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 발생 후 각종 논란에 직면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자녀의 계열사 입사 및 골프대회 참석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기내식 대란으로 소송까지 휘말릴 상황까지 몰렸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기존 기내식 사업 파트너였던 LSG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촉발됐다.
둑일 루프트한자그룹의 기내식 공급업체인 LSG는 2003년 아시아나항공과의 5년 단위로 기내식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어왔다. 그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계약 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고, LSG가 이를 거부해 계약 연장은 무산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천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 조건으로 인수해 준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 게이트고메코리아를 LSG 대신 새로운 기내식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신규 기내식 업체로 선정된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기내식 제조공장이 건설 도중 화재 사고로 완공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급하게 LSG와 단기 계약 연장을 추진하다 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샤프도앤코로 급선회하며 기내식 대란을 초래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수일 내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그룹 수장인 박삼구 회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당일 박삼구 회장의 딸 박세진 씨의 계열사 입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일 임원인사를 통해 박세진 씨를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상무로 신규 선임했다.
박세진 상무는 이화여대 졸업 후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 도쿄'를 거쳐 '르 코르동 블루 런던'을 졸업했다. 현재 르 코르동 블루 조리 자격증과 일본 국가조리사 자격증을 보유 중이다. 2002~2005년 일본 아나호텔도쿄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진 상무 선임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나오고 있다.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으로 바로 선임된 것은 박삼구 회장의 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사태 수습에 앞장서야 할 박삼구 회장이 돌연 자리를 비우면서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박삼구 회장은 오는 6~9일 중국 웨이하이 포인트 호텔 & 골프 리조트에서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오픈'을 위해 3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당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자는 "이런 기내식 대란 사태에도 골프대회를 추진하고 떠난 박삼구 회장때문에 죄 없는 직원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라는 글로 불만을 터뜨렸다.
심지어 기내식을 준비하지 못해 아예 식사를 못하는 '노밀'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박삼구 회장이 탄 항공기에는 '핫밀'이 실린 것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의 여파로 송사까지 휘말릴 처지에 놓였다.
전날 법무법인 한누리는 기내식 대란을 초래한 박삼구 회장 등 3명의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및 사업기회유용을 근거로 민사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박삼구 회장이 지배하는 금호홀딩스의 자금조달을 위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회사에 기내식 공급을 맡김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를 훼손, 상법 제382조의3을 어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또 이사회 구성원 3분의 2의 승인 없이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선 안 된다는 상법 제397조의2를 어긴 행위로도 간주하고 있다.
법무법인 측은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박삼구 회장과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김수천‧서재환 사장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에 참여할 소액주주를 모집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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