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네이트온'이 'MSN 메신저 끼워팔기' 판단 잣대?


 

"네이트온의 성공은 MS의 '끼워팔기'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증거다"

"네이트온의 성장은 싸이월드와의 연계가 만들어 낸 매우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메신저 끼워팔기'가 시장 지배력을 발휘하는 수단이 됐는지에 대한 논란이 학계에서 불붙었다.

1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사건의 경제적 분석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산업조직학회 소속 교수들은 '메신저 끼워팔기'가 시장에 끼친 영향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찬반 양측이 주장의 근거로 든 것은 모두 네이트온의 성공 사례.

'메신저 끼워팔기'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측은 "네이트온은 MSN 메신저와는 별개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 최근에는 시장 1위에 올라섰다"며 "'끼워팔기'가 문제라면 이 같은 성공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메신저 끼워팔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측은 "네이트온이 성공한 것은 싸이월드와의 연동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메신저들이 사용할 수 없는 예외적인 전략을 '끼워팔기' 문제를 부인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곤란하다" 지적했다.

◆ "'끼워팔기' 문제라면 네이트온 왜 떴나"

이날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은 객관적 시장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며 "우리나라의 메신저 시장에서는 세계 어디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MSN 메신저가 윈도ME에 포함된 것은 지난 2000년 10월"이라며 "공정위의 입장대로라면 지금쯤에는 경쟁 메신저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거나 신제품의 개발과 출시가 더뎌져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코리언 클릭'의 로그인 데이터를 인용,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월 공식 출시된 '네이트온'은 지난해까지 1천175만 명의 순사용자를 확보해 시장 1위에 올라섰지만 같은 기간 MSN 메신저의 순사용자수는 1천16만 명에서 770만 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끼워팔기'가 MS의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는 공정위의 입장이 네이트온의 성공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 교수는 "메신저는 서로 차별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데다 복수 사용이 가능하고 인터넷으로 간단히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봉쇄' 또는 '독점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네이트온 성공은 싸이월드 때문...다른 메신저는 대책 없다"

반론도 불을 뿜었다. 김재홍 한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네이트온을 '끼워팔기'로 인한 경쟁 제한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네이트온은 싸이월드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서비스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싸이월드가 확보하고 있는 '일촌' 목록은 메신저의 버디리스트와 같은 네트워크로서 이는 이미 만들어진 외부 네트워크를 한꺼번에 확보한 것"이라며 "MS가 OS의 독점력을 메신저 시장으로 전이한 것과 같이 네이트온이 커뮤니티서비스 시장의 독점력을 메신저 시장으로 끌어 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다른 메신저들이 사용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외부에서 공급되는 네트워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원이 아니라는 것. 네이트온의 성공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위험한 시도라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현재 국내 메신저 시장은 MSN 메신저와 네이트온이 동시에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끼워팔기'가 지속된다면 이 같은 균형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MSN 메신저는 '끼워팔기'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지만 네이트온은 외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끼워팔기' 논란 지속될 듯

토론회장에서는 두 진영 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공정위 심결은 지난해 12월에 났지만 논란은 잦아들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청중 토론에 나선 MS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결정 과정에서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들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컴퓨터 초보자들이 미디어 플레이어와 메신저를 따로 내려받는 상황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해 공정위 결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공정위 의견서 전달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MS의 다음 움직임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이정호기자 sunris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네이트온'이 'MSN 메신저 끼워팔기' 판단 잣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