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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마이크론반도체 판매 중지 판결…반도체업계 '촉각'


국내 업체에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中 정부의 경향 우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중국 법원이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D램과 낸드플래시 관련 일부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이번 판결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 단기적인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통상 압박이 심해지는 경향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푸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마이크론의 중국 내 법인인 마이크론 시안과 마이크론 판매 상하이에 D램·낸드플래시 26개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도록 하는 '예비적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는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대만 반도체 업체 UMC가 발표했다. 이 여파로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마이크론의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5.5% 급락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UMC가 마이크론을 상대로 푸저우 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예비 판정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UMC와 중국 반도체 업체인 푸젠진화가 D램 반도체 특허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UMC와 푸젠진화는 중국 현지에 D램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이었다. UMC는 이에 반발해 마이크론의 생산 판매 중단과 배상금 청구를 요구하는 맞소송을 중국 법원에 청구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법원의 이번 판결이 국내 업체를 겨냥했다기보다는 다가올 미·중 간 무역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취한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6일부터 연간 500억달러의 상대국 수입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순차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는데 중국이 향후 협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강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소송 당사자인 UMC는 대만 업체다. 그러나 중국 푸저우시 산하 국유기업인 푸젠진화가 UMC에 기술 제휴를 요청했기에 사실상 UMC는 중국의 대리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당장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번 판결은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내려진 판결"이라며 "워낙 중국 시장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 동향 차원에서는 중요하겠지만 반도체 업계 전체로 확대해 적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편으로 외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중국의 이 같은 견제 조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외국 업체들의 반도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트집을 잡아 왔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 정부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삼성전자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중국 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가격 담합 등과 관련한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 전자업체들이 제품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가 너무 비싸다며 중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중국 정부가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 연말부터 푸젠진화·이노트론·YMTC 등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D램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는 점, 중국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5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결국 외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시각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연말부터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시장 안정, 반도체 가격 인하 등 중국 전자업체들의 요구를 중국 정부가 수용하고 있다"며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와 같이 계속해서 자국 반도체 업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근본적으로 마이크론이 특허 문제로 먼저 소송을 걸면서 촉발된 문제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라면서도 "만일 본판결에서도 예비판결과 같은 결론이 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생길 경우 선례를 토대로 중국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5%, SK하이닉스 28%, 마이크론 22%다. 세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95%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이다. 그러나 향후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이들 '빅3'와의 기술력 격차를 좁히게 된다면, 그만큼 중국 정부의 이들 업체에 대한 견제도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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