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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이여, 안녕"...티맥스소프트


 

"주위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는다. 오라클의 약점을 파악한 뒤 제품을 개발했다. 해볼만하다."

박대연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티맥스소프트 창업자, 현 CTO)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선보일 데이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티베로2.0'에 대해 "세계 시장 1위 오라클과 맞설수 있는 유일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주위 시각은 여전히 티맥스소프트가 관계사인 티맥스데이타를 통해 추진하는 DBMS 사업에 대해 회의적이다. 도전 분야가 다름 아닌 DBMS이기 때문이다.

DBMS가 어떤 제품인가.

오라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인들이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핵심 IT플랫폼이다. 국내SW업체들에게는 운영체제(OS)와 함께 감히 넘봐서는 안될 '출입금지' 지역으로 각인돼 있다.

더구나 신규 시장도 아니고 이미 성숙할대로 성숙한 시장이어서 후발주자가 파고들만한 공간도 부족하다.

여기에다 세계 시장에선 무명일 수 밖에 없는 티맥스소프트가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공룡 SW기업 오라클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쏟아지는 회의론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티맥스소프트 역시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을 현실화시키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DBMS에 앞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미들웨어 역시 세계적인 SW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넘보기 힘든 땅이었다.

티맥스가 미들웨어로 시장에 진출했을 때 시장에서는 너나없이 티맥스의 도전을 무모하다고 입을 모았다. 뜻은 가상하나, 현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같은 예상을 티맥스는 보기좋게 날려버렸다. 2004년 현재 티맥스소프트는 최소한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미들웨어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티맥스 입장에서 보면 DBMS 시장 진출은 그리 새로울 게 없는 도전이다. 또 다시 '무모한 도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차피 무모하지 않은 도전은 없다는 투다.

티맥스는 DBMS와 관련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로 선정한 토털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갖춰야 할 플랫폼"이며 "그것을 위해 도전장을 던진 것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DBMS는 성장 위한 핵심 전환점

티맥스는 오는 8월초 지난해 선보인 티베로1.0의 아키텍처를 수정한 티베로2.0을 선보인다.

출시하자 마자 레퍼런스 50개는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박대연 CTO의 호언장담이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도 거들고 나섰다.

김 사장은 "오라클 제품에 적용된 기술은 너무 오래돼 혁신성이 떨어진다"며 "최신 기술측면에서 보면 티베로가 오라클보다 우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티맥스는 티베로2.0이 출시되면 자사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TP모니터와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분야에서 확보한 수백여개 대형 고객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DBMS를 새로 도입하는 기업보다는 이미 사용중인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오라클 등 타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을 자사 제품으로 바꿀수 있도록 대대적인 '윈백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티맥스는 "금융기관의 정보계 업무용 DB영역을 먼저 공략, 검증 작업을 거친뒤 이를 기반으로 금융기관 계정계, 대형 제조 업체, 통신업체 등 핵심 업무 영역으로 공략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

티맥스는 어떤 이유로 기존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DBMS 시장 진출을 노리느냐 하는 것이다. 투입할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DBMS 시장에 진출하면 잘하던 것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는데, 굳이 DBMS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티맥스가 DBMS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단순한 도전정신 때문으로 비춰질 수 있다. 비즈니스보다는 기술적인 승부욕이 DBMS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게 한 원인 아니냐는 것이다. '기술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모토가 보여주듯, 티맥스는 아직까지 R&D 우선주의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해 티맥스는 "DBMS 시장에 뛰어든 것은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전략적으로 필요한 솔루션이라는 상황 인식이 도전의지를 불태웠고, 이를 기반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DBMS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는게 티맥스 설명이다.

이는 티맥스의 성장은 DBMS 사업 성패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되면 말고'식이 아니라, '안되면 끝'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임해야 하는 사업인 셈이다.

◆토털 솔루션 벤더, DBMS는 그 중심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TP모니터와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토털 솔루션 공급 업체로 변신을 선언했다.

과거와 같은 WAS 중심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는 인식이 티맥스가 변신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이를 위해 티맥스는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보안, DBMS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06년에는 임베디드OS를 상용화,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박대연 CTO는 "EA 전략은 WAS와 BPM 그리고 APM 기반하에서 구현이 가능한 전략으로, 종합적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 OS를 제외한 미들웨어 부문을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IBM, 오라클, MS 등과 경쟁하겠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앞서 밝혔듯 티맥스가 추진하는 EA 전략의 선봉장은 WAS, BPM, APM이다. 선봉장이 있으면, 후방 지원 부대도 필요한 법. 티베로2.0은 EA 전략의 선봉장인 WAS 등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결국 DBMS는 'WAS-BPM-APM'이 시장을 빠르게 치고 나가, EA 전략을 확산시키는 기본 인프라의 임무를 맡는 셈이다.

