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균성]고환율 시대 살아낼 小策 하나


환율의 난동이 극심하다. 파괴의 극단을 보여주려 듯하다. 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나라의 큰 숙제다. 거시경제의 문외한으로서는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건 일단 전문가 몫으로 남기자.

혼돈을 잠재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른다. 그래도 모든 경제주체는 견뎌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내는 것은 또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미시적 범주에서 지금의 혼돈을 극복할 각각의 책임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제언하려는 것은 고환율 시대에 중소기업, 영세상인, IT 산업, 영어에 밝은 ‘88만원 세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미시적 대안이다. 그저 혼자서 나름대로 '짱구'를 굴린 것이다. 혹 도움이 된다면 고민하시길 빈다.

지금 우리 국민이 잘 살 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수출을 확대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그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그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닐 수 있다. 사실은 아주 많을 것이다. 그중에 실효성이 어느 정도 있는 한 방법을 제안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를 세계화하는 것이다.

우리 상품의 질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수출로 커왔다. 지금 문제는 몇몇 대기업만이 왕성하게 수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 과실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그 기업의 범주 안에서만 나눠진다. 소득의 쏠림이 극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의 품질 또한 절대 낮지 않다. 그래서 관건은 중소 제조기업에게도 큰 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소득의 쏠림은 제조업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매시장을 싹쓸이 하면서 영세 상인은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업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최후로 갈 길이 영세 상인인데 그들의 처지는 가면 갈수록 극빈의 공간으로 후퇴하게 돼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커다란 시장이 필요하다.

나라가 해야 될 일이 그것이다. 권력은 이미 정치가에서 자본가로 넘어갔다. 정론직필을 한다는 언론이 정치권력 앞에서 큰 소리를 치면서도 자본권력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게 단적인 증거다. 그래서 대기업은 어쩌면 나라님 위의 상전이다. 나라가 그들을 보살 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내버려둬도 그들은 잘 할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라가 그들을 보살피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본심은 사실 그 엄청난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이고 사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지금이야 말로 나라가 본때 있게 일할 기회다.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세계화’가 이런 문제를 푸는 데 작은 대안일 수 있다고 제언한 까닭은 무엇인가. 세 가지다. 지금이 고환율 시대고, 우리 중소기업 상품의 품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으며, 인터넷의 활용에 관한 한 우리가 세계 최첨단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 상품을 세계에 판매할 최적기라는 이야기다.

하나 덧붙이면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e베이가 우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시기라는 점이다. e베이는 이미 우리 기업이었던 옥션을 인수했고 지금은 G마켓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e베이가 그렇게까지 욕심을 내는 이유는 뭘까. 한국 시장이 커서? 과연 그런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전자상거래에 대해 우리가 가진 노하우가 만만치 않기 때문 아닐까.

이 점에서 e베이와 상생을 위한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의 첨단 인터넷 상거래 기법을 e베이와 같이 세계화할 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중소기업 상품을 700만 해외 동포에 판매하는 건 지금 옥션이나 G마켓만으로도 잘 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잘 한다. 영어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더 확장하는 데 필요한 건 역시 영어를 비롯한 언어다. 우리는 이에 대해 e베이의 투자를 요구할 수 있고, e베이가 원하는 몇 가지를 들어 줄 수 있을 게다. 그게 무엇인지 논의하고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e베이가 이런 제의를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이런 일은 SK텔레콤의 오픈마켓인 ‘11번가’ 같은 곳도 할 수 있다. 문제는 SK텔레콤과 e베이를 차별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한테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 이미 위에서 언급한 대로다. 우리는 중소 제조기업의 상품이 세계로 갈 첩로(捷路)를 챙길 수 있다. 영세상인 또한 세계를 상대로 다양한 판매기법을 선보일 기회를 갖는다. 게다가 영어와 컴퓨터에 밝은 ‘88만원 세대’는 소자본 창업의 길이 확대된다. 무엇보다 부모 등골로 배운 영어를 제대로 활용할 길이 생긴다. 외교관이나 주재원을 제외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그 많은 돈을 주고 배운 영어를 써먹을 데가 있기나 한 걸까. 큰 맘 먹어야 가는 해외여행?

배운 걸 제대로 써먹게 만드는 것도 나라 일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진행되면 무엇보다 큰 소득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IT의 진면목을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가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 아닌가. 아쉽게도 이 제언은 아주 단순하게 감각적으로 생각해본 것일 뿐이다. 다만 이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낼 사람이 아주 많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편한 마음으로 써보았다.

마지막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를 주도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e베이는 이미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G마켓 인수 추진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그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럴 거라면 우리 기업과 정부가 먼저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대기업인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연구해서 손해볼 것은 없다.

/gsle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균성]고환율 시대 살아낼 小策 하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