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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좌담회] "SW산업인부터 바뀌자"


 

"SI업체와 솔루션 업체간 건강한 협력 관계가 회복되고 SW 속에 담긴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는 풍토가 마련된다면 소프트웨어는 미래 한국을 이끄는 엔진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반성하고 변할테니, 고객들도 이제 변해달라."

아이뉴스24가 12일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 CEO들을 초청, '대한민국에서 SW 비즈니스 하기 - 내가 본 우리나라 SW시장'이란 주제로 개최한 좌담회에서 나온 결론이다.

아이뉴스24는 한국 SW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점들을 집중 해부한 'SW산업을 살리자' 1부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CEO 4인과 함께 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아이뉴스24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김규동 핸디소프트 사장, 조성구 얼라이언스시스템 사장,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1부에서 제기했던 3가지 핵심주제에 따라 '우리나라 SW 경쟁력은 있는가', 'SW시장 구조의 왜곡상 얼마나 심한가', 'SW에 대한 가치 인정'의 순서로 얘기를 나눴다.

특별 좌담회

▲ 주제 : 대한민국에서 SW 비즈니스 하기 - 내가 본 우리나라 SW 시장▲ 일시 : 2004년 3월12일 오전 10시▲ 장소 : 아이뉴스24 회의실▲ 참석자 : 알티베이스 김기완 대표, 얼라이언시스템 조성구 대표, 영림원 권영범 대표, 핸디소프트 김규동 대표, 아이뉴스24 김상범기자(사회)

◆ 내가 본 우리 SW 경쟁력

사회

조성구 : 특정 부문에서는 외산보다 손색이 없다. 잘난 체 하는 것 같지만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이미징 솔루션 업체인 파일네트와 국내에서 4번의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성능이 4배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무명이다 보니 많은 설움을 받아왔다. 어떤 고객들은 '이런게 되겠어'라고 비웃기도 했다. 그래서 죽어라고 개발에 매달렸다. 결국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냈다.

얼라이언스는 국내 은행권 이미징 솔루션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0%를 확보하고 있다. 외환은행만 빼면 다 우리 고객이다. 일본에서도 최근 4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일본에서는 "한국 벤처가 이같은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게 놀랍다"는 반응까지 얻어냈다.

권영범 :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보면 우리는 경쟁력이 약하다. 장기간 연구개발에 투자 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한국은 강점이 있다. 휴대폰이 왜 강해졌나. 변화무쌍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경쟁력으로 연결시킬수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애플리케이션은 한국이 집중해야할 분야다.

김기완 : 좀 다른 생각이다. 휴대폰 수출이 잘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더 파고들면 퀄컴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지 않은가. 휴대폰 갖고 먹고살지만 웬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SW도 마찬가지다.

권영범 :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삼성과 KT도 원천기술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못한다.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SW업체중 규모가 SK텔레콤의 10분의 1이라도 되는 회사가 없다. 서글픈 현실이다. SW산업이 거대해지면 당연히 시스템SW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SW 개발업체들이 하기는 어렵다. 국가 차원에서 하면 몰라도...

김규동 : 국내SW업체들의 경쟁력은 제품 개발, 서비스, 마케팅 등 3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개발측면에서 보면 국내 업체들의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개발만 잘한다고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와 마케팅은 외국 업체에 비해 굉장히 열악하다. 하지만 서비스와 마케팅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업체도 솔직히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입장에서도 우리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 가를 얘기하는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모든 원인을 시장과 고객한테만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인도를 보자. 인도는 SW 개발환경에서 한국보다 나은게 없다. 그럼에도 인도는 SW강국으로 꼽힌다. 운영체제나 DBMS도 없는데 SW강국으로 인정받는다. 왜 그런가. 사람 때문이다. 인적자원을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한 것이다.

인도는 처음에 전세계 SW 생산 기지를 만든다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그 다음에 전세계 서비스 센터를 유치하는데 주력했다. 미국에서 카드가 연체되면 인도에 있는 서비스 센터에서 전화가 온다. 인도는 콜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과 자산을 갖고 있다. 그것을 이용,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다가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스닥에서 굴지의 IT업체들의 주가가 떨어질때도 인도 업체들은 높은 주가를 유지했다.

