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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이용태 "한국경제 성장동력, IT 뿐"


"바이오·녹색은 한계…초대형 IT뉴딜로 돌파해 나가야"

"정보화 뉴딜을 통해 국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내 경기도 위축되고 실업자 수가 확대되는 어려운 시기다. 정부는 위기 타개를 위해 약 30조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제1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창출하려는 일자리가 건설업와 인턴 위주로 운영되는데 대한 비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삼보컴퓨터 창립자로서 초대 데이콤 사장을 맡고, 벤처 출신 전경련 부회장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던 이용태 숙명학원 이사장은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이 '시대 착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청년 실업 대책이 알바 수준의 인턴제로 흐르고 있는 게 개탄스럽다"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혼선을 빗고 있는 IT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며 "IT가 여전히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의 해결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록 현업에서 은퇴한 상태지만 이용태 이사장은 과거 70년대에는 학자로서, 80년대 이후로는 사업가로서 PC사업 외에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사업까지 벌이며 한국의 정보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이 같은 지적은 단순히 '비판을 비판'으로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 대표적 산증인의 우려 섞인 '시국인식'으로 울림을 전해준다.

IT는 여전히 한국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라는 게 이 이사장의 생각이다.

"바이오를 한국 경제의 차세대 주자로 꼽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녹색산업은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여전히 IT다. IT를 통해야만 기존 산업의 지능화를 이룩하고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IT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의 예로 조선업을 들었다. "100명이 운영하는 배와 10명만으로 운항할 수 있는 배는 가치가 다르다. 이 같은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IT다."

그는 과거 한국데이터정보통신(현 데이콤) 사장 시절의 경험을 들려주며 새로운 IT 뉴딜이 필요하다고 했다. IT 뉴딜을 통해 수출산업을 육성하고 세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80년대 행정 전산화를 추진하며 우리의 정부 전산화가 세계에서도 선도적인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당시 배출된 연구인력과 개발 경험은 국자적으로 큰 자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만 해도 초기였던 유닉스 시스템을 채택해 행정 전산망 시스템을 개발했다. 경험이 없었지만 엔지니어들을 몰아부쳐 결국 프로젝트를 완결시켰다. 이 이사장은 그 덕분에 우리나라 SW 엔지니어들의 수준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회상한다. 당시 투입된 예산 1천200억원이 한국 SW산업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이 이사장이 주장하는 도화선은 현 행정전산망의 전면적인 교체다. 전산망 교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해외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SW엔지니어 인력을 양성한다면 충분한 정책적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는 게 이 이사장의 진단이다.

글로벌기업 R&D센터 유치를 예로 들었다. 어렵게 유치한 R&D 센터가 실패한 이유는 기업들에 충분한 사업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충분한 기회만 제시한다면 해외 기업들도 동참할 것이고 국가 정보화의 한단계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모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행정전산화와 함께 100억명이 동시에 쓸 수 있는 퓨쳐 인터넷에 대한 연구와, 구글을 넘어서는 차세대 검색엔진이 함께 개발된다면 한국IT는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고 이 회장은 조언했다. 기존 HW를 통한 IT의 역할을 SW 위주로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이 이사장은 또 "전국 교량·도로 등에 센서 설치를 통한 국토 정보화 추진, 의료정보화, 교육정보화를 통한 사회적 비용 감소 등이 모두 IT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경제 활성화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벤처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 정책적으로 벤처는 성장에 필수적이다. 우리가 반도체 LCD 휴대폰 등 IT분야서 최강이라 하지만 산업의 기반이 되는 IT벤처 기반이 취약하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단순 자금지원이 아닌 마케팅 등 기타 부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벤처기업이 기술이 있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실적을 내야 한다. 팔리는 제품을 일단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이다. 엔지니어 창업자들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생존해야 기술이 남는다."

그는 정부가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을 지원해 벤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은 이 회장이 최근 강조하는 사안이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인성교육 문제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인성 교육이 잘된 아이가 커가면서 기업과 국가의 일원이 되고 보다 나은 사회 구성원으로 커갈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스스로도 과거 삼보컴퓨터를 경영하며 이 점을 간과했다고 했다. 그것이 그가 유림집안의 후손으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도 맡으며 인성교육 전도사로 나서게 된 이유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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