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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통신(KT)에 무릎꿇은 포털(네이버)?


검색황제 네이버가 12일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의 IPTV에 프로그램공급업체(CP, 또는 PP)로 참여한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3%가량 오르는 등 기대감이 높다.

이번 제휴로 메가TV 가입자들은 TV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을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고 한게임이나 쥬니어 콘텐츠를 데이터채널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네이버의 TV판 서비스가 이뤄지는 셈이다.

TV는 휴대폰과 함께 PC에 이어 인터넷 포털들에게 가장 중요한 윈도우중 하나이다. 그래서 네이버의 TV 진출에 기대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망없는 사업자들(네이버, 다음 등)도 독자적으로 IPTV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IPTV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망이용대가에 대한 실질적인 합리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 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일 국회 토론회에서 QoS 망에 대한 동등접근 허용과 셋톱박스 부착 주장이 제기되는 등 인터넷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IPTV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런 논의가 구체화되는 데 힘을 보태지 않고, 지켜보는 대신 KT 품에 먼저 안겨 버렸다.

물론 네이버측은 "KT와 제휴는 독점이 아니고 독자 진출 가능성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가져 가느냐는 네이버 선택이지만, 인터넷 1위 기업의 이번 결정이 다른 인터넷 기업들의 전략적 판단이나 국회에서의 망동등접근 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네이버는 KT를 비롯한 네트워크 사업자들과 풀어야 할 숙제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네이버는 늘어나는 트래픽에 대비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는 일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KT 등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IDC를 만들고 현재 있는 IDC(KT IDC)와 함께 운영하려 할 경우 BGP 라우팅과 KT IDC에 다른회사 광케이블이 들어오는 일이 필수적이다.

BGP 라우팅이 돼야 망을 이중화할 수 있고, 특정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입주해 있어도 회선사업자 사이에 가격경쟁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IDC 안에서 BGP 라우팅이 안되고 , KT IDC에는 다른회사 광케이블이 들어올 수 없다.

BGP라우팅이란 한 인터넷 기업이 여러 개의 인터넷서비스기업(ISP)과 연결할 때, 양쪽으로 골고루 트래픽을 나눠 보낼 수 있도록 대등하게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해도 일본에서는 가능하다. IDC는 NTT 것을 사용해도 회선은 다른 사업자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상황을 두고 이같은 이슈가 있는 마당에 네이버는 이 문제를 풀려고 애써 노력하다가 KT에 찍히기(?) 보다는 KT IPTV사업에 서둘러 참여하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업계 전반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고치기 보다는 KT와 관계를 공고히 하는 편이 사업상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업계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리딩 기업이 묵과한다면 중소 인터넷 기업들의 어려움은 커질 게 뻔하다. UCC, 동영상, 온라인 게임, 이러닝 등 콘텐츠가 대용량화되면서 인터넷 기업들에게 네트워크 안정화와 비용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네이버가 인터넷 기업 전반을 위해 희생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최휘영 사장의 말처럼 "네이버도 구글폰 같은 것을 만들고 싶다"면, 단기적인 자사 이익만 추구할 게 아니라, 방송통신 인터넷 융합시대에 맞는 공정경쟁 원칙이 만들어지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여론 독점, 콘텐츠 독점 기업으로 낙인찍힌 네이버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네이버의 정책은 인터넷 생태계를 온전히 지켜내는 쪽으로 변화돼야 할 것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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