한국도 국가 차원에서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뒤 국제 경쟁력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회

김규동 : 우리나라 개발자들은 헌신적이고 신기술에 대한 수용 능력이 뛰어나다. 부족한 것은 전체 시스템에 대한 아키텍처를 설계하거나 품질 관리를 잘하는 전문가다.

핸디소프트는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아키텍트는 미국 R&D센터에서 현지 전문가들을 영입해 개발했다. 이러한 방법은 앞으로 해외시장에 나가려는 국내 업체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핸디소프트는 이제 고객수가 1천개가 넘는다. 그런데 마케팅과 서비스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솔직히 벅차다. 이런 점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쓴소리도 듣는 게 사실이다. 올해 핸디소프트는 매출 대비 마케팅 예산을 편성했다. 13년만에 처음이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요구를 기반으로 중요한 10가지 요소를 설정해 하나씩 해결해보자는 취지 아래 부족하지만 서비스 예산을 잡아봤다. 시작이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부담되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조기에 해결하기에는 투자할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해결할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작게나마 해야 하는게 아픔이고 벽이다.

조성구 : 얼라이언스도 제품 개발 당시 시스템 디자인을 국내 엔지니어에게 맡기지 못했다. 가슴 아픈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엔지니어가 만들면 미국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 결국 샌디에고에 있는 현지 최고의 전문가들을 활용해야만 했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는 인도 직원을 많이 활용했다. 개발에 성공은 했지만 우리나라 개발자들만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게 마음이 아프다.

사회 : 핸디소프트는 등록기업이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실탄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른 기업들은 더 어려운 상황일 것 같다.

권영범 : 영림원은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다. 그래서 서비스 인력 양성은 미흡했다고 본다. 그래도 국내 ERP 회사중 유일하게 컨설턴트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여기서 양성한 컨설턴트를 현업에 투입한다. 그런데 고객사마다 프로젝트 완료 시기가 들쑥날쑥이다. 어떤 곳은 4개월만에 끝나는데 어떤 곳은 1년이나 걸린다. 컨설턴트의 수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솔직히 개발업체 입장에서 서비스 능력을 스스로 완벽하게 갖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부분은 외부 전문업체에서 처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간절하다. SI 업체들이 이런 부분을 제대로 담당해주면 좋은데, 그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에서 SW산업을 육성하겠다면 개발업체 지원보다는 오히려 서비스 체제를 확산시키고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기완

외국 업체들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응답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일이 있으면 고객에게 바로 달라 붙는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온라인 기술지원도 활성화하려고 한다.

그런데 골치 아픈게 있다. 품질 관리다. 개발할때 부터 품질관리 모듈을 같이 개발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것은 몰라도 직원들이 품질관리를 공부해야 겠다고 하면 외국 출장도 두말없이 보내준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챙겨야 하는 부분이 품질관리가 아닐까 한다. 품질관리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특단의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포장'이다. 제품을 만들었으면 매뉴얼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테크니컬라이터가 부족한게 사실이다. 이러한 사람들도 많이 양성해야 한다. 알티베이스의 경우 교사 출신 직원을 뽑아 매뉴얼 제작만 시키고 있다.

권영범 : 서비스와 마케팅을 못하는 원인은 자금의 취약성에 있다. 변명같지만 정말 현실적인 문제다. 서비스와 마케팅은 개발보다 열배의 비용이 들어간다.

◆ SI 업체의 건강한 관계 "정말 원한다"

사회 : 서비스나 마케팅 능력의 제고와 관려해 분명 현실적인 걸림돌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바로 투자여력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SW 개발업체가 하기 힘든 부분을 메꿔줄 수 있는 외부 지원 시스템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바로 SI 업체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고 보는데, 우리나라 SW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SI업체들을 오히려 '악의 축'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SI업체와 SW 개발업체 사이의 건강한 협력관계는 정말 어려운 일인가.

