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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결산] '2004 디지털 문화코드 7選'


 

2004년 한 해 IT는 단순한 기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를 창출해 내는 주요 역할을 담당했다. 이제 IT와 생활 그리고 문화는 그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지을 수 없을만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IT가 만들어내 디지털 문화, 그 가운데 그 어떤 오프라인 문화보다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핫 이슈들을 모아봤다.

◆ '싸이질' 하느라 "바쁘다 바뻐"

2004년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열풍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싸이질'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는 연말을 맞아 곳곳에서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카페 등 기존 커뮤니티와 달리 개인만의 공간을 쉽게 꾸밀 수 있고 지인들과 '1촌'이라는 인맥으로 연결돼 '인맥 커뮤니티'라고도 불리는 미니홈피.

올해 싸이월드의 가입자 수는 1천200만명을 돌파했으며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없으면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싸이월드의 가상화폐인 '도토리(1개 당 100원)'의 하루 판매량이 150만개에 이른다고 하니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정도.

이러한 싸이월드 인기의 비결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를 미니홈피가 충족시켰으며 1촌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타인과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유명세를 타면서 사생활 침해 등 그 부작용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스팸성 게시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 '패러디가 곧 유명세'

2004년 상반기, 대통령 탄핵과 총선 등 정치적인 이슈가 네티즌들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사진과 그림 등을 합성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패러디'가 인터넷을 수놓았다.

패러디의 산실로 유명한 디시인사이드, 웃긴대학의 회원들이 만들어 낸 갖가지 패러디물들이 쏟아졌으며 미디어몹과 같이 패러디뉴스를 생산해내는 사이트가 새로 생겨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패러디물은 정치 풍자를 비롯해 사회적 이슈, 드라마, CF 등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었으며 각 정당들은 네티즌의 문화였던 패러디물을 자신들의 정책과 이미지 쇄신을 위해 직접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패러디물은 네티즌의 기발함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 또한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 등이 널리 퍼지면서 누구나 쉽게 패러디물을 생산해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패러디물은 최성국 등 한 연예인을 인기스타로 만들기도 했고 '파리의 연인'과 같은 유명 드라마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패러디를 어디까지 문화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거셌다. 이런 가운데 한 정당을 비판하는 패러디물을 만들었던 패러디 작가가 고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목을 받기도 했으며 패러디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자는 움직임도 일어나 패러디 작가연대가 구성되기도 했다.

◆ 나만의 미디어, '블로그 붐'

2004년은 1인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 한 해였다. 국내 유명 포털들은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표적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도입했거나 도입에 나섰다. 한 인터넷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블로거 인구는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네티즌의 관심사가 기존 '카페'로 대표되는 집단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인 공간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조직속에서 자신을 표핸했던 사람들은 이제 블로그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개인의 생각과 관심을 자유롭게 털어놓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블로그의 또 다른 매력은 개인적인 공간임에도 익명의 다수와 쉽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 블로그는 보통 미니홈피와 달리 단순한 신변잡기적 일상이 아닌 한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깊이 있는 생각을 담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또한 포털사이트의 검색과 연계되면서 '전문적인 블로그'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같은 주제와 관심사에 대해 댓글로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하다는 것도 블로그의 특징. 때문에 정보공유를 위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 뭐든 찍어 올리는 '디카족'

최근 관련 업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국내 디지털카메라의 판매 대수는 지난 10월 100만대를 돌파해 올 연말에는 최소한 14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젊은이들의 필수품이 된 디지털카메라는 더 이상 사진을 찍는 '도구'가 아니다. 디지털카메라는 하나의 놀이문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된 것.

일명 '디카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에 올려 누군가와 공유하길 좋아한다. 이들의 특징은 밥을 먹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사소한 일상들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는 것 자체가 이들에겐 하나의 놀이인 셈이다.

또한 디카족은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카메라를 소유해 사회의 부조리나 일부 기업의 횡포 등을 순간 포착해 고발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2004년 하반기 이들 디카족이 찍어 인터넷에 올린 사진들 덕분에 쓴 맛을 톡톡히 본 식품업계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을 정도였다.

◆ '펌'은 내 생활...'펌킨족' 대활약

인터넷에 다양한 콘텐츠를 이곳 저곳으로 옮기는 네티즌들을 일컫는 '펌킨족'. 2004년 한 해 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펌킨족'이란 말은 인터넷에 올려진 콘텐츠를 자신의 미니홈피나 커뮤니티로 옮기는 행위인 '펌'과 인터넷 유행어인 '즐(KIN 옆으로 읽으면 '즐'이 됨)'이 합쳐져 만들어진 새로운 인터넷 언어.

이들은 자발적, 그리고 독자적으로 콘텐츠들을 퍼나르면서 콘텐츠의 대량생산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패러디물은 이러한 펌킨족의 손을 타고 더 넓게 알려졌으며 유행어와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이들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은 이들 펌킨족의 욕구를충족시키 위해 '스크랩' 등 게시물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나서기도 했다. 기업에서는 펌킨족의 전파 능력을 빌어 마케팅을 펼치는 방법을 생각해냈을 정도.

그러나 펌킨족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저작권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 만능 엔터테이너 '휴대폰'

2004년 국내 카메라폰의 판매대수는 1천300만대에 이른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카메라폰이 차지하는 비율도 81%를 차지할 정도. 이제 카메라폰 정도는 필수인 시대가 왔다.

뿐만 아니다. 좀 더 똑똑한 휴대폰을 원하는 모바일족의 욕구에 따라 휴대폰은 MP3, TV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로 진화했다. 덕분에 휴대폰은 이제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내는 중심에 섰다.

모바일족은 이제 휴대폰을 마치 PC처럼 이용하며 메신저와 미니홈피, 블로그까지도 휴대폰을 통해 즐기고 있다.

물론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MP3 폰은 저작권 문제와 맞물려 2004년 음악 시장이 겪은 진통의 한 가운데 놓이기도 했으며 카메라폰으로 인한 부작용은 연일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 '10대, 그들만의 문화'... 인터넷 소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으며 오프라인 책으로까지 출판된 인터넷 소설들. 2004년에는 이들 인터넷 소설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진출하며 다시 한번 인터넷 소설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 한해였다.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이어 올해 개봉한 유명 인터넷 소설작가인 '귀여니'의 '늑대의 유혹'과 '그놈은 멋있었다'는 인터넷 소설의 특징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며 10대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10대 주인공들의 발랄한 사랑 이야기가 중심인 인터넷 소설은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셈. 덕분에 인터넷 소설들은 가상공간을 벗어나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소설들이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일부 인터넷 소설들은 맞춤법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비현실적인 상황설정 등으로 어린 학생들의 정서와 가치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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