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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10년' 장수 게임들 위기인가 기회인가


'리니지2' 성공적 재기, '카트' '마비' 전성기에 다시 도전

[이부연기자] '리니지,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뮤온라인, 대천사지검...'

2000년대 시장을 주름잡던 게임들이 서비스 10년의 나이를 훌쩍 지나며 어느덧 중년에 이르렀다. 신작 게임에 몰두하며 게임 세상에 흠뻑 젖었던 초등학생들은 어느덧 성년이 됐고 캠퍼스에서 대전을 펼치던 대학생들도 이제는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온라인 게임 부흥기를 이끌었던 이들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들과 함께 성장하며 온라인 게임의 터줏대감이 됐다.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게임들도 많지만 장수게임들의 위력은 실로 커서 이들은 여전히 게임사들의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손을 내밀고 있다. 오랜 경험과 두터운 팬층이 복이 될 지 독이 될 지는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서비스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작들은 하루가 다르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고 시장은 온라인 중심에서 모바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오랜 팬들도 새로운 재미를 제시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달리고 변화하지 않으면 어떤 장수 게임도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음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이치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 또 앞으로 얼마 동안 변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장수 게임들의 운명은 판가람 난다.

장수의 정석 리니지

장수 게임들은 새로운 업데이트와 서비스 질 향상, 노후화를 벗어버린 새로움으로 인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특히 캐주얼 게임은 전성기 때의 청소년 층 게임 이용자들이 이제 성인이 됐다. 눈높이를 올려 이들을 다시 끌어들이거나 새로운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어필해야한다.

리니지2는 '아저씨'를 타깃으로 했던 과거 전략을 '더 나이든 아저씨'로 변화시켜 성공했다.

지난 11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클래식 서버 2대를 추가했다. 예전에 리니지2를 즐겼던 게이머들이 속속 복귀하는데다 새롭게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래식 서버 이용자 중 리니지2 복귀 이용자가 40% 이상이고 새롭게 리니지2를 시작한 신규 이용자도 20% 이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로 서비스 11주년을 맞은 리니지2는 중년 게임 중에서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리니지2는 지난 5월 최초 서비스 당시의 상태를 구현한 '클래식 서버'를 오픈하며 재기에 나섰다. 클래식 서버는 고객들이 기억하는 황금기 또는 전성기의 열정과 청춘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다행히도 이같은 목표는 휴면 사용자들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고 새로운 이용자들도 리니지2를 찾아오도록 이끌었다.

◆ '카트라이더' 확 달라진 e스포츠 리그로 재기 모색

넥슨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는 올해 서비스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4년 출시된 카트라이더는 캐주얼게임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온라인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주인공으로 동시접속자수 22만 명,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10대 히트 상품에 꼽히는 등 2000년대 중반 최고 인기를 누렸다.

2004년 12월 첫 째 주에는 난공불락의성으로 여겨졌던 '스타크래프트'를 밀어내고 PC방 점유율 주간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가 한국e스포츠협회의 공인종목으로 채택된 2005년 이후 9년간 총 18회의 정규리그와 다양한 콘셉트의 이벤트 대회를 실시하며 게임의 보는 재미를 알렸다. 현재까지 리그 총 상금액만 약 7억 원에 달하며,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리그에 참여했다.

정규 리그 출범 전 맛보기 차원에서 진행된 '카트라이더 학교 대항전'에서 당시 국내 전체학교 중 96%인 1만 2천 개 학교가 참여,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넥슨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출시된 '포트리스', '비엔비' 이후 국내 캐주얼 게임시장은 잠시 정체돼있었으나, 2000년대 중반 카트라이더가 장르의 벽을 허물고 최고 동시접속자수 22만 명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다년간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게임의 출시가 이어졌고, 온라인게임이라는 문화 역시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올해 카트라이더는 e스포츠를 적극 활용하면서 재기에 불씨를 붙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열린 '2014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제로'에는 800여명이 참석해 넥슨 아레나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카트 리그는 지난해 17차 리그 종료 후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18차가 아닌 '시즌 제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는데 그 시도가 어느정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카트 리그 시즌 제로는 실제 프로레이싱단 레이서가 팀장으로, 레이싱모델이 매니저로 참가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 9년차에 최고 동접 '마비노기'

넥슨은 또 다른 히트작 '마비노기'도 올해 10살이 됐다. 출시 당시 '리니지', '뮤', '미르의 전설' 같은 전투가 게임의 핵심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마비노기는 '스토리'를 강조한 독특한 게임성을 가지고 나왔다. 싸우고 죽이고 이겨야 하는 기존 전투 게임과 다른, '신들의 이야기'라는 콘셉을 통해 밝고 경쟁이 적고 상대적으로 밝고 아름다운 게임을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마비노기였다.

지난해 8월 마비노기는 서비스 9년차에 최고동시접속자수 1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중년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름 시즌을 맞아 대규모로 진행한 '드림 프로젝트'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첫 업데이트 당시 전주 대비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234% 급증했고 게임 순방문자수도 200% 늘어났다. 캐릭터카드 등 일부 유료 아이템을 무상 지급하는 등 게임 내 혜택을 대거 지급하면서 이룬 성과였다.

서비스 9년차에 큰 성과를 본 마비노기는 올해도 꾸준한 업데이트와 특히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향해 뛴다. 마비노기의 '판타지파티'는 오프라인상에서 이용자들을 만나는 소통의 자리로 기획된 행사로 2011년부터 시작됐으며, 2012년에 마비노기 갤러리 등 전시 형태로, 지난해에는 '코스프레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이용자 참여형 행사로 진행됐다. 지난해 기준 1만2천명이 참석하는 등 큰 관심과 호응에 힘입어 해가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 지적 재산권(IP)의 힘 '뮤온라인'과 '대천사지검'

올해로 13주년을 맞은 웹젠의 온라인 게임 '뮤온라인'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다양한 해외 사업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하며 웹젠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뮤온라인은 3D로는 처음 만들어진 국산 대표 MMORPG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게임 순위 중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뮤온라인은 중국에서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져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뮤온라인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뮤더제네시스'가 성공 궤도에 들지 못한 이후 노선을 바꿔 인지도가 있는 해외, 특히 중국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게임으로 바꿔 출시한 것이 먹혀들었다.

첫 IP 사업모델로 시작 된 웹게임 '대천사지검'은 지난 6월9일 서비스 시작 후 현재까지 '37요우시'의 게임포털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총 10개의 게임서비스 플랫폼에서 1천 450개 이상의 서버가 운영되면서 중국 웹게임시장 최고 인기게임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3분기 내에 뮤온라인을 활용한 '전민기적'이라는 제목의 모바일 게임도 출시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서비스 10년이 넘어가는 게임들의 경우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이 노후화되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줄이고 이용자들에게 계속해서 신선함을 제공해야만 인기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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