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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게임 만들어요"...엔플레버


 

'향기가 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설립된 회사가 있다.

지난 2003년 12월 판타그램 출신의 베테랑 게임 제작자 8명이 모여 세운 엔플레버(대표 박승현)가 그 주인공.

온라인 게임이 수없이 범람하고 있는 이때, 이용자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게임을 창조한다는 신념으로 회사명을 네트워크(Network)와 향기(Flavor)를 조합해 엔플레버(N+Flavor)로 정했다.

박승현 대표를 비롯해 창립멤버 8인은 판타그램에서 '샤이닝로어'란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던 이들이다. '샤이닝로어'는 현재의 '마비노기'나 '요구르팅'과 같이 정통 역할분담 게임(RPG)을 벗어나 특색있는 즐거움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엔씨소프트에 판권이 넘겨진 이후 완성도 부족의 이유로 선을 보이지는 못했다.

엔플레버는 '샤이닝로어'의 기획, 그래픽, 개발, 운영 등을 전담했던 핵심멤버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이 게임을 재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들은 5년여에 걸쳐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탄생한 '샤이닝로어'가 빛을 보지 못해 서운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직 게임성으로 무장한 새 게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30여 명으로 구성된 엔플레버는 그러한 게임성을 향기로 승화시키기 위해 굵은 땀을 쏟고 있다. 박 대표는 "주 5일제는 물론 직원 스스로에게 근태관리를 맡겨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맡은 바 의무는 철저하게 수행하도록 하는데 회사 운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빽빽한 업무 일정으로 자기관리조차 할 수 없는 개발 환경에서 향기나는 게임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엔플레버는 이제 막 파릇한 새싹을 틔우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온라인 게임 '라플레 크리에'가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는 내년 상반기엔 향기나는 꽃망울을 활짝 피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강력한 소환 기능 탑재 '라플레 크리에'

엔플레버가 조만간 선보일 온라인 RPG '라플레 크리에'는 그 이름 자체에 게임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라플레 크리에'는 불어로 '소환하다' 또는 '창조하다'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즉 기존 RPG의 애완동물(펫) 또는 소환수와 유사하면서도, 여러 방면에서 강화된 기능을 가진 '크리처 시스템'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RPG의 펫 시스템은 애완동물을 육성하고 전투에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선에서 그치지만, '크리처 시스템'에서 '크리처'는 이용자의 캐릭터와 함께 진화하며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아이템도 장착할 수 있다.

'크리처'는 육성 상태나 아이템 장비에 따라 이용자의 캐릭터보다 더욱 강력한 전투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전사형, 힐러형, 궁수형, 마법사형 등 다양한 스타일이 지원되고, 수십 가지를 한꺼번에 보유할 수 있다. 엔플레버는 조만간 시작될 시범 테스트에서 한 번에 6가지의 '크리처'를 가지고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용자는 몬스터 사냥 외에 '크리처' 간 대전을 벌일 수 있으며, '크리처'와 본 캐릭터를 동반한 팀 전투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크리처'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춰질 예정이다.

이처럼 '라플레 크리에'는 강력한 '소환 기능'을 특징으로 하지만 총 6개의 종족이 등장하는 정통 RPG를 추구하고 있어, 기존 대작들 사이 어느 정도 흥미를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플레 크리에'는 오는 1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게임성으로 승부할 것"...엔플레버 박승현 대표

"요즘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기존 RPG에서 약간 변형된 특징을 부각시키고자 애쓰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게임성이라 할 수 있다."

엔플레버의 박승현 대표(31)는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 게임 개발경력 12년을 자랑한다.

소프트맥스의 전신 갑인소프트를 비롯해, 판타그램, 네오위즈 등 유명 개발사를 거친 그는 국내에서 게임이 산업으로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해온 산증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를 사면 함께 주는 매뉴얼 책을 달달 외우다시피 해, 베이직 프로그램을 통한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했다고 한다. 게임 개발에 대한 열성은 중·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져, 본격적으로 8비트 컴퓨터용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실력을 쌓게 됐다.

책상 앞에 앉아 듣는 강의보다 시장에서 쓸 수 있는 게임개발 기술을 익히고자 했던 박 대표는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게임업체로 입사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력을 쌓아온 지 10여년이 흘렀다.

"아케이드, PC, 휴대용, 온라인 게임을 두루 개발해오면서 다양한 실험을 해봤지만, 결국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전체적인 조화를 통한 게임성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개발 경험에서 박 대표가 느낀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밸런스(균형)와 조화, 원활한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게임성이라는 것.

게임성이란 것은 실제 이용자가 게임을 체험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추상적 개념이기도 하다. '라플레 크리에'에 투영된 박 대표와 엔플레버만의 게임성이 이용자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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