김규동 : SI업체들이 그룹 내부 거래로 이익을 확보하고 공공시장에서는 출혈경쟁을 일으키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SI업체들의 출혈경쟁은 솔루션 업체들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재벌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SI업체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SI업체도 망할 곳은 망해야 한다. 시장의 체제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는다. 폐쇄적인 재벌 시장이 공개경쟁의 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SI와 솔루션 업체간 윈윈관계는 틀림없이 나타날 것이다. 이길을 찾지 못하면 다른 길을 찾아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성구 : 동의한다. 국내 SI업체들은 SW 개발업체들을 마치 하청업체 다루 듯 한다. 고통 분담도 국내 업체들에게만 전가한다. 그러면서 외국 솔루션 업체들에게는 그러지 못한다. 유독 국내업체들만 들들 볶아댄다.

최근 일본에서 보니 국내 유력 SI업체가 개발했다는 소프트웨어가 형편없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내가 만난 한 일본 기업은 그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 카피 샀다가 곧 걷어냈다고 한다. 그는 "당신네 나라 대기업 정말 이상하다"고 하길래 창피해 혼 났다. 우리나라 굴지의 SI업체라는 곳의 현실이다. 제 자리를 빨리 찾아야 한다.

사회 : 근본적인 시장 구조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다. 안타깝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SI 업체들만의 문제라기 보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문제여서 정말 거대한 벽이다.

김기완 : SW산업이 발전하는데 토양이 되는게 SI다. 그런데 지금은 토양이 썩어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뭘 심겠나. 국내 SI업체들의 사장들은 대부분 재무통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SW 계통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업계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은걸 보면 그룹사 내부 차원의 뭔가 있는 것 같다.

김규동 : SI업체와 솔루션 업체간 건전한 관계 설정없이는 SW산업은 발전하지 못한다. 정말로 SI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간 정상적인 관계 설정을 희망한다.

김기완 : 현재 SI업체 구조를 바꾸기가 어렵다면 최저 가격으로 수주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어렵게 일하는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게 해줘야 한다.

사회

김규동 : 근본적인 해결책은 SI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중소 기업들이 시장을 확보하고 버틸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대기업 입찰 제한법은 중소기업이 여유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런 제도가 없더라도 솔루션 업체들과 SI업체 사이의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권영범 : 우리는 공공사업은 애초부터 하지 않는다. 수익성이 워낙 떨어진다. 솔직히 공공 시장의 영업 능력도 없다. 개인적으로 대형 SI업체들은 모기업과 밀약된 관계가 깨지지 않은 이상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는 SW산업 발전에 장애로 남게될 것이다.

사회 : SI업체들도 문제가 있지만, 솔루션 업체들간 과열 경쟁도 시장 왜곡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개발업체들이 서로 가격경쟁에만 매달린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나.

권영범 : 고객들(일반 기업과 공공 기관)이 SW의 품질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품질을 볼 줄 알면 부실한 제품은 탈락시킬수 있다. 과도한 경쟁은 우리나라 고객들이 품질을 평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기인한다.

조성구 : 저가로 공급받으면 얼마 못가 부실화된다. 결국 다 걷어내야 하는데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스템이라는게 하드웨어와 SW 성능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싼값에 부실한 SW를 사서 부족한 부분을 하드웨어로 메꾸는 경우도 많다. 10억원짜리 SW에 10억원짜리 하드웨어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소프트웨어는 1억원에 사고 하드웨어는 100억원어치 사서 해결하는 공공기관도 봤다. 결론은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는게 오히려 더 싸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점이 안타깝다. 싼 값에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결국 고객도 같이 망하는 길이다.

김기완 : 프로젝트가 실패할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보통 10개의 프로젝트 가운데 3개 정도는 실패할 수 있다. 제값을 투자해 수행한 프로젝트도 그런데, 저가 입찰이 관행화된 우리나라 공공기관 프로젝트는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불가사의한 일이다. 사실 없는게 아니라 있는데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조성구: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일본에서 우리는 한국보다 두배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다. 유지보수료도 리스트 가격의 18%를 받는다. 결국 한국에서 받는 것보다 7배나 많은 수준이다.

