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HP의 날개 없는 추락…어쩌나?


외신 논조 분석…'PC부진-인수실패' 이중고 집중 거론

[김익현기자] 안 되는 집엔 왜 안 좋은 일이 계속 겹치는 걸까요?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맥 휘트먼을 영입하고 힘찬 재기를 노렸던 휴렛팩커드(HP)에 또 다시 대형 악재가 터졌습니다.

지난해 인수한 오토노미의 분식 회계 때문에 무려 88억 달러를 감가상각했다고 밝힌 겁니다. PC 시장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HP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인 셈입니다.

파장은 적지 않습니다. 일단 88억달러를 감가상각하면서 4분기 매출액이 300억 달러로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 해보다 7%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주가는 아예 10년 전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HP의 시련. 외신들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1. 스트레이트

[월스트리트저널] HP Blames $8.8 Billion Charge on Bad Deal
[리드라이트] Autonomy Accounting Issue Is HP's Latest $8.8 Billion Disaster
[기가옴] HP requests fraud investigation into Autonomy deal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HP의 재난'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골자는 88억달러를 감가상각했는데, 그중 50억달러가 오토노미 인수와 관련된 부분이란 겁니다.

기가옴은 HP가 오토노미 인수와 관련해 사기 혐의로 조사를 의뢰했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네요.

2. 오토노미 창업자 반박

[올싱스디지털] Autonomy Founder Mike Lynch Rejects HP Charges, Alleges Mismanagement
[기가옴]Former Autonomy execs reject HP’s fraud charges

HP의 이번 발표로 당혹스러운 쪽은 마이크 린치 오토노미 창업자일 겁니다. HP 발표대로라면 '사기 행위'를 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린치의 얘기는 다릅니다. HP가 잘못 계산했을 것이란 겁니다. 그리고 오토노미를 인수하고 난 뒤 HP 영업 사원들이 보인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네요. 월스트리트저널 계열인 올싱스디지털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린치와 재빠르게 인터뷰를 했네요. 기가옴도 인용 보도했습니다.

3. HP의 오토노미 인수 책임자 반응

[월스트리트저널] Leo Apotheker: Due Diligence of Autonomy Was Meticulous

지난 해 오토노미 인수 당시 HP CEO는 레오 아포테커였습니다. 아포테커도 이번 사태로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자칫하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아포테커의 반응을 기사화했네요. 당연한 애기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게 공식 반응입니다. 그리고 인수할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서 검토 작업을 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네요.

다만 오토노미가 상장회사인 만큼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했다, 고 해명해 여운을 남겼네요.

4. 새롭게 조명받는 HP CFO의 선견지명

[비즈니스인사이더] HP's CFO Tried To Stop The Company From Spending $11 Billion On Autonomy
[포천] HP should have listened to its CFO

그 와중에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CFO인 캐시 레스잭입니다. 아포테커와 함께 인수 협상에 깊이 관여했던 그는 110억달러란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반대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이 소식을 전해주고 있네요. 포천 기사의 제목은 좀 더 자극적입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수 협상 당시 기사에서 레스잭 CFO의 발언을 찾아냈네요. 원문 그대로 옮겨봅니다.

"I don't think it's a good idea. I don't think we're ready. I think it's too expensive. I'm putting a line down. This is not in the best interests of the company,"

5. 오토노미엔 어떤 일이?

[올싱스디지털] What Exactly Happened at Autonomy?

사실 HP의 발표에는 석연찮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상장회사인 오토노미의 분식 회계 사실을 감쪽 같이 몰랐다는 게 믿기지 않지요.

올싱스디지털이 여러 가지 추론을 해주고 있네요.

이를테면 오토노미가 HP에 인수되기 전에 하드웨어를 손해보면서 판매한 뒤 그 쪽 매출을 소프트웨어 쪽에 갖다 붙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부문이 마진이 높은 편이지요. 이런 여러 가지 분석들을 제기하고 있네요.

6. 후폭풍은 어느 정도?

[비즈니스위크] HP's Financial Mess Is Making Everyone Sorry
[비즈니스인사이더] HP Is In A Whole Mess Of Trouble Right Now
[월스트리트저널] H-P Shares Tumble to 10-Year Lows; Analysts Throw in the Towel

당연히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뻔한 얘기지만 주주들의 배당금도 확 줄어들 것이구요. 2010년 마크 허드를 축출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련이 뒤따를 겁니다. 비즈니스위크,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이 이런 소식을 전해주고 있네요.

당연히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HP 주가가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7. HP 설명은 믿을만한가?

[블룸버그] Hewlett-Packard’s Explanation Just Makes No Sense

과연 HP의 설명엔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50억달러 가량이 오토노미와 관련된 부분이란 설명을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블룸버그통신이 이런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만 소개할까요? HP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1년 6월 말 오토노미의 총 자산은 35억달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50억달러나 관련됐다는 게 미심쩍다는 거죠.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읽어보세요.

8. 이번 발표의 승자-패자는?

[컴퓨터월드] HP-Autonomy fraud allegations fallout: The winners and losers

가만보면 언론사들은 잔인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은 다 죽어가는 데도 찬찬히 이해 득실을 따져야 하니. 어쨌든 컴퓨터월드가 이번 발표의 승자와 패자를 정리했네요. 당연하지만 HP를 개혁하려는 맥 휘트먼 CEO를 비롯해 경쟁업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등이 승자로 분류됐습니다.

반면 패자는 HP 전 CEO인 레오 아포테커와 오토노미 창업자, 그리고 HP 주주들 등입니다.

9. HP의 '트레이드 실패' 사례들

[뉴욕타임스] With Autonomy, Hewlett-Packard’s Latest Deal-Making Misstep

국내 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 잔혹사를 얘기할 때 꼭 거론되는 게 바로 LG입니다. 김상현, 박병호 등 LG를 나간 선수들이 펄펄 난 반면, 비싼 돈 들여서 영입한 선수들은 죽을 쑤는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HP도 만만치 않네요. E.D.S., 팜에 컴팩까지. 2000년대 이후로만 따져도 인수 실패사례가 엄청납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팬들에겐 죄송한 얘기입니다만, 인수 합병만 놓고 보면 IT업계의 'LG 트윈스'라고 불러도 될 판입니다.

10. HP와 야후의 '두 도시 이야기'

[매셔블] HP and Yahoo: A Tale of Two Iffy Comebacks

맥 휘트먼과 마리사 메이어. 최근 HP와 야후의 재건 임무를 떠맡고 있는 두 여성 CEP입니다. 매셔블이 HP의 야후의 '두 도시 이야기'를 재미 있게 풀어줬네요.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HP의 날개 없는 추락…어쩌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