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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어느 마케터의 편지


 

'SW마케터'

멋있어 보입니다.

지식 경제 산업의 총아로 불리우는 신천지에서 번뜩이는 감각과 아이디어로 시장을 창출하고 경쟁사와 숨막히는 두뇌 플레이를 펼치는 짜릿함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SW마케터들의 현실은 참담해 보입니다. '극 과 극'이란 표현을 달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 의욕이 넘치지만 현실 앞에서 좌절해 가고 있는 20대 마케터 A씨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A씨는 마케팅에 대한 의욕이 흘러 넘치는 사람입니다. 마케팅이 주는 매력에 흠뻑 젖어, 언젠가는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만들어 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당찬 사람입니다.

그러던 A씨의 표정에 요즘 그늘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살짝 물어보니 꿈을 이루기에는 마케팅을 가로막는 사내 장벽이 너무 높다고 하는군요.

정말 잘해보고 싶은데 마케팅에 대한 윗분들의 생각은 고리타분하다는 말로도 성에 차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 쯤 되면 '회사가 어려운데 A씨가 너무 과욕을 부리는것 아니냐?'란 반론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20대의 철없음이라고 질책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A씨가 근무하는 회사는 나름대로 규모와 안정성을 갖춘 기업입니다. 코스닥에도 등록돼 있고 이름을 대면 알아주는 사람도 제법 됩니다.

최근 A씨에게 속마음을 담은 한편의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망설이던 A씨는 진정을 담아 글 한편을 보내주었습니다.

다음은 A씨가 보내준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편집자 주]

◆ 마케팅 조직에 대한 편견

대부분의 경영자가 입으로는 늘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중 상당수가 마케팅 조직을 돈만 쓰는, 순이익을 감소시키는 쓸데없는 조직으로 생각합니다.

연초에 기업 마케팅 조직은 그 해에 집행할 마케팅 예산을 수립합니다. 예산은 목표 매출액의 약 5% 정도로 대부분 그 해 기업의 경영 전략과 맞물려 집행됩니다.

광고, 기자간담회, 세미나, 전시회, 판촉물 제작 등 장기적인 기업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들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마케팅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꺼려하는 것이 대부분 경영자들의 마음입니다.

신제품 출시 홍보를 위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억대 규모의 예산을 쓰는 만큼 힘든 작업이었고 마케팅 부서 전 직원이 동원됐습니다. 준비하는 내내 밤샘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을 준비하는 동안 기업을 위한 마케팅 활동이라기 보다는 마케팅 부서만을 위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전체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했음에도 마치 마케팅 부서로 인해 다른 부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인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이번 행사로 기업이미지나 신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보다 "이번 행사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봤을때 담당자로써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많은 경영자는 신선한 마케팅 조직을 꿈꿉니다.

탄탄한 마케팅 조직을 위해서는 경영진과 마케팅 부서가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최고의 마케팅 전략을 만들고 목표 달성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경영진과 마케팅 조직이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면 추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허공에 뜬 구름 잡듯 '신선한 마케팅'이길 바라기 전에 마케팅 조직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케팅 부서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전환해야 합니다.

마케팅 조직과 경영진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경영진과 각각의 부서 및 개인이 같은 목표를 갖고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건강한 마케팅 전략이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마케팅 부서에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야 할 때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득 보다는 6개월 후, 1년 후에 기업과 제품 이미지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경영자는 따져봐야 합니다.

투자와 노력없이 최대 효과를 바라기만 하는 것은 과욕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대부분의 경영진은 입을 다뭅니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는 이런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정작 경영진의 힘있는 '한 마디'가 필요한 시기에 그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늘 그렇듯 마케팅 담당자만이 이러지도 못하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성공한 많은 외국 기업들은 위기의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거쳐 성공했습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경영자의 한 마디가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무턱대고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케팅 담당자는 외부로부터 오는 다양한 질문 공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모르는 사실에 대해 추측해서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침묵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외부로부터 의혹만 증폭시키고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앞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 공식적이진 않더라도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 라든가 '이래 저래 해서 그렇게 됐으며, 앞으로 개선 하겠다' 등 기업 대표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기되는 많은 의혹들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경영자라면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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