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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꽃' 흥행에도…장혁, 여전히 작품이 고프다(인터뷰)


드라마 '돈꽃' 종영 인터뷰 "막장 아닌 공감 드라마"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주말극의 공식이요? 젊어진 시청자들에게 맞는 주말극이죠. 막장보다는 시청자들과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재료도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드라마 '돈꽃'이 그랬다. 자극적인 소재에 복수극의 틀이 더해졌지만, 드라마가 끝날 즈음 웰메이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우 장혁이 있었다.

장혁은 지난 8일 서울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돈꽃'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돈꽃' 팀과 함께 제주도에 갔다가 어제 왔다"고 했다. 장혁은 인터뷰 내내 진중한 눈빛으로, 드라마 '돈꽃'과 강필주에 대한 애정을 꾹꾹 눌러담아 표현했다.

드라마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장혁은 청아가의 실제 장손이지만 정체를 숨긴 채 말란(이미숙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아온 강필주로 분해 극을 이끌었다.

출생의 비밀과 살인 교사, 복수 등 기존 주말극에서도 흔히 보아오던 자극적인 소재들이 있지만 '돈꽃'은 탄탄한 짜임새와 쫄깃한 반전 전개 등으로 호평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도 더해졌다. 장혁 역시 드라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혁은 "작품이 시청자에게 의도한 부분에 대해서 좋게 평가받아 배우 입장에서 기분이 좋다. 관심 속에 잘 끝났고, 의미도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장혁은 '돈꽃'의 호평 요인에 "작가의 글과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를 꼽으며 "좋은 글과 감독의 디렉션이 토대가 되고, 쟁쟁한 배우들이 많았다. 이순재와 이미숙 등 선생님들의 뜨거움 아래에서 같이 할 것들이 많았고 재미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 "감독님께서 주말극인데 주말극 같지 않게 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두 시간을 갖고 가는 드라마인데, 120분 요소요소가 꽉 찼다. 젊은 감각의 드라마다. 저 조차도 주말 드라마를 보는 나이가 됐다. 저는 젊은 센스가 있다. 설명을 안해줘도 알 수 있다. 굳이 하나하나 설명해주지 않아도 다른 색깔의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웰메이드 막장'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막장이란 것이 극단적이라는 것과 동일시 되는 것 같다. 막장이라기 보다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회 강필주는 청아가와 말란(이미숙 분)을 향한 복수에 성공하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일반적인 복수극과 다르게 짜릿함보다는 그 여운이 짙게 남았다.

장혁은 "'돈꽃'에서 캐릭터 모순이 거기에 있다. 죽었지만 살았다. 살았으면 뭔가를 해야 하는데 뭔가 보여주지 않고 걸어나가는 것 밖에 없다. 강필주라는 인물을 놓고 보면서 채워야 할게 많은데 안 채우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복수가 끝이 아니다. 복수를 하면 새로운 시작을 해야한다"고 그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모든 걸 내려놨지만 정말 떠났을까. 한 달 뒤에 다시 와서 경영을 할 것 같다"라며 열린 결말을 이야기 했다.

장혁은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입고, 또 새로운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에 대한 에너지를 얻는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순재, 이미숙, 장승조, 박세영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임팩트가 컸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같은 색깔이 아니다. 이순재 선생님은 담백함으로 다가왔고 이미숙 선배님은 뜨거움이 있었다. 혼자 됐을 때 미쳐가는 여자의 마지막에 집중하는 모습이 강렬했다. 후배인 장승조에게는 '뚝딱'하지 말자고 했다.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것들을 하면서 오는 시너지가 있었다. 박세영은 확고한 모범생 같다. 흘러보낼 수 있는 이야기도 고쳐서 온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배우가 갖는 책임감도 이야기 했다. 그는 "주연 배우로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가져가야 하는 룰이 있고, 책임감이 있다. 그건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순재 선배님이 여든이 넘으셨는데 가장 일찍 나온다. 그러니 현장을 일찍 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선배들이 계시기 때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997년 SBS 드라마 '모델'로 데뷔한 장혁은 데뷔 21년차가 됐다. 그는 긴 공백 없이 부지런히 작품을 하는 배우다. 덕분에 필모그래피도 풍성하다. 시청자들이 장혁하면 떠올리는 인생작, 인생 캐릭터도 각각 다르다. 핫했던 청춘스타는, 믿고보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았다.

장혁은 "저도 쉬어요"라고 웃으며 "기본적으로 여행을 가고 틈이 있어야 쉰다고 생각을 안 한다. 작품을 하는 중에 쉴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생각할 수 있다. 직장인도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일하는 것처럼, 저에겐 리듬감이 중요하다. 한 달 정도 쉬고 또 새로운 작품을 받아들이면 그 안에서 만들어갈 수 있다. 저는 전적이 화려한 선수가 노련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스포츠에 비유하며 "이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경기 운영에 대한 재미가 있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전략이 노출될 수 있지만, 만들어가는 것이 제 숙제"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순재 선생님 자리까지 가려면 40년이나 더 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물론 '돈꽃'을 막 끝낸 지금도 좋은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올해도 좋은 배우의 좋은 연기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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