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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비켜!"…'반격' 나선 지방 소주, 전국구 노린다


전국구 공세에 실적 악화…신제품 출시·가격 동결·신공장 준공으로 맞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참이슬·처음처럼' 등 전국구 소주 브랜드에 밀린 지방 소주들이 가격 동결과 신제품 출시, 공장 증설,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참이슬'과 2위 '처음처럼'은 최근 영·호남권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지방소주를 위협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국내 소주시장 합산 점유율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방소주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은 상태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공세로 매출은 두 자릿수 이상 감소세를 보였고, 적자로 전환한 곳도 상당수다.

보해양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820억 원, 영업손실은 110억 원으로 2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한라산소주 역시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금복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5억 원 감소했으며, 600억 원대를 유지하던 맥키스컴퍼니의 매출은 584억 원에 그쳤다. 이마트에 인수된 제주소주 역시 지난해 12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쟁사 제품인 '참이슬'이 전국 시장 점유율 52%를 넘어섰고, '처음처럼'도 지방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지방소주 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지방소주 업체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고, 일부 업체는 몇 백억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무학]
[사진=무학]

부산 지역 기반의 소주업체인 무학도 마찬가지다. 무학은 2009년 도수를 낮춘 '좋은데이(16.9도)'로 부산·경남 점유율을 17%에서 2년 만에 64%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자신감을 얻고 과일 리큐르 열풍에 편승해 '좋은데이'로 수도권 공략에 나섰지만 결국 과도한 마케팅비만 부담한 채 실패했다.

여기에 무학은 경쟁사인 대선주조와 '참이슬'의 약진에 밀려 지난해 매출액이 연결기준 1천9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50억 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이는 주류 매출액이 538억 원 감소한 데다, 수도권 및 부산·경남지역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로 주류부문 영업이익이 429억 원 가량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실적 악화로 한 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최재호 무학 회장은 지난해 10월 1년 만에 복귀해 경영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아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충주공장 완공을 계기로 전국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 초반대에서 2020년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무학은 현재 충북 충주시 메가폴리스 산업단지에 신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0년까지 공장을 완공해 전국에 '딱 좋은데이' 등 소주 제품을 대량 생산·판매함으로써 전국구 소주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무학 충주공장은 부지 8만5천740㎡, 건축면적3만597㎡ 규모로, 제품 생산량은 기존 창원공장과 울산공장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학은 제품 생산 확대를 앞두고 '딱 좋은데이' 등 주력 제품의 인지도 제고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0일 조직 개편을 통해 지역별 마케팅실을 신설하는 등 마케팅 강화에도 나섰다. 무학은 서울과 부산, 울산 등 4개 지역 사무소에 마케팅실을 마련하고, 각 지역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향후에도 지역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소비자 접점을 더욱 확대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참이슬', '처음처럼', '한라산' 등 경쟁 소주들의 출고가가 연이어 인상된 것과 달리, 주력제품인 '딱 좋은데이'의 가격을 동결함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광주·전남 지역 소주업체인 보해양조와 대전·세종·충청 지역 소주업체인 맥키스컴퍼니도 제품 가격 동결에 동참하며 전국구 소주 견제에 함께 나선 상황이다.

한라산 17 [사진=한라산소주]
한라산 17 [사진=한라산소주]

한라산소주는 제주 지역 대표 소주인 '한라산'을 전국구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최근 도수를 낮춘 '한라산 17'을 새롭게 선보였다. 소주시장이 저도주와 고도주 시장으로 양분화 돼 있다고 판단해 저도주 시장을 타겟으로 한 신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한라산 17'은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도수가 4도 낮아졌으며, 한라산 800m 이상에서 자생하는 조릿대 숯을 활용해 정제했다. 한라산소주는 이 제품을 지난해 11월 완공한 제주 신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있으며, 신공장의 생산능력은 하루 15만 병에서 25만 병으로 늘어난 상태다.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최근 3년 사이에 제주 외 지역에서 한라산의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신공장을 준공하게 된 것"이라며 "신공장을 통해 매출을 지금보다 2배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를 구하기 힘든 만큼, 제주에서 제조업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경쟁사 제품보다 월등한 품질과 '한라산'이라는 인지도를 앞세워 전국 브랜드로 우뚝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소주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주류 대기업들이 맥주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방 소주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라며 "지방 소주업체들이 주 고객인 지역민들을 잡기 위해 제품 가격 동결 등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물량 및 마케팅 공세를 견디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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