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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文대통령 비난…"허황된 운전자론 몰입, 쓸데없는 훈시질"


[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북한 관영매체가 20일 문재인 대통령 비판 논평을 냈다. 다만 실명 대신 '누구'라고 지칭하며 비난 수위는 조절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주제넘는 허욕과 편견에 사로잡히면 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화해·평화 분위기를 푼수 없이 휘저으며 관계개선을 저해하는 온당치 못한 발언들이 때 없이 튀어나와 만사람이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출처=뉴시스 제공]

논평은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 국빈 방문 중이던 지난 13일 '싱가포르 렉처' 일문일답에서 "국제사회 앞에서 (북미) 두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을 문제 삼았다. 문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상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는 말도 했으나, 논평에서는 이 발언이 언급되지 않았다.

논평은 "현실에 대한 맹목과 주관으로 일관된 편견이고, 결과를 낳은 엄연한 과정도 무시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이며, 제 처지도 모르는 희떠운 훈시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로 하여금 남조선당국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재조명하고 그 실체를 해부해볼 필요를 느끼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평은 이어 "남조선당국이 입버릇처럼 외우는 '한반도 운전자론'이나 '주도적 역할론'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궤설인가 하는 것은 판문점선언 이후 그들이 취한 행위만 놓고서도 잘 알 수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떠들고 있지만,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으로 하여금 북남 사이에 해결해야 할 중대 문제들이 무기한 표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나아가 "주변국들을 찾아다니며 '대북제재 압박공세의 지속'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구걸하고,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외세의 결재를 받기 위해 미국이요, 일본이요 하며 동분서주하는 것이 남조선당국이 제창하는 '주도적 역할'"이라며 "남조선이 이쪽에 아부하면 저쪽이 반발하고, 저쪽에 굴종하면 이쪽이 어깃장을 놓는 악순환 속에서 운전자는커녕 조수 노릇도 변변히 하지 못하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고도 남을 명백한 이치"라고 폄훼했다.

논평은 그러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갑자기 재판관이나 된 듯이 조미공동성명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그 누구가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감히 입을 놀려댄 것"이라며 "허황한 운전자론에 몰입돼 쓸데없이 훈시질을 해대는 것은 조선반도 평화 과정에 풍파를 일으키고, 불순세력들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불행한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남조선 당국은 외세추종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주통일의 길, 우리민족끼리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매체 보도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거나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남북 간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종호기자 jjh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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