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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숍 화장품, 우울한 상반기…줄줄이 적자전환


하반기 반등 노린다…신규 브랜드 론칭·제품 리뉴얼 추진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로드숍 화장품업계가 우울한 상반기를 보냈다. 한중 '해빙무드'에도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외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브랜드 쇄신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서 적자 폭은 더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올 상반기 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됐던 작년 2분기에도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에이블씨엔씨는 올 2분기 영업손실만 53억원에 달한다.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립 등 투자를 늘리면서 비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토니모리는 지하철 입점 매장과 적자 점포를 폐점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섰지만 상반기 적자 전환을 피하지는 못했다. 토니모리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나 쪼그라들었다. 제조공장인 메가코스를 비롯해 중국법인 4곳의 실적 부진이 주원인이지만, 토니모리 자체 상반기 영업이익도 31%나 줄었다.

승승장구 하던 클리오 역시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외형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적자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클리오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 2월 15일까지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직격탄을 맞았다. 로드숍 화장품업계 1위인 이니스프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3% 줄었으며 에뛰드하우스는 76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룹에서 이들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다. 이 때문에 아모레퍼시픽그룹 상반기 영업익 역시 12% 감소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H&B스토어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스몰 브랜드들이 약진하면서 로드숍 화장품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H&B스토어의 강세로 원브랜드숍을 찾는 소비자 수가 급감했는데, 내년부턴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국내 상륙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 기대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큰 손'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더디게 회복되고, 최근엔 이들마저도 럭셔리 화장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법인도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중국 현지 유통사인 DMX와 체결한 물품 판매·공급 계약 규모를 5분의 1로 줄인 까닭이다.

◆업황 부진에도 투자 계속…하반기 반등 노린다

그럼에도 로드숍 화장품업계는 제2의 도약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영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향후 2년간 브랜드 리뉴얼 투자를 이어간다.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토니모리는 로드숍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서브 브랜드를 준비하되, DMX 외에 별도의 중국 유통 전략을 모색 중이다.

클리오는 올 하반기 클럽클리오 매장을 10개 이상 신규 오픈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기내 면세점 추가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매장 리뉴얼과 '퍼스널 컬러 진단' 등 고객 체험 공간 확대로 채널 경쟁력을 강화한다. 잇츠한불 역시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대표제품인 '달팽이 라인'을 전면 리뉴얼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중국인 사이에서 한국화장품의 메리트도 떨어졌다"며 "업계에서도 고가 라인을 론칭하고 제품을 리뉴얼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환경임은 분명하다. 더욱이 2,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여서 극적인 실적 개선은 어렵지만 4분기엔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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