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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HDD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지존은 나"


소비전력-성능 면에서 서로 앞선다고 주장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가 차세대 디지털기기용 저장장치로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저장장치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통했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하는 SSD는 보통 성능과 소비전력, 외부충격, 소음 등에서 HDD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SSD의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HDD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1테라바이트(TB)까지 이르는 저장용량이 강점이다. 또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HDD의 장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HDD 업체들은 SSD가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성능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SD 업체들은 오히려 HDD의 상대적인 강점을 SSD가 뛰어넘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저장장치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D, 성능·소비전력·충격·소음 약하지 않다…SSD, 무슨 소리!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스토리지사업부의 박노열 상무는 최근 1.8인치 크기, 같은 용량의 자사 HDD와 다른 SSD 제품을 비교 테스트한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자체 테스트 결과 전체 시스템 가동 시 HDD가 소비하는 전력은 영화 재생 시 13%, 음악 재생 시 10% 정도 비중만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DD의 소비전력은 전체 시스템상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

외부충격의 경우 대부분의 호스트 장치가 300G(중력가속도) 이하에서 고장이 나는 반면, 삼성전자 HDD는 작동 시에도 600G의 충격을 견뎠다. 프리 폴(free-fall, HDD가 충격을 감지하고 헤드를 자동 파킹시켜 데이터를 보호하도록 하는 센서)을 채용할 경우 동작 중에도 1천500G의 충격까지 견딘다는 것. 따라서 1천~2천G의 충격을 견디는 SSD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박 상무는 소음도 최신 HDD는 20데시벨 정도로 한적한 시골에서 나는 소리와 같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속도의 경우 읽기는 SSD가 58메가바이트(MB)/초(s)로 HDD(39MB/s)보다 빠르지만, 쓰기는 HDD가 38MB/s로 SSD(26MB/s)보다 빠르다는 결과를 내보였다.

하지만 이런 결과에 대해 SSD 업체들은 즉각 반박했다. 2개 SSD 기업 임원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소비전력은 SSD가 1.5와트(W)로 고른 전압을 사용하지만, HDD는 9~13W를 활용하며 고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대부분의 PC 이용자들이 영화와 음악·게임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데, 이때 HDD의 소비전력은 삼성전자 측이 전한 비율보다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트북 업체들이 단 10분이라도 더 긴 사용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외부에서 잦은 부팅 및 대기모드 전환이 일어나는 HDD의 소비전력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HDD는 성능을 높이려면 디스크 회전수(RPM)를 높여야 하나, 이 또한 더 많은 소비전력을 요구하는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외부충격 면에서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PCB)에 탑재된 SSD와 자기디스크 원판에서 헤드가 움직이는 HDD는 적잖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게 SSD 업체들의 주장이다. 한 업체 임원은 "삼성전자의 테스트 결과를 인정한다 해도 HDD는 일정 수준에서 내동댕이 치면 깨지지만, SSD는 돌아간다"며 재밌게 표현했다. 아울러 HDD에서 '프리 폴' 센서가 작동하면 성능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소음의 경우 20데시벨 수준이라도 이용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 있는 반면, SSD의 소음은 0데시벨이란 점을 강조했다.

속도는 일반적으로 읽기는 SSD가, 쓰기는 HDD가 더 빠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SSD 업체들은 자체 기술력으로 쓰기 속도를 HDD보다 높였다는 예를 제시했다. 재밌는 것은 두 진영에서 속도와 관련해 몇몇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맞은 편 진영의 제품을 비교대상으로 써서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히는 점이다.

◆HDD, 무게·용량·가격 우리가 낫다…SSD, 얼마 못 갈걸

현재 용량이나 가격 면에선 HDD가 SSD에 월등히 앞서고 있다. 박 상무는 무게 면에서도 HDD가 뒤지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체 테스트 결과 64기가바이트(GB) 용량의 HDD는 43.5그램(g)이었지만, SSD는 32GB가 46g로 나타났다는 것. 또 제품에 따라 두께도 HDD가 더 얇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SSD 업계는 현재는 비싼 가격으로 고용량의 칩을 쓸 수 없지만, 내년 하반기 쯤이면 플래시메모리의 가격 하락과 함께 동일 용량에서 더 가벼운 SSD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HDD는 진공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케이스가 필요하지만, SSD는 모듈 타입으로 무게와 형태를 조절할 수 있으며, 향후 SSD가 시장을 장악하면 HDD 대체용으로 규격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무게와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HDD의 경우 1TB 이상의 용량까지 출시되는가 하면 올해 160~250GB, 내년은 320GB 제품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박 상무는 "SSD는 매년 두 배 정도로 용량이 늘어나고 있어 32~64GB 제품이 보편화돼 있는 상황에서 HDD의 용량을 따라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SSD는 모바일 분야에서 고유한 영역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SSD 진영도 반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때문에 각자가 강점을 지닐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 다만 SSD에 쓰이는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매년 40~50%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플래시메모리 용량 자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SSD도 향후 HDD에 버금가는 저장 크기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용산전자상가에서 HDD는 10만원 정도에 100GB를 넘어서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100GB 미만 제품의 가격이 수십~수백만원에 이르는 SSD와 가격 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SSD의 가격이 점차 떨어지겠지만, 일정 수준의 차이는 존재할 것이란 게 HDD 업계의 바람과 같다.

이에 대해 SSD 업체 한 임원은 "과거 HDD도 100GB 미만 제품이 500만원 정도의 고가에 판매됐었다"며 "오는 2009년 이후 P램이 상용화되면 가격 및 용량 면에서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SD 가격이 HDD의 1.5~2배로 형성돼도 시장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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