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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근 LG이노텍 CTO, "5년뒤 열전반도체 매출 3천억 예상"


올해 말 구미 공장에 생산 라인 구축해 양산 돌입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이노텍이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를 향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는 부품의 매출 의존도가 다소 높은 편인데, 열전 반도체 사업을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권일근 LG이노텍 CTO(최고기술책임자)는 20일 서울 마곡동 LG이노텍 R&D캠퍼스에서 개최된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단결정 소재에 비해 가성비가 30~40% 정도 좋은 다결정 소재를 개발하고 양산 설비를 갖췄다"며 "양산 설비를 바탕으로 가전제품, 폐열발전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현재 구미 공장에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라인이 가동된다고 권 CTO는 설명했다.

지난해 LG이노텍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은 애플에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해 올린 수치다. 애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아이폰 출하가 부진할 경우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는 구조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LG이노텍은 열전 반도체를 5~10년 뒤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본격적인 육성에 들어갔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부품이다. LG이노텍에 따르면 현재 열전 반도체에는 단결정 소재가 주로 탑재됐는데, 이번에 LG이노텍이 개발한 열전 반도체에는 독자 개발한 나노 다결정 소재가 적용됐다. 나노 다결정 소재는 단결정 소재보다 2.5배 이상 강도가 높고, 냉각 효율을 30% 높여 동일 온도 냉각 시 소비전력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날 열린 테크포럼에서 이규형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나노 구조의 다결정 열전 소재는 기존 단결정 대비 강도와 효율, 성능이 높아 열전 반도체 확산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의 LG이노텍 박사는 "처음에는 단결정 소재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 선도를 하고 고객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했다"며 "그간 생산성 강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만일 LG이노텍이 계획대로 열전반도체 사업 육성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서는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열전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본의 페로텍, 영국의 레어드 등이 진입해 있는데 국내에는 특별한 경쟁 업체가 없다.

더욱이 업계 1위인 페로텍의 경우 열전반도체 소재·소자업체이기 때문에 열전 모듈까지 취급하는 LG이노텍의 시장 전망은 밝다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세계 열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천155만달러에서 2020년 6억2천673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초반에는 정수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쪽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선박 폐열 발전, 자동차 시장 쪽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LG전자가 올 연말 LG이노텍의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반도체가 들어간 협탁냉장고를 출시한다. 정수기 업체들과도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LG이노텍이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은 선박·자동차 등의 폐열발전과 자율주행차 시장이다. 탑재되는 열전반도체 수도 많고, 향후 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에 이르기 위해 이들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이 LG이노텍 측의 설명이다.

박계원 LG이노텍 전자부품사업담당은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 센서에 들어가는 레이저 다이오드의 경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열전 기술을 적용하면 정온 효과가 뛰어나다"며 "관련 시장의 크기도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폐열발전 중 하나인 선박 폐열발전 사업의 경우 2021~2022년 즈음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몇몇 조선사들과 이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 쪽으로도 관련 업체들과 견적요청(RFQ), 정보제공요청(RFI) 등을 협의 중이다.

다만 열전 반도체 사업이 LG이노텍의 단기적인 매출 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 CTO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이고, 4~5년 뒤를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는 경로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고, 따라서 최소 5년 이상은 지켜보며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향후 예상 매출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5년 뒤에 최소 2~3천억원 정도의 매출, 영업이익률 10~20% 가량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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