◆ SW 바로보기...우선 나 부터

사회 : SW의 가치를 인정받는 첫 걸음으로 중요한 것이 유지보수료 문제라고 본다. 유지보수료에 좀처럼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SW는 서비스'라는 인식의 부재에서 나온 결과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올해부터 유지보수료를 공식 인상한 핸디소프트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규동 : 가치 현실화란 큰 틀에서 유지보수료를 4% 인상하기로 했다. 2002년 미국 시장에서 매출 520만달러를 올렸다. 2003년에는 매출 1천200만달러를 달성했다. 처음에는 '미국 시장이 크다 보니 1년만에 두배씩 성장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매출 분석을 해보니 2003년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이 2002년 확보한 고객사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유지보수료와 라이선스 확대 등 서비스 매출이다.

국내의 경우 매출에서 유지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된다. 그러니까 시장도 작은데 매년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SW는 부가가치가 높은 성장산업이지만 우리나라의 가치기준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유지보수료 인상은 SW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신규로 계약하는 고객들에게는 계속 설득작업을 하고 있다. 공급업체의 논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의 이해다. 유지보수료를 제대로 지불했을 때 그것이 추가비용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투자 비용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가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경험이 있는 고객들은 이해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쉽지않다. 설득력을 갖고 계속 설명하고 있다 .

사회 : 우리나라 SW 시장도 제법 경험을 쌓아고 고객들도 이제 '싼게 비지떡'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법한데.

김기완 : 그렇게 될 것이다. 앞으로 2년안에 유지보수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예전에 고객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요구가 있길래 교육비를 달라 했더니 어처구니 없다는 싸늘한 반응이었다. 어찌하겠는가. 공짜로 교재 다주고 교육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고객들이 돈내고 교육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유지보수료도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성구 : 유지보수료 인상은 시급하다. SW 개발업체에게 유지보수료는 생존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다시 일본 얘기지만, 일본은 워런티(무상 하자보수) 기간도 3개월이 기본인데 우리나라는 1년이 기본이다. 일본 고객들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유지보수로 먹고 산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나라도 이런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 얼라이언스는 제품 공급은 SI를 통해서 하지만 유지보수만큼은 고객과 직접 계약한다.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가만이 있으면 안된다.

사회 : SW산업이 발전하려면 SW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풍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소프트웨어 업계 스스로의 반성과 새로운 마음가짐도 절실하다. 유지보수료 현실화도 업계 전반이 공동의 위기의식을 갖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규동 :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도 소프트웨어를 산다. 그때는 스스로 고객이 되는데 그럴 때는 싸게 사고 싶고, 유지보수료도 깎고 싶어지는게 사실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만 변해달라고 해서는 안된다.

권영범 : SW는 사는 것보다 그 이후에 유지보수가 잘되는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게 가장 저렴하게 물건사는 방법이다. 고객들이 이런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개발업체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유지보수료를 기꺼이 지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객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마음가짐이 절대 필요하다. 이는 개발업체들의 역량 강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 : 오랜 시간 많은 얘기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정리하자.

조성구 : 우리는 너무 거품이 심하다. 신문을 보면 무슨 상받은 업체가 그렇게 많고, 몇십억 몇백억씩 수출했다는 기업들이 그리 많은가. 일본 사람들은 처음엔 한국 벤처를 대단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거품을 금방 눈치챈 것이다. 우리는 안에서만 훌륭한 기업이다, 세계적인 솔루션이다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실제 밖에서는 콧방귀를 뀌고 있다는 얘기다. 반성부터 하자.

김규동 : 'SW산업을 살리자'라고 했는데 SW산업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개발업체다. 결국 개발업체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스스로 변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할 수는 없다. 고객들도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국산 SW업체들의 노력에 조금만 더 애정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도 한국 SW산업이 경쟁우위를 가질수 있도록 국가적인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하자. 한국의 전자정부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실제 전자정부 솔루션이 수출되고 있다. 여기서 수혜자는 SI업체들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SI업체들의 인력들만 나가고 솔루션은 다 외국제품이다. 이런 것을 왜 해야 하나. 국내 솔루션이 정부가 주도하는 해외 사업에 들어가도록 정부가 나서줬으면 한다.

김기완 : 두가지 얘기를 하고 싶다. 첫째는 SW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줬으면 한다. 전투기를 만들 때도 부가가치는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두번째 우리나라는 훌륭한 테스트베드를 갖고 있다. 특히 통신 등은 정말 강하지 않은가. 이런 부분에 국내 SW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에도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리=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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