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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증권업 경쟁도 높다던 금융당국, 왜 방향 틀었나


"증권업 경쟁도 매우 높다"→"경쟁 촉진"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그룹 내 복수 증권사 설립을 허가하고 신규 증권사 진입 문턱을 낮추는 등 증권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금융투자업계 지각변동이 점쳐진다. 그러나 당국은 불과 3개월 전 국내 증권업 경쟁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것 아니냔 업계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은 크게 신규 진입 규제 완화와 칸막이식 규제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10년 만에 신규 종합증권사 설립을 허가하는 등 업계 문턱을 낮추고 기존 증권사에 대해선 칸막이식 인가를 등록으로 전환해 경쟁을 촉진하겠단 복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증권업, 경쟁 활발한 시장"…3개월 후 "경쟁 촉진 필요"

그러나 이는 금융당국이 불과 3개월 전 발표한 증권업 경쟁도 평가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정책 방향의 일관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부동산신탁업과 보험업, 은행업에 이어 증권업에 대해서도 경쟁도 평가를 실시했다. 최종평가를 마친 금융위는 지난 4월 증권업이 경쟁적인 시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금융위는 "시장구조, 시장집중도 분석, 수익성 분석 등 정량평가 결과와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른 정성평가 결과를 종합했을 때 증권업을 경쟁이 활발한 시장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증권업 전반 및 주요업무별 시장집중도(HHI지수)가 전반적으로 낮아 경쟁적인 시장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2015~17년 국내 증권사의 순영업수익, 자본, 자산을 기준으로 한 평균 시장집중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업무별로도 위탁매매는 물론 그 외 리테일 부문이 타 업권과의 대비 매우 경쟁적인 시장으로 평가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증권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서 "시장구조, 시장집중도 분석, 수익성 분석 등 정량평가 결과와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른 정성평가 결과를 종합했을 때 증권업을 경쟁이 활발한 시장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이미지. [그래픽=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발표한 증권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서 "시장구조, 시장집중도 분석, 수익성 분석 등 정량평가 결과와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른 정성평가 결과를 종합했을 때 증권업을 경쟁이 활발한 시장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이미지. [그래픽=금융위원회]

이번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이 3개월 전 당국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정각 자본시장정책관은 "전체적인 증권업 경쟁 상황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증권사의 전문화·특화 측면에선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자본시장이 혁신성장 측면에서 모험자본 공급의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단 점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형화 기조 포기?…중소형사 '제 살 깎아먹기' 우려

당국의 이번 인가체계 개편으로 증권업 전반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형사의 경우 막강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한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업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리테일 영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걱정이 덜하겠지만 중소형사들은 카카오페이나 토스 같은 핀테크 기업을 비롯해 특화 증권사 등 새로운 경쟁사 진입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으로 핀테크 사업자가 금융투자업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됐지만, 자본이 소요되지 않는 사업 경쟁 심화로 중소형 증권사는 리테일 영업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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