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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인터넷 시대, 통신 지형도 바뀐다


새로운 IoT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요건③끝

[허준기자]지난 4월2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깜짝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월 8만원에 망내외 음성통화와 문자 서비스, LTE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통화와 동영상 시청 등 모든 스마트폰 이용을 8만원에 제공하는 셈이다.

그동안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3세대(3G) 네트워크에서는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내놓았지만, 데이터소모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LTE에서는 데이터무제한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보조금으로 지출하던 비용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서비스 경쟁을 시작하자는 의미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며 "짜증나는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위한 따뜻한 경쟁을 펴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데이터무제한 상품을 내놓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T와 SK텔레콤은 같은날 뒤이어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7일 영업재개를 앞둔 KT는 기존 상품과는 또다른 파격적인 상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후발사업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고, 가입자가 많은 통신사가 경쟁을 위해 유사한 서비스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경쟁을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시장에서는 가입자를 유지하고 유치하는 것이 생존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불법보조금에 과징금을 때리고 3사 모두에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식으로는 보조금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3사가 더 이상 보조금 경쟁으로는 가입자 유지나 빼앗아오기가 힘든 제재방식의 도입이나 시장구조 재편에 나서야 한다.

가중치가 높은 통신사 한 곳에 '단독 영업정지' 부과를 일상화하고, 과징금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부과된 과징금을 경쟁통신사 가입자의 요금감면에 쓰도록 하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처럼 보조금으로 가입자 빼앗기를 반복해도 별 탈이 없는 시장이다보니 혁신은 없고, 시장에도 변화가 없다. 미래부 윤종록 제2차관은 기자와 만나 "십여년 째 점유율이 변하지 않는 통신시장을 정상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바 있다.

통신학계 관계자는 "후발사업자들(KT, LG유플러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음으로써 점유율을 높이고, 다시 지배적사업자(SK텔레콤을 의미)가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새 서비스를 도입하는 선순환적 경쟁관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이런 구조가 만들어져야 자연스럽게 요금인하와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경제 2.0' 시대로의 전환

특히 통신산업은 협소한 가입자 시장을 넘어 '신대륙'인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두고 있어, 불법보조금 마케팅비가 아니라 설비투자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EMC가 지난 10일 IDC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전세계 디지털 데이터 양이 44조 기가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에 이용된 디지털 데이터 4.4조 기가바이트에 비해 10배나 많아진다는 분석이다.

EMC는 데이터 폭증의 원인을 사물인터넷에서 찾았다. 사물들이 자동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데이터가 급증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인터넷에 연결된 디지털 기기의 수는 140억대, 한국EMC는 오는 2020년에는 320억대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부 윤종록 2차관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인터넷 경제 2.0'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의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전이 경제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사물인터넷이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얘기다.

윤 차관은 "사물인터넷은 단순한 상품에 인터넷이라는 생명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개념으로 창조경제의 상당부분이 사물인터넷과 결합될 것"이라며 "이제 중국에서 나이키 신발을 만들면 우리는 칩을 붙여서 새로운 신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물인터넷 시대는 통신사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개인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냈던 이통사들이지만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기업고객에게 네트워크 망을 제공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oT 중심의 새로운 통신의 시대는 지금과 같은 통신산업의 지형도를 예상하기 힘들다”며 “혁신적인 비전으로 시대를 먼저 준비한 통신사가 급부상하는 격변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의 옷, 신발, 가방 등에 내장된 칩이 개인의 건강에 대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병원에 제공하고, 개인의 일상이 기록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병원에서는 환자 개개인에 맞춤형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헬스캐어 분야는 이미 IoT의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운전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온도, 조명 등을 제공하고, 운전자의 맥박이나 체온 등을 바로 감지해 비상상황 시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갓길 등으로 안내,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는 스마트카 시장도 관심사다.

◆통신 혁신의 시대, '진짜' 경쟁력 판가름

이같은 통신망을 근간으로 하는 인터넷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예고에 따라 통신사들의 투자와 IoT 시대 진입의 준비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이통3사는 오는 6월말까지 광대역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기 위해 네트워크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지국 관련 신기술도 개발해 기존 기지국 보다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광대역 LTE 전국망 구축 이후에도 광대역 주파수와 기존 LTE 주파수를 묶어 최대 225Mbps 속도를 제공하는 광대역 LTE-A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한창이다.

그럼에도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LTE보다 1천배 빠른 이동통신 네트워크 5G 시대를 위한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오는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 시장을 30조원까지 키운다는 정부의 계획 역시 통신사들의 본격적인 5G 투자 등을 전제로 세워진 목표다.

현재 5G와 관련, 정부는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래 이동통신 산업발전전략'을 세우고 5G포럼을 창립한 상황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5G포럼 등을 중심으로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신학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망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5G 시대와 사물인터넷 시대는 현재의 통신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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