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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순위바꿈 시작됐나…시가총액 '대역전'


삼성·미래에셋·한국금융 약진 대우 우리 등 부진

'업계 1위'를 자부하던 대우증권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시가총액 1위에서도 1위를 달리던 대우증권이 삼성증권에 추월, 2위로 밀려나고 미래에셋증권도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태다.

대우증권 뿐만 아니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기존 대형 증권사들의 입지도 예전과 달라졌다. 미래에셋, 한국금융지주 등에 시가총액까지 밀리며 향후 전개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순위바꿈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증권, 대우증권에 대역전 드라마

정부가 산업은행의 IB업무를 대우증권에 넘겨주며 '글로벌 IB' 육성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과는 예상밖이다. 대우측이 은행연계계좌 수수료 인하 등 역주행에 나서며 오히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주가만 올려준 형국이 됐다.

17일 현재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는 7조2천182억원의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1.79% 하락했지만 9월 중순 이후 7만원대 초반에서 상승 시동을 걸고 가파른 상승세 속에 지난 16일에는 11만8천원까지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5만원 초반이던 주가가 지난 15일에는 7만5천800원까지 치솟는 강세를 시현했고 17일 현재 시가총액은 3조6천43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들 증권사의 상승세는 같은기간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실제 지난달 18일 이후 증권업종지수는 21% 상승에 그쳤다. 시장평균을 크게 웃돈 강세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이들 증권사의 강점이 '자산관리'에 있다는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통법시대 위탁 매매중심의 영업대신 자산관리 분야가 증권사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의 뒷심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이미 주식 매매영업보다는 자산관리에 치중하고 있고 삼성투신운용이라는 우군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뒷배경으로 자산관리 분야의 최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과거 국내 투신시장의 1위 업체 한국투자신탁증권이 전신인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발등 찍힌 대우증권

이 같은 상황은 증시가 2000선을 공략하며 가파르게 상승하던 지난 7월과는 또다른 모습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당시 증권주 상승을 주도한 주인공은 지금과 달리 대우증권이었다. 지난 7월23일 3만7천950원의 주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7조원 고지를 밟으며 새지평을 여는 듯 했다.

같은날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은 6조2천200억원, 우리투자증권은 4조2천118억원이었다. 또 한국금융지주 3조6천431억원, 미래에셋이 3조5천252억원 등의 순이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시가총액 격차는 12%, 미래에셋과는 거의 배가 차이났던 것. 그러나 불과 3개월 사이 삼성증권에는 2조원이나 추월당했고 미래에셋과도 격차가 6천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은 미래에셋과 한국금융지주에 밀린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도 마찬가지. 새로운 변화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의 빌미를 제공한 게 대우증권이라는 증권가 평이다. 정부가 산업은행의 IB업무를 대우증권으로 이관키로 결정한 직후 대우증권은 위탁매매영업 강화를 위해 은행연계계좌 수수료 인하 방침을 내놓았다.

대우측은 IB업무와 함께 위탁매매 영업을 강화,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었지만 시장은 이를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경쟁 등 수익성 악화 신호로 해석했다. 이탓에 위탁매매보다 자산관리 부문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들이 급등하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해석이다.

대우증권이 부랴부랴 수수료인하 방침을 철회했지만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우증권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가가 대개 3만5천원 내외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 목표가에 도달한다해도 시가총액은 6조6천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시장은 대우와 삼성증권과의 격차를 인정한 셈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은행 연계계좌 수수료 인하 소식 이후 지난 1개월간 대우증권의 주가 수익률이 주가수익률을 2%에 그치며 미래에셋이나 삼성증권에 크게 못미쳤다"며 "은행연계 계좌 수수료 인하를 무기한 연기, 당분간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 심화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이같은 증권사 시가총액 순위 바꿈은 2009년 시행을 앞둔 자본시장통합법과 감독당국의 증권사 신규 설립허가 등 증권계의 경쟁구도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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