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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휘청이는 유업계, 사업 다각화로 해법 모색


우유 소비량 감소에 수익악화…원유 활용한 디저트·고수익 제품 출시 강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인해 흰 우유 소비량이 점차 줄어들자 위기에 직면한 유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또 유제품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원유 수급 불균형으로 원유가 남아돌자 각 업체들은 이를 활용한 고수익제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천50톤이었던 국내산 우유 재고는 2016년 말 기준 1만9천995톤으로 20배 가량 늘었다. 한국 원유 수취가격은 1ℓ당 1천100원으로, 300~400원대인 유럽보다 비싼 데다 우유 소비량까지 감소하면서 유업체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또 흰 우유 소비량은 2012년 140만5천톤에서 2016년 138만4천톤으로 줄었고, 흰 우유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1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2016년 9천360억원을 기록했다. 흰 우유는 각 유업체들의 전체 매출 중 15~30% 가량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지만 우유 소비량 감소로 수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에 각 업체들은 최근 신규 수익창출을 위해 성장세가 높은 디저트 시장 공략을 위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거나, 자사 제품을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또 국내 원유 소비량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1인당 우유 소비량이 감소하며 원유가 남아돌자 이를 활용해 치즈·요거트·컵 커피 등 다양한 고수익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각 업체들은 최근 9조원까지 커진 국내 디저트 시장을 주목해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6년 매출액 기준 8조9천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4%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시장을 겨냥해 '소프트 아이스크림'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9년 바리스타 폴바셋과 함께 선보인 커피 전문점 '폴바셋'을 통해 상하목장 유기농 원유 아이스크림을 출시한 후 좋은 반응을 얻자, 2013년에 '상하목장'으로 단독 매장을 열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폴바셋을 통해 에그브레드, 에그타르트 원조인 나타 등 디저트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매일유업은 치즈, 유기농 등 고수익 제품 강화와 함께 해외 수출 확대, '폴바셋'을 앞세운 커피사업 확장 등으로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우유 소비 감소, 저출산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2016년에는 매출규모 기준으로 서울우유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또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저지방 우유 제품을 출시하고, 멸균 우유 라인업을 강화하며 흰 우유 소비량 증대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 해외 수출도 추진해 중국 등에 분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재작년에는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4년 론칭한 디저트카페 '백미당1964'를 통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올 상반기 중 100호점 오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홍콩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했으며 올해 1분기 안에 홍콩 2호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사업도 계속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현재 15%에서 두 배 가량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흰 우유 시장에서 3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뒤늦게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을 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병우유, 발효유, 자연치즈, 커피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였다. 이곳은 롯데마트 서초점에 지난 7월 테스트 매장을 오픈한 후 호응이 높자 올해 2~3개 점포를 추가로 출점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생초콜릿 '브리엘', '아침에주스 젤리' 등도 출시해 디저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서울우유는 지난해 1월 반려동물 전용우유 '아이펫밀크'를 선보이며 성장세가 높은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어린반려동물 전용우유를 출시할 예정이며, 강아지·고양이 전용으로 세분화 된 우유 출시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는 성장세가 높은 가공유 제품 라인업을 더 강화하기 위해 신제품 1~2개를 출시할 예정이며, 3월에는 '나100%우유' 출시 3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흰 우유 소비량 증대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2020년에는 우유, 가공유, 분유, 버터 등 70개 품목 이상의 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우유 가공 공장도 세울 예정이다.

업계 4위인 동원F&B는 디저트 시장 공략보다 치즈, 가공유, 컵 커피 제품을 강화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치즈는 서울우유와 점유율 경쟁을 하는 2위 업체로, 스트링치즈부터 국내산 원유를 사용해 피자치즈, 구워먹는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2010년 10% 미만이던 치즈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또 동원F&B는 지난해 9월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였던 '덴마크밀크'를 '덴마크'로 리브랜딩하며 팝업스토어를 한 달간 운영하는 등 유가공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유가공부문 매출은 2016년 대비 2017년 약 15% 가까이 성장하며 5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동원F&B의 스테디셀러인 '동원참치' 매출보다 높은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흰 우유 비중이 낮은 빙그레는 지난해 '소프트랩' 팝업 스토어를 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히트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서울 동대문과 제주에 '옐로우카페'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이 두 매장은 고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누적 매출액이 20억원을 넘어섰고, 누적 방문객도 30만명에 육박했다. 빙그레는 앞으로 '옐로우 카페'의 디저트 메뉴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소비는 줄어들고 재고는 넘치고 있지만 업체들이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수익을 얻고 있다"며 "유업계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근 사업·제품 다각화를 추진해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만큼 각 업체들의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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