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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새 활로…'제2의 박항서'를 찾아라


베트남서 4개월만에 성공 신화…'지도자 수출' 새 장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한국 스포츠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생겼다고 본다(이동준 DJ매니지먼트 대표)."

베트남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귀국했다. 제2의 박항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 감독은 8일 귀국기자회견에서 국내외 취재진에게 그간 풀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박 감독의 오른팔인 이영진 코치와 이동준 DJ매니지먼트 대표도 이 자리에 동석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에 응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만에 박항서 감독과 이영진 코치, 배명호 피지컬 트레이너는 역사를 썼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은 하이라이트 필름과 같았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폭설 속에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에서 분전 끝에 1-2로 패했지만 예상외의 호성적이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추앙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회가 끝나자마자 축전을 보냈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로부터 3급 노동훈장을 받는 등 영예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 감독의 성공을 두고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이 대표는 "한국 스포츠에 대한 신뢰나 기본적인 믿음이 좀 생겼다. 한국 감독님들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감독에 대한 수요 그리고 공급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실제로 박 감독 또한 이러한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이영진 코치와 함께 베트남으로 건너가게 된 일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가 가서 동남아를 개척해보자고 이야기를 했었다(웃음) 베트남에 대해 정보도 없었고 생소하기도 했다. 감독이 자주 경질된다는 정보만 알았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도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영진 코치에게 그랬다. '베트남 가서 부지런하니까 성실한 부분만 보여주자. 그럼 후배들에게 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제2의 박항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직 에이전트들도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했다.

한 축구 에이전트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실제 국내 축구판에서 지식과 철학, 능력을 갖췄지만 선수 커리어가 좋지 못하거나 뒤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더 큰 무대로 가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많다"면서 "박 감독님처럼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이들이 생길 것이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인정받고 진출한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또 다른 에이전트는 보다 구체적인 생각을 내놨다.

그는 "베트남이 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축구센터만 두 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에 반해 정신적인 부분이나 관리 면에서는 약한 부분이 있었다. 그걸 박 감독이 잡아주신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캄보디아같은 나라들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축구에 투자를 하는 나라들과 한국인 지도자들이 만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감독과 선수를 받아들여 더 높은 수준으로 가길 원하는 것도 자명하다.

지난달 30일 수원 삼성과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타인 호아FLC(베트남)의 루마니아 출신 마리안 미하일 감독도 박항서 감독에 대해 "베트남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 대회가 베트남 축구가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세네갈 출신의 공격수 오마르 파예 또한 "베트남 리그가 이제 막 성장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열기가 베트남 리그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와서 함께 더 많은 성장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간 한국인 지도자들이 해외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성화 감독도 미얀마 국가대표를 이끌었던 경험이 있고 김신환 감독은 '동티모르의 히딩크'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명망을 얻었다.

그러나 박 감독처럼 AFC 주관 대회에서 결승까지 일궜던 적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아직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을 보냈을 뿐이지만 남긴 성과는 확실하다. 박 감독이 말한대로 그가 만드는 길을 따라 '제2의 박항서'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인천=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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