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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조사들의 생명 지분 매각, 의미는?


증권가 "본격 지주화 No…제조계열 순환출자 풀고 금융·비금융 분할"

[이혜경기자] 삼성그룹 비금융 계열사들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에 대해 23일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삼성 제조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해소에 의의를 뒀다.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지주회사 전환은 아직 아니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금융과 비금융으로의 그룹 분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장 마감 후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삼성전기, 삼성SDS 등 비금융권 삼성 계열사들은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을 23일 시간외 매매 형태로 삼성 외 3자에 전량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되는 삼성생명 지분의 전체 규모는 1.6%다. 아울러 삼성카드가 삼성화재 지분 0.6%를 삼성생명에 넘겼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소유구조에서 비판 받았던 부분은 순환출자구조와 금융/산업자본의 혼합이었는데, 작년 이후 잦아진 삼성그룹 계열사들간의 지분 이동 및 매각 조치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풀기 위한 차원"으로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매각 후 삼성생명에 대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9.5%로 낮아지고 ▲주주 군에서 제조계열사들은 사라지게 되며 ▲삼성생명을 둘러싼 순환출자 구조가 끊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삼성생명→삼성전자→제조계열사→삼성생명'의 순환출자 형태다.

금융/산업자본 혼합 문제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를 제외하면 삼성그룹 소유구조의 특징은 해소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NH농협증권의 김태현 애널리스트도 이번 매각 건에 대해 "삼성그룹 내 금산분리 및 지배구조 개편 속도에 대한 기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매입은 중간금융지주 등 각종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지분율 확대라는 측면에서 작년 12월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5.81% 취득과 연계해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의 이태경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이 전체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니그룹이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열사들이 양대 지주로 헤쳐 모이는 과정에서 상대 그룹 소유 지분을 매각/스왑(교환)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분 거래가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지주회사화 시동은 아니라며 과도한 기대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한승희 애널리스트는 "일부 계열사들의 생명에 대한 소액 지분 처분은 기존 순환출자고리 일부를 해소하고, 향후 있을 수도 있는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운신의 폭을 넓히는 효과 등 그룹의 마이너한 지배구조 변화"라며 이 부분에서는 다른 증권사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그룹 내에서 단순화시킬 수 있는 지분의 정리로 보이는 소소한 지분 변화"라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의 전초전 또는 본격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애널리스트도 "언론에서 회자되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접근하기엔 불확실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1대 주주로서의 지위 변화와 관련해서는 묘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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