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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에도 있는 노트북석, KTX에는 왜 없나


 

KTX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 KTX는 전국을 3시간 생활권으로 만들며, 당일 귀가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출퇴근용 교통수단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맨들의 이용률 또한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열차에도 있는 노트북석이 최신식 열차인 KTX에 없다. 어찌된 일일까.

노트북석은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AC 전원을 꽂을 수 있는 콘센트와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돼 있는 좌석을 말한다. 전원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마을호는 전 차량이, 무궁화의 경우 97년도 이후에 제작된 일부 차량에 노트북석이 마련돼 있다.

철도공사 측은 11일 "지난 93년 KTX 도입 당시 노트북 사용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아 이를 설계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당시에는 노트북과 같은 기기가 활성화될 것을 예상하지 못해 관련 설비를 미처 설치하지 못했다는 얘기.

요즘에도 간혹 이 때문에 민원을 제기하는 승객들이 있다. 철도공사도 이들을 위해 KTX에 노트북석을 위한 추가 설비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들과 비용문제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마을호의 경우 별도의 발전차에서 공급받은 전기로 운행된다. KTX는 전류선에서 공급받는 전기로 운행된다. 따라서 공급되는 전류의 양이 일정하지 않고 시시각각 변한다. 콘센트를 설치할 경우 전류가 과부하되거나 끊겨서 노트북이 망가질 수도 있다.

또한 노트북석을 추가해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할 경우에는 예기치 않은 사고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차량이 도입된 후 8년이 지나면 대대적인 점검에 돌입하는데 이 때 여러가지 필요한 설비에 대해서 추가하는 등 승객들의 요구에 맞게 차량을 업그레이드 한다"며 "2004년에 KTX를 도입했으니 2012년이나 돼야 노트북석 설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KTX 승객은 배터리 걱정없이 노트북을 이용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편법은 있다.

주말마다 KTX를 이용해 서울과 부산을 오간다는 강 모씨. 그는 직업상 노트북을 늘 이용한다. KTX에 노트북석이 없어서 이용 중 노트북이 꺼져 많은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절묘한 방법을 찾아냈다.

그가 이용하는 방법은 객차와 객차 사이에 청소기 등을 이용하기 위한 콘센트를 이용하는 것. 이곳에는 간이 의자도 마련돼 있다. 이 콘센트를 이용하려면 승무원에게 요청해야 한다. 승무원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열쇠로 콘센트 뚜껑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강 씨는 "예약한 좌석에 앉아가지는 못하지만 노트북 사용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노트북을 위한 전용 콘센트가 아니다. 따라서 노트북이 망가질 수도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이곳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노트북이 망가질 수 있으니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KTX 객차는 현재 46량. 철도공사는 오는 2008년에 6대, 2010년에 4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인데 이 차량에는 노트북 설비가 들어갈 예정이다.

이설영기자 ron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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