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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박시연 "내 실수, 입 두 개라도 할 말 없다"(인터뷰①)


"연기자로서 만회할 수 있는 길, 작품 뿐"

[권혜림기자] 배우 박시연이 돌아온다. 일련의 법정 공방 후 다시 안방을 찾게 된 그의 얼굴에선 묘한 긴장감과 부담, 설렘이 교차하는 듯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온 컴백. 박시연은 기회를 잡되 과오는 털고자 했다. 그것이 시청자들에 대한, 새 작품을 함께 할 동료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지난 2013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법정에 섰던 박시연은 지난 2012년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이후 약 2년 만에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의 여주인공으로 컴백한다.

드라마는 오는 9월 방영 예정임에도, 박시연은 일찍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반성과 성찰로 그간의 사건들을 털어내고 배우 박시연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였다. 박시연은 "드라마는 적어도 100여 명 이상의 스태프들이 마음을 합해 하는 작업인데 제 실수로 인한 사건 때문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조심스럽고 담담한 눈빛 너머로 진심이 읽혔다.

"제가 연기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한 번 치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남 때문도 아니고 제 실수로 인한 것이니 한 번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았죠. 그에 대한 것은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으니까요.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나서 당분간은 제 선택으로 뭔가 할 수 없을 거란 생각도 했죠. 그래서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고의 결혼' 출연 제의가 들어왔어요. 처음엔 '어, 벌써?' 싶었고 '이렇게 빨리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죠."

'최고의 결혼'은 이 시대 연애와 결혼 풍속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멜로 드라마다. 영화 '연애의 목적' '어깨 너머의 연인'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고윤희 작가와 드라마 '해피투게더' '피아노' '스타일' 등을 연출한 오종록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극 중 박시연은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뉴스 앵커에서 스스로 비혼모의 삶을 선택하며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기영 역을 맡았다. 차기영은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인 앵커이지만 연애에는 서툴고, 성공과 여자로서의 인생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다. 현실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대본을 주셔서 4부까지 읽었는데, 주인공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다가 하루 아침에 임신을 하고, 결혼을 택하지 않으면서 비혼모가 되는 이야기더라고요.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하죠. 여자는 아이를 지키려 애쓰고, 바닥에서 다시 올라가려 애쓰는 우여곡절의 삶을 살아요. 모성애에 공감할 수 있었죠. 인생에 많은 기회가 없다고들 하고, 연기자로서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작품 뿐이잖아요. 어쩌면 이 작품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어요."

말 그대로, '최고의 결혼'은 박시연에게 여러 모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논란 후 첫 복귀작인 동시에, 나락으로 떨어진 한 여인의 모성애가 극의 소재 중 하나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박시연은 공판이 진행되던 시기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시선을 모았다. 아이가 태어난지는 어느덧 약 10개월이 됐다.

박시연은 "임신 사실은 이미 6개월이 됐을 때 알려졌다"며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 상황에서 피폐해졌을 수도 있지만, 너무 힘이 들어도 아이 덕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아이도 잘 버텨 줬고, 나 역시 아이가 있어 꿋꿋이 버텼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화제에 오르자, 박시연은 여느 엄마와 똑같이 아이 자랑에 바쁜 사랑스런 수다쟁이가 됐다.

"저는 초보 엄마라서, 하루 하루 변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충격적이에요. 그걸 잘 따라가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엄마이기도 하죠. 마음 깊은 곳에서 커져가는 사랑이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이제 뭔가를 잡고, 걷고, '엄마'라는 말도 하는데 속에서 뭔가 막 올라오는 기분이에요.(웃음) '엄마'라는 한 마디에 내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신비롭다는 생각을 해요."

결혼 이후 맡을 수 있는 배역의 스펙트럼이 좁아지진 않았냐는 질문에 박시연은 "보수적 집안에서 자랐다"며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안정적 삶을 살아야 내 일도 안정을 찾을 것 같더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가 있는 역도 좋고 그 어떤 배역도 좋다"며 "단지 최근 데뷔가 조금 일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성격이라 후회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20대 초반에만 데뷔를 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비슷한 나이대에) 더 많은 것들을 쌓아 온 분들을 보면 그렇죠. 사실 저는 체력이 좋아 밤샘 촬영을 해도 졸지 않았는데, 요즘은 저도 모르게 차에서 잠이 들어 있더라고요. 그럴 때 나이를 실감해요.(웃음) 어제 인터뷰 땐 촬영 때보다 더 긴장을 해서 끝나니 '집에 가면 화장도 안 지우고 잘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심신이 힘들어서요. 그런데 또 아이를 보는 순간 번쩍 안아들게 되고, 힘듦이 가셨어요.(웃음)"

박시연이 출연하는 '최고의 결혼'은 오는 9월 첫 방송 예정이다. 박시연과 함께 배수빈·노민우·엄현경·소진·조은지 등이 출연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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