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구글, 숨겨놓은 발톱 드러내나


플랫폼 경쟁 우위 내세워 일방적 정책 변경

[김영리기자] 구글이 플랫폼 경쟁우위를 무기로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방과 상생의 생태계를 주장했던 구글의 일방적인 요구에 기업과 개발사들은 플랫폼 종속을 걱정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 인앱결제(IAP) 강제, 기업용 구글앱스 전면 유료화, 판매 수익 배분 비율 조정 등 일련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그간 운영비와 망 연동 등의 명목으로 구글플레이 수익 중 이동통신사에 구글 몫 일부를 떼어줬다. 협력 채널이 있어야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당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구글이 애플 iOS의 5배를 넘어서며 플랫폼 경쟁우위를 점하자 최근 국내 이통사에 수익 배분을 조정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통사들은 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구글의 일방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구글플레이 유료 아이템이나 음원, 전자책 등 앱 안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콘텐츠 결제의 경우, 외부 결제 모듈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정책을 강화했다. 구글은 자사 결제모듈을 강제하면서 앱내결제(IAP) 수수료 중 30%를 가져간다.

외부 결제 모듈의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10%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구글 IAP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개발사들은 구글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구글플레이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8일부터는 10명 이하의 중소기업에 무료로 제공하던 '구글 앱스'를 전면 유료화했다. 구글 앱스는 지메일·문서도구·주소록·드라이브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당초 50인 이상 기업에 1인당 연간 50달러의 사용료를 받았지만 지난해부터는 10인 이상 기업으로 유료화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 창출 측면에서 서비스 정책 변경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국내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68.4%에 달할 정도로 구글의 파워가 막강해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생태계에서 먹고사는 개발사와 협력사들은 구글의 일방적인 요구에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내에 안드로이드가 처음 도입될 당시 구글은 '폐쇄적인 애플과 다르다'며 파트너사 개발사와 적극적인 협력과 개방, 상생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의 움직임은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확대되기 전 초기 구글의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모토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모습인 셈이다.

업계에선 '사악해지고 있는' 구글의 전략 변화에 대해 이를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줄곧 지속돼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지난해 '구글의 전략 방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구글 모토로라 인수와 구글 맵스 등 유료화 정책을 언급하며 국내 업계가 향후 구글 전략 변화 가능성에 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출범하던 시기의 구글 전략과 안드로이드 시장점유율이 50%(지난해 11월 기준)에 근접한 현재의 구글 전략은 그 의미와 방향성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같은 지적은 1년이 지난 후 시장점유율 70%에 이르는 현재 더욱 유효하다.

보고서는 "구글 서비스의 유료 사업 확대는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시도될 것"이라면서 "이미 구글은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구글 앱스, 맵스, 어스, 서치 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유료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애플 등 플랫폼 종속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자체 플랫폼을 강화와 육성에 대한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Don't be evil'을 내세우던 구글이 수익을 위해 'Do it evil'로 전환하며 서서히 개발자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며 "개방과 상생을 부르짖던 구글이 점차 닫혀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체제(OS) 유료화 등 구글의 전략 변경 가능성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종속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제3의 대안으로 HTML5 기반의 모바일웹을 육성, 국내 개발자들을 위한 보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구글, 숨겨놓은 발톱 드러내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