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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고되지만 기분 좋아"…올림픽 빛내는 70대 영웅들


"고향땅서 열리는 올림픽, 도와야지"…봉사 자원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70대 영웅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내고 있다.

고희(古稀)를 훌쩍 넘은 자원봉사자들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힘껏 팔을 걷어붙였다.

20일 강릉 올림픽파크. 두 손을 꼭 맞잡은 두 명의 자원봉사자를 만났다. 강릉 아이스하키센터 부근에서 만난 이 이들은 부부 자원봉사자인 최규식(75)씨와 김경옥(73)씨였다.

이 노년의 부부는 아이스하키장에서 좌석 안내를 돕고 있다며 나란히 팔에 쓰여진 스케쥴 표를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경기장에 매일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이들 모두 강릉 출신이다. 고향에서 열리는 뜻 깊은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특히 김 씨는 1988 서울 하계 올림픽 행사에도 참여한 적이 있단다. 30년만에, 이번에는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으니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그는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 아닌가. 몇 번 좌절됐을 땐 아쉽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드디어 올림픽이 개최된다고 했을때 꼭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서게 됐다. 이 지역에서 통장, 반장 등을 하면서 30년 동안 봉사를 해왔다. 올림픽에서도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번에는 남편에게도 봉사를 권유했다. 그는 "나이가 70이 넘었다. 언제 다시 한국에서 올림픽에서 열릴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면서 "남편에게 '한 번 같이 해보자'고 말했더니 흔쾌히 승낙해서 이렇게 같이 하게 됐다"고 웃었다. 최 씨 또한 옆에서 미소를 띄었다.

부인을 따라 왔지만 최 씨도 이번 올림픽에 남다른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는 "강릉에서 쭉 살았다. 고향 땅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더 뿌듯하고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더 기쁘다"라고 뿌듯해했다.

70대 중반의 고령이지만 고향에서 남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보람찬 나날이다. 최 씨는 "몸은 힘들지만 정말 보람차다. 관중들도 많고 성공적인 올림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부인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껄껄 웃었다. 김 씨 또한 "이 말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슈퍼스토어 부근에서 길을 안내하고 있는 권기양(76) 씨도 강릉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길을 묻는 등 한 눈에 봐도 분주해보였다. 그는 "다들 알아서 잘 간다. 나는 간단한 것만 말해주면 된다"며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벅찼다. 그는 "고향 땅에서 세계인들이 오는 축제가 열린다는 게 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 좋다"고 연신 웃어보였다.

권 씨는 올림픽이 지역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줬다면서 긍정적인 반응도 내놨다. 그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오솔길이나 논 밭이 정말 많았다. 차들이 다니기 어려운 길도 있었다"면서 "도로가 확실히 재정비되면서 정말로 편해졌다. 50년 정도는 빨리 발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또한 몸은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고향 땅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길 수는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길을 물었다. 권 씨는 언제 힘들었냐는듯 상냥하게 대응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는 지난달 31일 기준 1만4천여명에 이른다. 나이나 지역에 대해선 "정확한 통계를 내진 않았다"고 하지만 어린 학생들부터 70세가 훌쩍 넘은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을 만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심성의껏 성공올림픽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숨은 영웅들. 이들 덕분에 평창 대회는 큰 잡음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강릉=김동현기자 migg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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