지 주인은?


현대차 "모든 준비 마쳤다"…삼성도 참여할 듯

[박영례, 정기수, 안광석 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입찰이 17일 오후 4시 마감된다.

단일 자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초대형급 매물의 최종 주인이 누가 될 지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는 국내 재계순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좁혀진 상태다. 두 그룹이 써낸 입찰가 중 더 높은 금액이 예정가보다 높으면 낙찰되고, 낮으면 자동 유찰된다.

현대차는 한전부지 매입에 사활을 걸고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서고 있는 반면, 삼성은 이날 현재까지도 입찰 참여 여부와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이 부지를 가져가도록 삼성이 관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교롭게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장기입원 중인 만큼, 이번 입찰 성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사업 결단력을 시험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경쟁이라는 점도 한전부지 입찰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매머드 급 입찰, 정몽구-이재용 한판승 '촉각'

한전의 삼성동 본사 부지는 축구장 12개 규모(7만9천342㎡)로 작년 말 기준 장부가액이 2조73억원, 공시지가만 1조4천837억원(3.3㎡ 당 6천171만원)에 달한다. 감정가는 3조3천346억원이다.

인수 희망자는 감정가 이상의 인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주인이 되는 경쟁입찰 방식이다.

입찰 참여기업들은 한전이 감정가를 토대로 내부적으로 정한 입찰 하한가를 넘는 가격을 써내야 한다. 이에 따라 최종 낙찰가는 4조~5조원가량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의 부지 매각공고 발표와 동시에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방안 등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밝힌 바 있는 현대차는 이미 입찰과 관련한 모든 서류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입찰 최종안을 심의하고 있다. 최종 입찰가는 물론 현대차가 단독으로 인수에 나설 지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참여해 일정 비율로 땅값을 분담할 지 여부도 논의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전날까지 매수 희망가격 확정 등 관련서류 구비를 마쳤다"며 "이사회를 통해 이를 최종승인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를 마친 뒤 오후에는 최종안을 정몽구 회장에게 결재 받고 접수할 예정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현대차와 달리 삼성은 아직 입찰 참여 여부조차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참여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 2011년 한전 인근 옛 한국감정원 본사 터를 매입한 바 있다. 이를 연계해 삼성동 인근에 삼성계열 복합시설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자금 여력 등을 감안 삼성전자를 포함 전자계열이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안건 등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는 상태다.

◆'개발 비용만 10조원, 승자 저주' 우려도

업계에서는 사실상 한전부지 인수전이 삼성과 현대차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전부지 개발에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해도 개발비용만 10조원 이상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개발수익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8조원 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를 놓고 인수 과열양상이 빚어질 경우 가격만 높아지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며 "여기에 삼성의 경우 섣불리 나섰다가 최종 인수에 실패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탓에 삼성이 막판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불참하고, 현대차만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로선 자동 유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이미 비공개 전담조직을 꾸려 입찰을 준비해왔으며 이미 입찰 조건과 사업성 검토를 마치고 최종 결정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전이 예정가격(입찰 하한가)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입찰가를 단돈 1원이라도 쓴 참가자가 더 있다면 입찰은 유효하게 된다.

외국자본이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역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전이 입찰 자격 공고 시 외국기업은 한국기업이 대표 응찰자인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한정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전부지 인수전은 삼성과 현대차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라며 "양 그룹이 인수전 과열을 피하기 위해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께 임박해 매수 희망가격을 적은 입찰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느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되던지 오는 18일 오전이면 결과가 나온다. 입찰 참여자들은 17일 오후 4시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onbid.co.kr)를 통해 매수 희망가격을 적은 입찰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전은 최고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다음날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편으론 인수전에서 탈락하는 그룹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1, 2위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측면은 물론, 최종 결정권자들의 경영능력도 평가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투병 중인 상황에서 인수에 실패할 경우 사업 추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오너 부재와 그룹의 전략적 사업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이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

경영 현안에 대해 다앙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대응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스타일을 감안하면 입찰 마감시한까지도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밀어붙이던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개발 계획이 이미 무산된 상황인 만큼, 입찰가를 놓고 더 높은 배팅을 독려할 가능성도 있다.

한전부지 확보에 실패할 경우 한바탕 피바람이 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05년 성수동 부지 중 약 5만㎡(1만5천평)가 서울숲 조성용으로 서울시에 수용된 사실이 알려진 후 관련 임원 100여명이 책임을 지고 옷을 벗기도 했다.

박영례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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