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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좁다"…성장 막힌 유통街, 美 시장 공략 본격화


CJ·신세계, 현지기업 인수로 시장 안착 노려…농심 등 식품社 호실적 기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유통·식품업체들이 내수 경기 침체로 국내 사업 성장세가 둔화되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북미 지역을 적극 공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농심 등 식품업체들이 각각 만두, 두부, 라면 등 대표 제품으로 현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비비고 만두'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식품 매출이 4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비비고 만두'는 매출 2천400억 원으로,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비비고 만두'는 2016년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며 현지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2년만인 지난해 2천억 원을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인기에 힘입어 가정간편식(HMR)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5년 인수한 애니천을 통해 다양한 아시안 푸드를 선보이고 있으며, 상온 간편식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또 지난해 초에는 비비고 브랜드로 냉동 비빔밥과 라이스 보울(Rice Bowl) 4종을 출시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업 강화를 위해 캘리포니아 플러튼과 뉴저지, 뉴욕 브루클린 등에 생산 기지를 확충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슈완스와 카히키도 인수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슈완스를 인수하며 냉동식품 사업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올해 미국 사업은 한층 더 가파른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CJ제일제당]
[사진=CJ제일제당]

풀무원은 지난해 두부사업으로 미국 시장을 평정했다. 미국에 진출한 지 28년만에 현지 두부시장 점유율(73.8%) 1위를 기록했으며, 두부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성장해 8천800만 달러(약 988억 원)을 달성했다.

풀무원은 1991년 1월 미국에 풀무원USA를 설립한 후 두부를 비롯해 파스타, 완탕, 샐러드 드레싱 등을 판매하며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2016년에는 비타소이의 두부브랜드 '나소야'의 사업권을 인수해 2만여 개 영업유통망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두부시장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두부는 미국 진출 초기에는 대부분 교민과 아시아인들이 구입했으나, 현재 미국 주류 마켓에서 두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전체 두부시장은 전년 대비 9.3% 성장했으며, 풀무원 USA 두부 매출 가운데 미국 주류마켓 판매 비중은 80%에 달한다.

조길수 풀무원USA 대표는 "미국 두부시장 전망이 밝다"며 "지속적인 R&D투자와 신제품 출시로 올해 자사 두부 매출을 12.3% 이상 증대시켜 1천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USA 나소야 두부 제품 진열 [사진=풀무원]
풀무원USA 나소야 두부 제품 진열 [사진=풀무원]

농심은 주력 제품인 라면이 미국 메인 스트림(아시안 등 소수계를 제외하고 현지 백인·흑인 중심의 주류 시장)에 안착하면서 지난해 현지법인 매출이 3년 만에 44.2% 급증한 2억2천500만 달러(2천520억4천500만 원)를 기록했다. 업계 최초로 미국 전역의 월마트 4천여 점포와 코스트코, 크로거 등 현지 대형마켓으로 판매를 확대한 결과다.

또 농심은 올해 미국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내기 위해 LA공장에 용기면 전용 생산라인을 증설,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봉지면 2개 라인, 용기면 3개 라인을 갖춘 농심 LA공장은 용기면 1개 라인이 더 늘어나면서 용기면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농심은 신라면큰사발, 신라면블랙사발, 육개장사발면, 김치사발면 등 용기면 제품 전체를 전자레인지용으로 현지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고 10여년 간 서부 및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지금은 동부 대도시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태평양 하와이까지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며 "신라면은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에 입점하는 등 글로벌 제품 대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농심은 미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규 유통망 확충과 생산 시설을 통해 수년 내 미국시장 1위에 오른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 동부 지역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라면 2공장을 증설함으로써 중남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인기 제품인 '신라면'을 앞세워 아마존닷컴에 단독 브랜드몰도 오픈했다. 농심은 지난달 21일 아마존닷컴에 자사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소개하며 판매하는 단독 특별 브랜드 몰을 론칭했으며, 온라인 몰을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남미 소비자들을 적극 끌인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LA다저스의 스폰서로 참여하며 인지도를 확대했고, 2017년 말에는 LA한인타운 인근에 1천200㎡ 규모의 물류센터를 신설했다. 하이트진로의 첫 해외법인으로 1986년 LA에 설립된 진로아메리카의 2017년 매출은 2천306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상승했다. 진로아메리카는 2015년 12%, 2016년 17% 꾸준한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SPC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PC는 '파리바게뜨'로 2020년까지 현지에 매장 300호점을 운영한다는 목표다.

미국 PK마켓 조감도 [사진=이마트]
미국 PK마켓 조감도 [사진=이마트]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초 '굿푸드 홀딩스'를 2억7천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와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LA와 시애틀,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 지역에 총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6천700억 원이다.

또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LA다운타운 지역에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가칭)'도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해야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미국 경제가 탄탄한 데다 중국과 달리 외부 변수가 적고,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파급력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인들이 한국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의 실적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직접 진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곳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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