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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입찰 내일 마감…승자는 누구?


현대차 "랜드마크 조성" 적극 나서…삼성 "신중"

[정기수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종 땅주인이 누가 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전의 삼성동 본사 부지는 축구장 12개 규모(7만9천342㎡)로 작년 말 기준 장부가액이 2조73억원, 공시지가만 1조4천837억원(3.3㎡ 당 6천171만원)에 달한다. 감정가는 3조3천346억원이다. 단일 자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인수 희망자는 감정가 이상의 인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주인이 되는 경쟁입찰 방식이다. 한전은 오는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실시한 후 최고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다음날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입찰 참여기업들은 한전이 감정가를 토대로 내부적으로 정한 입찰 하한가를 넘는 가격을 써내야 한다. 이에 따라 최종 낙찰가는 4조~5조원가량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력한 인수후보는 국내 재계순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좁혀진 상태다.

우선 한전부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의 부지 매각공고 발표와 동시에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방안 등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한전부지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해 공공성에 입각, 한전부지를 서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입찰 참여 방식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단은 현대차 단독으로 한전부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양재동 사옥과 부지를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다.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도 17조6천억원으로, 인수비용과 개발비용을 충당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다만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는 등 현대차의 실적이 악화되고 향후 대내외 경영상황도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주력 계열사들이 참여해 비용을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단독으로 응찰할지, 아니면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할 지 여부를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입찰 서류 준비 작업을 최종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표면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그룹은 이날 현재까지도 한전부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비공개 전담조직을 꾸리고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전부지 개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한전 본사 부지 근처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였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가 함께 한전 터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 어느 곳이 한전부지 인수전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더라도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부지 개발에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해도 개발비용만 10조원 이상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개발수익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8조원 대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전의 최종 주인이 누가 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입찰가격을 써내는 지가 가장 고민스러운 문제"라며 "두 그룹 다 최근 악화된 경영상황과 주주의 의견 등을 감안해 적절한 입찰가격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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