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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와 인터넷만 있으면 보물찾기 OK"


첨단 기술 이용한 '지오캐싱' 유행…독도 메시지 담아 나라사랑도

지난 3.1절은 델코리아에 근무하는 조동규 차장에게 보다 특별한 날이었다.

독립만세를 외치던 선열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 차장 역시 기념이 될만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조 차장이 벌여놓은 모종의 '작업'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날아와 찾은 곳은 다름아닌 독도. 독도 섬 안쪽까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도를 그려넣은 동전(코인)과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쉽고 자세한 설명이 외국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수년전부터 조차장이 즐기고 있는 '지오캐싱'이라는 신종 보물찾기 덕분이다.

"어렸을 때 소풍을 가면 선생님이 숨겨놓은 작은 쪽지 하나를 찾기 위해 온 산과 들을 헤맸던 기억이 아직도 아련하잖아요? 선물 자체보다는 숨겨진 쪽지(보물)를 찾았을때의 기쁨이 크죠. 지오캐싱은 이같은 보물찾기를 전세계인들이 첨단 IT를 이용해 즐기는 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오캐싱은 전세계 곳곳에 기념이 될 만한 작은 물건이나 쪽지 등을 숨겨놓고 해당 좌표를 인터넷에 올려놓으면, 사람들이 위성항법장치(GPS)를 들고 좌표로 직접 찾아가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 신종 레포츠다.

숨겨놓은 보물이래봤자 별 것 아니다. 다음 보물찾기에 유용하게 이용하라고 작은 거울이나 비에 젖지 않는 메모지 등을 넣어두기도 하고, 혹은 기념이 될만한 팬던트를 넣어두거나 진정한 '보물'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담아 놓기도 한다.

조 차장은 "예전에 한번 첩첩 산중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한 끝에 간신히 캐시(보물)를 찾은 적이 있어요. 찾고 보니 그 안에는 '지금 눈을 들어 정면을 보세요. 당신 눈 앞에 펼쳐진 장관이 바로 보물입니다'라는 내용이 써 있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눈 앞을 보니 캐시가 숨겨져 있던 그 곳이 바로 그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뷰 포인트'이더군요."

캐시를 찾고 나서 얻은 감상이나 소회, 일정에 대한 부분은 인터넷에 다시 올려 전세계의 동호인들과 공유한다.

조 차장은 이 점에 착안,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오캐싱 동호인들과 함께 자비를 털어 '독도 코인'을 직접 제작했다.

독도 코인을 국내 곳곳에 숨겨 두고 그 좌표와 코인의 유래 및 역사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두면 외국인들이 이를 찾기 위해서라도 독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독도 코인이 있는 자리에는 모종의 '지령'이 적힌 또 다른 과제를 넣어두기도 한다.

"어떤 캐시는 찾고 보면 그 안에 '저를 미국에 데려다 주세요'이런 내용이 적혀 있어요. 물론 제가 미국에 직접 간다면 미국에 그 캐시를 가져다 놓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인천공항 앞에 숨겨둔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조 차장이 설명하는 이 방법은 '트래블 캐시'라고 해, 보물을 찾은 사람들이 해당 보물을 여행(트래블) 시키는 방법이다. 따라서 독도 코인은 되도록 전 세계인들이 접할 수 있도록 트래블 캐시로 만들어 세계 곳곳에 독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조 차장은 이 '놀이'를 아이들과도 함께 즐기면서 아이들에게도 많은 교육과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독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해외 어느 곳 못지 않게 아름다운 '삼천리 금수강산'이잖아요. 그래서 국내 아름다운 관광 명소에도 캐시를 숨겨두고 외국인들에게 소개도 하고 있어요."

자신이 대단한 애국자는 아니지만 그저 독특한 취미생활로 한국을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다는 그의 얼굴에 개구쟁이 같은 미소가 번진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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