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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日수출규제에 美오스틴공장 증설?…"검토된 바 없다"


일부 언론 보도에 삼성, "대체재 확보가 더 시급"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수출규제의 중장기 대응으로 미국 현지 생산라인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출규제 대상 반도체 소재의 우회수출 가능성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공장 증설론이 힘을 받는 것인데, 삼성전자는 일단 회의적인 반응이다.

22일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으로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의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일간 과거사 갈등을 경제보복으로 비화시킨 이번과 같은 유사 사례가 추후 발생할 수 있어 일종의 수출입 안전지대로서, 기존 미국 공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지난 30일 국내 재계 총수와의 간담회에서 미국 내 공장 증설 등 직접 투자를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증설론은 여기에 보조를 맞추는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생산단지 모습. EUV 최신 공정이 가동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생산단지 모습. EUV 최신 공정이 가동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삼성전자]

이같은 내용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삼성 관계자는 "미국 공장의 증설 여부를 이번 수출규제와 연결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에 22만평 규모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IT기업들의 시스템 반도체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으로 1996년부터 진출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은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미국 오스틴 공장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EUV의 경우 국내 화성공장 등 일부 최신 파운드리 공정에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재, 장비에 대한 추가규제 가능성도 크지만 이번 일본 수출규제의 경우 다분히 정치적 성격이 크다. 추후 한일 양국 협상 결과에 따라 어떤 타협점이 만들어질지 예견하기 힘들다. 공장 증설을 검토하기엔 투자 규모, 시기를 결정하기에 지나치게 변수가 유동적이라는 뜻이다.

섬성 관계자는 "공장 건설, 증설은 기본적으로 반도체 수요에 대한 판단을 토대로 결정되고 최소 2년여가 걸린다"며 "수출규제 문제의 해법으로 검토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오스틴 공장에 대한 15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 관계자는 "이번 수출규제 이후 별도로 추가적인 투자가 검토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업계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출규제가 일본산 제품의 최종 기착지를 '한국'으로 삼은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두고 있지만 중국 자체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 속해 있지 않다. 삼성,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통한 우회 수입이 어렵다는 뜻이다.

일본 소재·화학 업체들의 중국, 대만 등 해외지사를 통한 우회 수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수출계약 심사 과정에서 한국 국적 기업들에 대한 배제 방침을 거듭 시사한 만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본은 8월 중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군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인데, 전략물자 수출통제에 관한 국제 협정 가입국과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 우방이 화이트리스트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소재 확보 대책 차원에서 해외 공장증설 등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현재로선 수출규제 대상에 대한 국내외 대체재를 확보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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