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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아톰 노트북, 13인치는 왜 없을까?


25cm이하만 제작하도록 인텔서 '권고'…PC 업체들 "인텔이 기존 시장 보호하려고"

저전력 초소형인데다 가격도 저렴한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는 아무 노트북에나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PC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을 제작하려면 반드시 24.5cm(10인치) 이하로만 제작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이 PC 제조업체들에게 아톰 노트북을 제작하려면 '10인치 이하' 소형 으로만 만들 것을 권고한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아톰 노트북을 출시한 곳은 고진샤와 MSI, 아수스 정도.

고진샤의 S160은 17.78cm(7인치)로 손바닥 한 뼘만한 초소형 제품이고, 아수스도 21.8cm(8.9인치)의 '미니' 제품을 선보였다. 16일 관련 제품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 MSI는 10인치 크기의 아톰 노트북을 선보였다.

국내 제조업체로는 삼보컴퓨터가 유일하게 3분기 안에 관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데, 역시 10인치 크기를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서브노트북 시장 보호하려고 제약한다"

PC 제조 업체들은 10인치 이하로만 아톰 노트북을 제작하도록 한 인텔의 권고를 '규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나마도 10인치 '미만'이던 것을 '이하'로 바꿔줬기 때문에 10인치 짜리 제품이 등장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PC업체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물가 상승 압박 때문에 소비자들도 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 12인치나 13인치 서브 노트북에 아톰을 탑재해 저가형으로 출시하는 방향도 검토했는데, 인텔측에서 10인치 이하로 규제하고 있어 방향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PC 업체들은 인텔의 이같은 방침이 넷북, MID, 저가 노트북, 미니 노트북 등 최근 쏟아진 비슷비슷한 카테고리에서 아톰의 입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고 풀이하고 있다.

기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아톰 노트북 제작에 일부러 제약을 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PC 업체 관계자는 "사실 12인치 아톰 노트북이 나오면 기존 서브 노트북 시장이 상당부분 아톰 노트북으로 옮겨갈 것은 뻔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인텔이 강조하는 '넷북'이라는 개념은 인터넷 접속에 중점을 둔 제품. 그렇다면 11~13인치 서브 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이동성에 중점을 두고, 높은 성능보다 인터넷 접속과 문서 작업 등 단순하고 간단한 용도로 구매하는 의도와 맞아떨어진다.

때문에 아톰 노트북이 12, 13인치로 출시되면 기존 코어2듀오나 셀러론 등이 확보했던 시장을 잠식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PC 업체들의 견해다.

그에 비해 10인치 이하 노트북은 인텔 입장에서는 거의 없던 시장이나 마찬가지. 울트라모바일PC(UMPC)가 일부 출시되긴 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아톰 노트북이 거둘 수 있는 효과는 극대화 된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경차용 엔진을 중형차에 달면 소비자-제조업체 모두 불만"

이같은 PC 업체들의 반응에 대해 인텔 측은 "아톰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넷북은 인텔이 애당초 저개발 국가의 PC 보급 및 어린이들이 처음 사용하는 교육용 PC로 개발했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가에서도 이를 세컨PC(2차 PC) 개념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인텔코리아 마케팅 총괄 박성민 상무는 "인텔이 10인치 이하 제작에 대한 가이드라인(권고안)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비유하자면 아톰은 경차용 엔진인데, PC 업체들이 '인텔 최신 프로세서 아톰'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중형차 크기로 만들어 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13인치, 혹은 15인치 '중형차 급' 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아무리 '아톰 노트북은 인터넷 중심의 넷북'이라고 설명해도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등에서 어느정도의 성능을 기대하게 되는데, 아톰은 그같은 성능을 내기 위해 제작된 프로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PC 제조업체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 소비자들에게 "인텔 최신 프로세서 탑재한 제품 성능이 왜 이러냐"는 원망을 듣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부득이 아톰 노트북을 '경차용'으로만 제작하도록 권고했다는 것이 박 상무의 설명이다.

박 상무는 "앞으로도 이 권고안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넷북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자신이 실제 기대하는 성능이 어느정도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해야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톰 노트북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80GB 이상 탑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9월쯤 이 기준을 해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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