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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중)게임가 '빅3' 구도 굳힌다


내수 넘어 해외로…글로벌 시장 조준하는 '형님들'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지난해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며 함박 웃음을 지은 게임업계 '빅3'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가 올해도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신작들을 대거 내놓으며 지배 구도 굳히기에 나선다.

막대한 마케팅 물량을 쏟아내며 국내 시장을 평정한 빅3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며 게임 한류를 확대하고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앞서 초창기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이들 빅3가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는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PC와 모바일, 콘솔, 가상현실(VR) 기대작들을 올해 순차적으로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했던 예년과 달리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점이 눈에 띈다. 날로 첨예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이제 내수 시장은 더이상 빅3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45% 가량 증가한 6조4천억원. 이는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가 추정한 2017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 11조5천703억원의 55%에 해당한다. 빅3 실적이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는 얘기다.

사실상 국내를 평정한 빅3는 이제 해외 성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안정적인 기반은 다졌다. 넷마블은 전체 매출 중 54%에 해당하는 1조3천180억원이 글로벌 매출이다. 넥슨은 이보다 많은 1조5천110억원(점유율 66%)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엔씨소프트는 2천220억원(13%)로 빅3중 가장 내수 시장 비중이 높지만 대만 '리니지M'을 비롯한 중국 진출 기대감에 따라 올해 큰 폭의 비중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3사는 내로라하는 공룡 기업들이 즐비한 해외 시장을 놓고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올해 출시가 예정된 게임 라인업을 살펴보면 빅3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선두 오른 넷마블…IP·신장르로 시장 공략

작년 연매출 2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넥슨을 10년 만에 권좌에서 끌어낸 넷마블은 올해 20종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진다. 수 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 특화된 게임을 기획 단계부터 맞게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넷마블은 지난해 주력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일본과 동남아시아, 서구 시장에 연이어 출시하며 성과를 본격적으로 냈다.

넷마블은 올해에도 '해리포터' '매직더개더링'과 같은 글로벌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빅마켓 공략에 나선다. 해리포터 소재 모바일 게임은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신입생으로 입학 이후 원작의 세계관을 즐기는 재미를 담은 신작으로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매직더개더링M'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명의 카드 게임을 손 안에서 간편히 즐기는 재미를 갖췄다.

이제는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한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BTS 월드'도 내놓는다.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제공되는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전 세계 각국의 팬층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주목된다.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과 같은 자체 IP도 강화한다. 넷마블은 닌텐도 스위치 전용 세븐나이츠를 개발해 IP를 확장하고 모두의마블의 글로벌 버전인 '리치 그라운드'를 선보여 서구 시장에서도 보드 게임의 재미를 전달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과 같은 기대작들도 대기 중이다.

◆주목할 기대 신작 쏟아내는 넥슨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모바일 게임을 흥행시킨 넥슨의 행보도 기대를 모은다. PC 온라인과 모바일 두 플랫폼 기반의 대형 신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작년 연매출 2조2천억원대에 이르며 최대 실적을 경신한 넥슨이 올해 다시금 넷마블을 끌어내리고 권좌를 되찾을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장수 PC 온라인 게임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진 넥슨은 올해 '피파온라인4'를 비롯해 '배틀라이트', '아스텔리아'와 같은 PC 온라인 게임 기대작을 선보인다.

이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대작은 단연 피파온라인4가 첫손에 꼽힌다. 국내 스포츠 장르 게임 중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피파온라인3'의 차기작인 이 게임은 유수 리그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실제 선수들의 모션 캡처와 경기장·관중·현장음·해설까지 실제 축구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넥슨은 오는 6월 개막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맞춰 피파온라인4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순풍을 탄 넥슨의 모바일 게임 사업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열혈강호M', '야생의땅: 듀랑고'를 연이어 흥행시킨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카이저', '메이플블리츠X' 등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선보여 기세를 잇는다는 목표다. 여기에 국내에서 흥행성과 재미를 검증한 '다크어벤저3', '액스', '오버히트', '야생의땅: 듀랑고'의 해외 서비스도 올해부터 시작하는 만큼 해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기세 올해도 이어간다

흥행작 '리니지M'의 힘으로 지난해 9천억원대 모바일 게임 매출을 올린 엔씨소프트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블레이드앤소울2','아이온 템페스트', '리니지2M'와 같이 유명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로 승부수를 띄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입증된 엔씨소프트의 IP를 활용해 시장 장악력을 점차 확대한다는 취지다. '리니지' 시리즈의 대를 잇는 차기작 '프로젝트TL'도 기대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 했다.

아이온 템페스트는 온라인 게임 '아이온' IP를 활용한 MMORPG다. 원작의 '천족'과 '마족' 전쟁으로부터 900년 전 세계를 배경으로 했으며 이용자 커뮤니티인 '레기온(군단)' 단위의 대규모 필드 전투를 담았다. 원작 특유의 풍부한 색감과 그래픽도 모바일에 맞게 재구성했다.

리니지2M은 원작 '리니지2'의 오픈필드를 풀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MMORPG로 직업과 레벨, 파티의 자유도를 높인 점이 특징. 드넓은 심리스 방식의 오픈필드를 바탕으로 수백 명이 참여하는 레이드와 공성전을 구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로젝트TL'은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 차기작으로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인 PC MMORPG다. 대각선 방향으로 바라보는 쿼터뷰 시점을 중심으로 게임 내 캐릭터와 주변 사물의 상호 작용을 극대화하는 등 현실감 있는 물리 법칙을 적용했다. 특히 이 게임은 PC 플랫폼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바일, 콘솔 등 여러 플랫폼에 맞게 다듬어 선보일 예정이다.

◆판호 등 변수 있지만…빅3 대결 '볼만'

이처럼 빅3가 양질의 타이틀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친 가운데 향후 공개될 받아들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뚫고 빅3가 선두에 설지 여부가 관건이다.

변수는 있다. 1년 넘게 발급이 미뤄지고 있는 판호가 대표적이다. 판호는 중국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로 중국 내 불거진 '한한령'의 여파로 인해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 게임사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일본과 더불어 가장 큰 게임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진출이 1년 넘게 막혀 있다.

최근 세계 주요 시장에서 무섭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위협도 경계 대상이다. 게임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 업체가 늘고 있다. 대규모 자본 경쟁력과 개발 역량, 스피드 경쟁력까지 갖춘 중국 업체가 늘면서 위협적인 경쟁자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메이저 게임사가 봐도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기획과 그래픽, 시스템과 수익 모델이 설계된 중국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는 중국 게임사가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평하기도 했다.

다만 빅3를 위시한 국내 게임산업의 개발력과 퍼블리싱 역량 또한 날로 상승하는 데다 해외 유수 IP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앱애니가 지난달 발표한 '상위 52위 퍼블리셔 순위'에 따르면 넷마블(3위), 엔씨소프트(12위), 넥슨(28위)가 내로라하는 업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게임사들이 해외 유명 업체들과 승부를 충분히 벌일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을 불린 만큼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며 "차별화된 대응 전략과 양질의 IP, 대규모 인수합병(M&A)를 통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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