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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핵심 보안 기능 포기했나


블랙베리를 만드는 캐나다 림(RIM)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핵심 보안 기능을 포기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RIM과 사우디 정부 및 통신사업자는 블랙베리의 데이터 서비스가 이 나라 국가 안보에 미치는 문제에 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블랙베리의 메신저 서비스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블랙베리의 메신저 서비스가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6일부터 서비스를 중단시킬 방침이었다.

협상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가지로 관측된다. 사우디에 서버를 두는 것과 패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 모두 사우디 정부가 필요에 따라 블랙베리 사용자의 메시지를 검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RIM측은 블랙베리 서비스에 대한 중동 국가의 잇따른 서비스 제한 조치에 대해 지난 3일 “타협하지 않겠다”며 반발한 바 있다.

이 회사 마이크 라자리디스 CEO는 “서비스를 제한할 경우 회사와 고객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는 “블랙베리 암호화 기능은 상거래, 화상회의, 금융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쓰인다”며 “(사우디 등 중동 정부의) 암호를 제한하라는 요구는 기업과 은행의 인터넷 부문을 모두 닫으라는 것과 같다”며 불가 입장을 표했다.

RIM측은 특히 “블랙베리 보안은 소비자 스스로 키를 생성한다”며 “RIM은 모든 소비자의 서비스를 볼 수 있는 ‘마스터 키’를 가지고 있지 않고, 고객의 중요한 정보에 그 누구라도 접근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보안 해제를 할 생각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랬던 RIM이 사우디 정부와 협상을 재개하고, 상당히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가 사우디 뿐만 아니라 다른 중동 국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적당한 선에서 대책을 내놓을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 앞서 아랍에미레이트(UAE)는 블랙베리의 보안 문제에 대한 더 강한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오는 10월 11일부터 블랙베리의 메신저 서비스는 물론이고 e메일과 웹 브라우징까지 금지시키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인도, 레바논, 알제리 등도 비슷한 조치를 구상 중이다.

이들 국가는 블랙베리의 보안 기능이 테러리스트 등 국가 안보를 해치는 범죄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으나, 블랙베리의 네트워크 시스템이 캐나다에 있어 사전에 검열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이의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블랙베리는 ‘철통’같은 보안 기능 때문에 기업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대표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았고, 이 때문에 개인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RIM이 이를 양보하면 블랙베리의 이점이 사라지는 셈이어서, 이번 합의가 어느 선에서 조율됐을 지 주목된다.

블랙베리 사용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약 70만명, UAE에 약 50만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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