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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신-4]모바일오피스에서 통신전지까지


사물통신시대로…융합서비스 활성화 '물꼬'

통신회사들이 앞다퉈 변화를 외치고 있다.

개인의 즐거움 향상에 관심을 갖던 기존 통신 컨버전스는 한계에 부딛혔으니, 생각을 바꿔 사물통신 시대에 대비하자는 이야기다.

사물통신이란 사람들 간의 소통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 통신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통신의 고속화(클라우드컴퓨팅, 각종 센싱기술 접목 등)와 단말의 고기능화(스마트폰) 덕분에 가능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산업생산성증대(IPE)', KT의 '스마트(S.M.ART : Save cost, Maximize profit ART)', LG텔레콤의 '탈통신'이란 이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IPE'와 '스마트', '탈통신'이 차세대 성장동력임에 분명하나, 회사별로 전략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신3사 중 누가 융합의 본질 속에 존재하는 사업 기회를 잡아 제2의 구글이 될 수 있을까.

◆첫번 째 화두는 스마트폰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현재까지의 모바일 오피스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보는 정도였지만, SK텔레콤이 하겠다는 건 재고관리도 하고, 원격검침도 하고, M2M 솔루션으로 안전관리도 하는 모바일팩토리, '커넥티드 워크포스'(Connected Workforce)'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SK에너지, SK건설 등 SK그룹 계열사들은 5월 부터 순차적으로 사무실 뿐 아니라 지하철, 집 안에서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로 전환한다.

KT 기업고객부문 전략담당 이문환 상무도 "6개에 달하는 KT의 스마트 분야 중 가장 시장 규모가 큰 게 기업시장(엔터프라이즈)"이라면서 "KT 내부적으로도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회장의 사내결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모바일 오피스는 시스템통합(SI) 업체의 것과 차이가 난다.

SI업체들이 기업의 기존 IT 전산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관심있다면, 통신사들은 기존 전산시스템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복합통신망의 장점을 살려 이동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PC든, 스마트폰이든, e북 리더기든 단말에 관계없이 안전하게 서비스받도록 지원하고 핵심 소프트웨어는 오픈마켓을 통해 제공하는 컨셉트다. 국내는 각 그룹별로 계열 SI 회사들이 있으니, 산업별 특화 앱으로 발전시켜 세계를 겨냥한 '오픈마켓플레이스'로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강점에 따라 통신사 전략도 차이

통신사별 전략도 조금씩 다르다.

SK텔레콤 산업생산성증대(IPE) 사업단 육태선 상무는 "땅을 파고 길을 막고 관로를 만들 지 않아도 되는 무선통신사업자로서의 강점을 활용해 IPE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커넥티드 워크포스(모바일 오피스)를 하는데, 아이폰을 쓰면 애플의 앱스토어 통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MS 윈도 모바일과 구글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모바일 오피스를 추진 중이며, 아주 많은 정보를 매우 미세한 부분까지 모을 수 있는 센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KT 이문환 상무는 "스마트 전략의 핵심은 국내 최강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에 기반해 토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면서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안정성과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기업에서 쓰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기업용폰으로 윈도 모바일이 장착된 쇼옴니아 같은 와이파이 탑재 FMC폰을 밀고 있으며, 현재는 그룹웨어 정도이지만 애플 아이폰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한 곳도 한 곳 있다.

◆의료, 스마트빌딩, 교육 분야까지…융합서비스 활성화

당장은 모바일오피스로 대표되는 기업 시장에 집중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와 스마트빌딩, 교육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40명 규모의 IPE사업단을 꾸리고 '커넥티드 워크포스'를 비롯 의료, 유통,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육태선 상무는 "헬스케어를 하는 직원은 병원으로 출근해 의사와 환자, 병원 사무담당자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4~5년은 그 쪽 현장에서 살면서 장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육 상무는 특히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 조치 덕분에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이 열려 MS가 태국에 있는 EMR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면서 "헬스케어는 5년이상 투자해야 하는 일이나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밝혔다.

청담러닝과 함께 하는 e교육 단말기 사업도 "끊김없는 네트워크와 아주 저렴하면서도 지능화된 테블릿PC 같은 게 있으니까 가능하다"면서 "목표는 연말인데 5월에 프로토타입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모바일 오피스 외에도 스마트 빌딩(자동화 및 에너지 절감)과 스마트존, 스마트 그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문환 상무는 "DC배전 기술을 확보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쪽에서 지경부 지원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20~30% 정도의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 이와 별도로 스마트 빌딩 서비스를 위해 에너지 관리 관련 벤처기업과 업무를 제휴중이며 조인트 벤처 설립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KT가 만든 IT CEO 포럼의 분과위로 '스마트 오픈 포럼'을 구성했다"면서 "중소·벤처 협력사들을 매출을 올리기 위한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함께 협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형태근 위원은 "제2의 ICT 도약을 위해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나 창의적인 교육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아 당장은 쉽지 않다"면서 "현재 집중해야 할 곳은 교육, 의료 등과 연계한 융합서비스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 의원은 '점빼기'를 세계 최고로 잘 하는 국내 성형외과 의사가 원격으로 세계인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 산업과의 융합서비스를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대…통신전지 시대 도래할까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융합시대에 성공하려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부활시켜야 한다면서, 기업가는 단순히 경영하는 사람(企業家)이 아니라 위험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起業家)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기업가는 남들이 못 보는 기회를 보는 사람인데, 2015년이 되어서 당연해 보이는 사업 기회가 지금 어디엔 가는 존재할 것"이라면서 "누군가 찾아내 그걸 한다면 제2의 구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닌텐도 위는 HD를 지원못하는 등 하드웨어 성능은 소니의 PS3보다 2배이상 떨어지지만 소프트웨어가 풍부해서 압도적인 1등이 됐다"면서 "이는 가장 싼 값으로 빠른 시일 내에 부품을 공급받으면 성공했던 제조업 모델과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교수는 이에따라 "융합시대 성공의 길은 독립적인 서드파티들을 얼마나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과 KT, LG텔레콤 모두 과거와 달리 중소·벤처 협력사들을 하청업체가 아닌 필수적인 파트너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사물통신시대로 가는 데 있어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술리더십을 유지하는 일, 전통 산업의 시장 파이를 줄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일 등 만만찮은 도전 과제가 있다.

SK텔레콤 육태선 상무는 "IPE는 해본 적이 없어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패한다 해도 그 속에서 우리의 노하우는 쌓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육 상무는 사물통신(M2M) 시대 에너지 솔루션과 관련, '통신전지'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SK텔레콤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교보문고에 가서 영어교재를 살 때 킨들 같은 단말기를 구입해 자신에게 적합한 영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멀티 디바이스 시대에 통신사가 일일이 서비스를 개통해 주는 게 아니라 모뎀을 통일된 규격으로 만들고 여기에 일정한 통신량을 제공하는 '통신전지' 같은 선불 개념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했다.

육태선 상무는 "잘 나가는 기업은 어떤 기술을 스스로 구축하고 어떤 기술은 구매할 지에 대한 원칙이 있다"면서 "그 분야를 먼저 안 다음이라면 IPE를 위한 기업 인수 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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