현재 기업용 SW분야에서 티맥스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업체는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BEA 정도다. 공교롭게도 BEA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DBMS를 전략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다. DBMS만 잡으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티맥스는 DBMS를 다른 회사에 의존하기 보다는 직접 개발한뒤 거물급 업체들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쳐 메이저 SW플랫폼 공급 업체로 올라선다는 각오다.

이러자면 DBMS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다. 실패하면, 기회는 없어진다. 티맥스에게 DBMS가 사활건 사업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티맥스의 영혼 R&D센터

R&D를 향한 티맥스의 애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전용 연구센터 설립이다.

경기도 분당에 티맥스소프트가 세운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전용 연구센터가 있다. 올초 세워진 연구센터는 연면적 1300평, 지상 8층, 지하 2층 규모의 독립 건물로 건물 전체가 연구목적으로만 활용된다.

시스템 SW 연구인력 100여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1인1실 또는 2인1실를 제공, R&D 인력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되고 있다.

100여명의 연구 인력중 석박사급 인력이 약 70명이다. 이중 KAISTㆍ서울대ㆍ해외유학 출신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티맥스소프트는 SW 분야 최신 기술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WS-I, JCP, OASIS 등 국제 표준 기구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표준 제정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세계 시장에서도 메이저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연 CTO는 "앞으로 7년간 총 3천5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해외R&D 센터 5곳을 설립하고, 600명 규모의 전문연구원들이 연구활동에만 전념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전 달성 위한 로드맵 수립중"...김병국 사장

티맥스소프트는 SW업계에서 공격적인 회사로 평가를 받는다. R&D와 영업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마케팅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세계적인 SW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가 정교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정한다." 지난해 티맥스소프트의 경영권을 잡은 김병국 사장은 "영업과 마케팅 사이에 불균형이 있는 것 아니냐?"란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김병국 사장은 "그동안 성장가도를 달리다 보니 내부 운영시스템을 정비할 여유가 없었던게 사실"이라며 "부족하지만 경영 시스템을 프로세스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관리도 김 사장이 강조하는 분야. 인력과 제품이 늘어나고 서비스까지 다양해지면서, 품질관리 강화는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한 항목으로 대두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병국 사장은 "현재 CMM 인증 획득을 준비중"이라며 "내년에 CMM레벨3 인증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티맥스가 외부에 공표한 중장기 비전은 '2010년 세계 3대 SW업체로의 도약'이다.

"꿈이 너무 큰 것 아닌가?"란 질문에 김병국 사장은 "현재 비전 달성을 위한 정교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다"며 "분석 결과가 수정을 요구한다면 비전을 수정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비전을 이루는데 있어, DBMS와 2006년 상용화될 예정인 임베디드OS 사업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MS 사업과 티맥스의 비전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라는게 다시 한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 고정관념 '무너뜨리겠다'

앞서 밝혔듯, 티맥스소프트의 중장기 비전은 2010년 '세계 3대 SW업체로의 도약'이다.

달성만 된다면 티맥스는 MS, 오라클, IBM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SW업체 대접을 받게 된다.

국내 SW업체중 티맥스처럼, 포부를 크게 가진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티맥스의 비전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도 이 회사의 비전이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되겠어!" 하는 고정 관념이 티맥스의 비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더구가 티맥스는 토털 솔루션 벤더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기존의 최대 경쟁자인 BEA에 이어 오라클, IBM, MS 등과도 본격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규모의 경제로 대표되는 험난한 경쟁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그러나 티맥스는 자신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고정관념은 고정관념일 뿐"이라며, 목표 달성을 향해 달려나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티맥스의 변화와 도전. 이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와 도전은 국내 SW업계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고정 관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플랫폼은 안된다는 것'과 '거물급 SW업체들과 경쟁은 피하는게 상책'이라는 것.

한국 SW산업을 관통하는 이데올로기를 부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티맥스의 변화와 도전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티맥스는 과연 국내 업계에 뿌리깊게 밖혀있는 고정 관념을 극복하고 신화창조를 일궈낼수 있을까. 티맥스의 변화와 도전이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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