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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女 아나 사건과 달라진 포털


어제(29일) 새벽 모 여자 아나운서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오전 내내 각종 인터넷 포털이 시끌벅적하다.

일부 포털 사이트의 연예뉴스 섹션에는 이와 관련된 기사와 사진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면서 또 한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속된 말로 '난리법석'이다.

이 두 사이트에서는 뉴스홈과 연예섹션 등에서 이 여자 아나운서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을 하지 않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이유는 바로 네이버와 미디어다음이 인터넷을 통한 뉴스 유통사로서 이번 사안을 사생활 침해와 선정적 보도로 보고 '노출 자제'라는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뉴스 한 관계자는 "현재 이 사안을 정책적으로 판단하고 현 단계에서는 '노출을 하지 말자'고 입장을 정리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 사안의 심각성이 더해져 모든 언론이 사회적 이슈로 다루거나, 다른 단계로 진척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노출을 자제할 생각이다. 현재로는 이를 주요 뉴스로 다뤄야할 국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명백한 사생활 침해나 선정적인 관심을 끌려는 보도나 사진에 대한 노출 자제는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해 온 정책"이라며 "이를 열심히 활용하는 쪽도 있겠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콘텐츠를 클릭수나 페이지뷰 등 상업적으로 연관짓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번 여자 아나운서의 경우 처럼 개인 홈페이지나 컴퓨터를 해킹해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하지만, 아무리 범죄 행위라고 외쳐도 일단 인터넷에서 불이 붙기 시작하면(소위 네티즌들의 손을 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 저주의 굿판을 벌인다.

과거에도 그랬고, 또 지금 현재에도 그렇다.

그동안 많은 유명인과 연예인, 심지어 일반인들까지 은밀한 개인 사생활과 신상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고통과 아픔, 심지어 극한적인 상황으로까지 몰리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자살로 생을 마감한 몇몇 젊은 여자 연예인들도 인터넷에 달린 악플이 자살의 한 요인으로 꼽힐 정도로 인터넷을 통한 개인 사생활 침해와 악플의 부작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사생활 사진 유출의 당사자인 여자 아나운서도 아마 '죽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포털 연예뉴스가 사회적인 이슈를 주요 기사로 다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짓밟는 콘텐츠를 전면에 노출해 이를 친절(?)하게 이슈화 할 역할까지 할 필요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에서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근거 없는 사실 보도, 악플에 대한 배포자(포털)의 법적 책임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한 인간의 심성을 비열한 방법으로 파괴할 수 있는 일에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요즘은 네이버와 다음이 인터넷에 올라온 출처불명의 극히 사생활을 담은 사진을 매개로 각종 기사를 쏟아내는 일부 매체보다 더 철이 든 것 같다.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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