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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차세대데이터센터-2]IT 비용 도둑 '전기료' 줄여라


IT 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한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스템 유지보수비도, 전문 인력에 투입되는 인건비도 아닌, 바로 전기요금이다.

국내 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들이 한달에 내는 전기요금는 대략 3억원에서 4억원 사이이다. 중견 규모의 데이터센터도 한달에 1억원 이상을 전기요금으로 지불한다. 때문에 이 전기요금만 줄여도 IT 운영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문제는 고성능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시스템이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증가할 뿐,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력 사용량이 임계치에 다다르면 데이터센터의 공간이 남아도 전력 한계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는 상황까지도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차세대데이터센터에서는 이 전기세가 25% 이상 줄어든다.

한국HP 차세대데이터센터 전략 담당 김기병 부장은 "서버 한 대를 운영하는데 드는 전기 요금을 3년간 모으면 서버 한 대 값과 맞먹는 비용이 된다. 이 전기 요금을 30%만 줄여도 서버 값을 30% 할인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멋진' 전산실 전경, 알고보면 전기 먹는 하마

그렇다면 차세대데이터센터에서는 어떻게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일까.

일단 전기가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이 쓰이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IDC가 2005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시스템 구동을 위해 쓰이는 전기는 전체 전력 소모량의 3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시스템이 내뿜는 열기들을 식히기 위한 '온도 유지'에 집중 사용된다.

'시스템들이 내 뿜는 열기를 효율적으로 냉각하면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 이 점이 차세대데이터센터가 강조하는 점이다. 이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문제점만 몇 가지 해결해도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보면 멋지게 늘어선 서버들이 장관을 이룬다. HP, IBM, 썬 등 업체들의 로고가 보기 좋게 장식된 서버들이 한쪽 면을 향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고, 시스템 랙 안에서도 큰 시스템은 아래쪽, 작은 시스템은 위쪽에 안정감 있게 '진열'돼 있다.

내부 온도는 어디를 가나 섭씨 24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열이 많이 발생하는 시스템들 사이로 전기 먹는 '하마' 에어컨들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HP 데이터센터 라이프사이클 컨설팅 담당 김용호 부장은 "이처럼 한쪽 면을 향해 시스템을 전면 배치하면 앞에서 발생한 열을 뒤쪽 서버가 도로 빨아들이는 꼴이어서 효율적인 냉각이 어렵고, 전체 데이터센터의 온도 유지에도 몇 배의 노력이 든다"고 지적했다.

◆"냉각의 고정관념 깨라"…서버 배치부터 다시

차세대데이터센터에서 '효율적인 냉각'을 수행하려면 그동안 당연하게 적용해 왔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먼저 시스템의 배치부터 살펴보자. 차세대데이터센터에서는 비록 보기에 안 좋더라도 서버를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를 바꾸고 있다.

시스템에서 열이 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서로 겹치게 배열하면 열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열 섬(Hot Spot)'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 곳을 집중 냉각함으로써 오히려 전체 냉각 비용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얇지만 발열량이 높은 고집적 서버가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공기에 가장 먼저 닿을 수 있도록 랙 아래쪽에 배치해도 효율적인 냉각을 할 수 있다.

전체 데이터센터의 온도가 시스템에 최적화된 '섭씨 24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야한다.

열섬 부분은 강한 바람으로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 부분의 온도를 24도로 냉각하는 것은 전기만 소모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한국HP 김용호 부장은 "24도라는 온도는 서버 전면부에 필요하다. 이 부분에는 찬 공기를, 열섬에는 강한 바람을 불어주는 유연한 온도 유지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세대데이터센터에서는 24시간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공기 순환 장치의 역할도 줄여야 한다.

공기를 무조건 세게 불어넣기만 하면 열섬 현상으로 모인 시스템의 뜨거운 공기들이 오히려 시스템 앞쪽으로 몰려 뜨거운 공기가 재 유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전체 온도에 맞춰 공기압을 조절할 수 있는 '똑똑한' 공기 순환 장치가 필요하다. 물론 이렇게 되면 일정한 속도로 모터가 돌아가면서 잡아먹던 전기세도 줄일 수 있다.

케이블을 쓸어담은 이중 마루 역시 바닥 아래에서도 찬 바람이 잘 불어나올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던가, 아니면 아예 덕트 형식으로 케이블을 위쪽으로 올려 공기 순환을 돕도록 하는 것이 차세대데이터센터의 모습이다.

김 부장은 "온도 측정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나 설계를 위한 컨설팅 비용이 새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 연간 전기세를 수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 경험치' 버려야 전기세 줄인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비들은 설비 담당자들의 '경험치'에 의해서 설계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경험치는 그동안 적중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데이터센터의 시스템들이 소비하는 전력은 랙당 평균 3KW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고집적-고성능 서버들이 늘어나면서 시스템 크기는 줄어들고 랙에 집적되는 서버 대수는 늘어났다. 당연히 전력 소모량도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 블레이드 서버들이 대중화 되면 랙당 최대 전력 사용량은 30~50KW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하게 '서버 대수x전력량' 등의 공식으로 전력 사용량을 설정한다면 전력비용을 줄일 수 없다.

이제는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에서부터 효율적인 데이터에 의존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최근의 데이터센터 설계 툴에서는 데이터센터 설계단계에서부터 앞으로 사용할 전력 사용량을 예측하고 센터내 온도분포를 3D로 분석, 그래픽 형태로 보여줌으로써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공기의 흐름이나 열 발생 지점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측정함으로써 전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정적인 냉각이 아니라 서버를 데이터센터에 채워가는 형태나 열이 발생하는 지점에 따라 상황에 맞게 찬 공기를 불어넣는 '유연한 냉각'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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