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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 거인들이 노리는 M&A 먹잇감들


"운만 좋으면 부르는 게 값이다."

HP, 오라클, IBM, 시스코시스템즈, 델 등 IT 거인들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문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프리미엄이 3배 이상 붙은 HP의 3Par 인수에서 보듯, 'M&A 전쟁'으로 인해 잘하면 몸 값이 천정부지로 뛸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 IT 시장에서 발생한 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519억 달러(한화 약 58조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8억 달러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M&A 전쟁'은 더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IT 기업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전 기업 컴퓨팅 환경이 메인프레임 시절이던 때 IBM은 컴퓨터 칩부터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까지 전부 취급했다. 그러나 PC가 활성화하면서 IT 영역이 세분화하기 시작했다. 오라클이 소트프웨어 전문 회사라면, HP는 PC나 서버 등 하드웨어 회사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메인프레인시절처럼 토털 솔루션 공급 능력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라클이 서버 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사고, IBM이 네트워크 업체인 블레이드를 사고, HP가 IT 서비스 업체인 EDS와 스토리지 업체인 3Par를 구매한 게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인 IT 환경 속에서 이제 IT 거인들은 특정 분야가 아니라 모든 곳에서 한 치 양보 없는 대결 구도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승부의 관건은 빈 구석을 누가 먼저 채우느냐에 달려 있고, 그 방법은 우수한 전문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 5개 회사가 현재 쌓아놓은 현금만 해도 약 1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도 크고 작은 기업 인수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 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업이 과연 어디일까 하는 점이다.

미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영역은 보안, 네트워크, 스토리지, SW 등 크게 4곳이다. '4대 M&A 격전지'라고 할 수 있다.

보안 SW 분야에서는 이미 인텔이 선수를 친바 있다. 지난 8월 76억8천만 달러에 업계 2위 맥아피를 인수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좋은 후보군이 여럿 남아 있다. 통합보안 솔루션 업체 포티넷(Fortinet)을 비롯해 체크포트인소트웨어, 시만텍 등이 대표적인 후보로 꼽힌다. 포티넷의 경우 지난해 공개 이후 이미 주가가 2배 이상 뛴 상태다.

HP와 델이 3Par 인수전으로 격전을 치렀던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클러스터 스토리지 업체인 아이실론(Isilon)이 주목받고 있다. 또 스토리지 운영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콜로라도 소재 '닷 힐 시스템즈'(Dot Hill Systems Corp.)도 관심을 가질 만한 회사로 여겨지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는 지난달 IBM이 스위칭 장비를 만드는 '블레이드 네크워크'를 인수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후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유력한 후보 군으로는 라드웨어, 리버베드 앤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즈 시스템즈,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이 꼽힌다. 특히 라우터를 만드는 F5 네트웍스의 경우 이미 몸값이 100억 달러가 넘을 만큼 네트워크 장비 M&A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고 있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SW 능력이다. HP가 몇몇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 최고경영자로(CEO)로 유럽 최대 SW 회사인 SAP의 전 사장 레오 아포테커를 영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미 쓸만한 SW 회사의 몸값은 아주 높은 편이다.

리눅스 운용체계를 만드는 레드햇은 기업 가치가 이미 72억 달러에 달한다. 또 가상화 솔루션 업체인 시트릭스 시스템즈는 113억 달러에 달하며, VM웨어도 319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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